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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기적인 나의 이웃.

담을 맞대고 장독대가 이어지는 저희 이웃이 있답니다.

그집은 제 어릴적 소꼽친구 집인데 .그친구는 예전에 이사를 가고

낯선 사람들이 몇번 들어와 살다가 현재의 이웃들이 살고 있어요.

나이가 꽤 많으신 전원풍(좋게말해서....완전 시골아자씨)의 아저씨 아줌마.

그리고 그 딸과 사위가 살고.....세입자들이 있어요.

물론 저를 별로 좋아하지 않지요,그분들에게 개나 고양이는

음식이거든요.

그렇지만 특별히 서로 마찰은 없습니다.

저에 대한 안좋은 소문을 알고 있어서인지 건드리지 않으세요.

그런데 매년 봄,가을이면 그집 아저씨는 개를 어디선가 데려옵니다.

그것도 작은 강아지들.....산채로....

그녀석들을 직접 잡아서 보신탕을 만들어요.

그 특유의 냄새가 있쟎아요,

그보다 그집 장독대에서 부탄가스불로 뻣뻣해진 개의 주검을

열심히 손질할때면 저는 돌아버릴것 같습니다.

어제 문득 그집 뒷마당에서 낑낑대는 소리가 들려 장독대로 내려다보니

코가스 잡종인 듯한 작은 강아지가 줄에 매여 있더군요,

사람을 많이 타는 녀석인듯 낑낑 응석을 부리는 걸로 보아

누군가가 키우던 넘을 자기가 키운다고 받아온게 틀림없습니다.

이쁜 목줄을 보면 알수 있죠.

저는 어쩌면 저집 손주들이 있으니까 저넘은 키우려고 가져온걸수도

있겠다 ......생각하고 육포하나를 던져주었어요,

그랬더니 오래 굶주린듯 허겁지겁 먹어치우더군요,

순간 불길한 예감......왜 밥그릇도 물그릇도 없을까....

육포를 거의 한봉지나 먹어치웠어요,그작은 놈이.

방에 들어와 계속 귀를 기울였습니다.개를 잡는다면 소리가 들리리라...

조용하더군요....아...역시 애완용으로 키울 생각이구나...

안도의 한숨을 쉬고 1시간쯤 지나 물을 먹으러 부엌으로 가는데...

.......담을 타고..... 냄새가 넘어오더군요............

가서 확인해보니 개는 오간데 없더군요.

가슴이 순간 콱 막히는데...... 순식간에 조용히 잡아버린것 같아요.

힘에 부치니까 작은 녀석들을 가져오는거죠.

어디서 ,어떤 경로로...데려오는지 알수가 없습니다.

지겹습니다.봄이면 저러는게 몸보신 한다고 그러는것 같은데...

그 몸은 보신하려면 소나돼지 닭.이런 육류로는 모자라.

개까지 손수 잡아 섭취해야 되는 지독한 몸인가 봅니다.

결국 제가 준 육포 한봉지가 녀석 가는 마지막길에 한  식사였습니다.

천진한 녀석이었는데.....눈이 천진하고 구김없었거든요.

사람을 믿는 눈빛이었습니다.

죽기 직전까지 자기가 당할 일을 상상도 못하고 있었을 눈빛이었어요.

그저 보고 있을수 밖에 없는 지금의 현실이 마음 아프네요.

 

 




댓글

박성희 2004.03.31

혜성님의 글 읽으면서 너무 가슴이 아팠어요. 그런 이웃 옆에 살아야 하는 고통이 얼마나 클까요. 그런 인간들 죽어서 개로 태어나 지가 잡아먹은 개와 똑같은 인생을 살꺼에요. 틀림없이 ㅠ.ㅠ


안혜성 2004.03.29

앞집 아줌마랑은 고양이 일로 대판 붙은뒤로 아예 서로 안면까고 다닌답니다.


안혜성 2004.03.29

거의 10년 이웃인데다가 우리집 고양이들이 내는 소음.예스의 털날림에도 아무말 않고 있는 중이라 저도 딱히 그일을 가지고 왈가왈부를 할수가 없더라구요. 일년에 두어번 그러는데 그나마 요즘은 장독대에서 개의 주검을 손질하진 않아요.그때는 정말 미치겠더라구요.


양미화 2004.03.29

어제 이 글 읽고 잠들어서 그런지 밤새 악몽에 시달렸어요. 보지도 않고 글로만 읽어도 이러니..... 혜성님은 괜찮으실지.... 저같으면 이웃이고 뭐고 신고할것 같은데, 앙숙이 되더라도 말이에요. 그런짓 할적마다 신고해서 벌금 20만원씩 물게 하면 적어도 나중에는 벌금 안낼려고 그런짓 하지 못할거 아니겠어요. 저희 앞집은 저희 개가 짖던 말던 상관 안하는데, 우리개 볼적마다 예쁘다고 하더니만 보름전에 닥스훈트 한마리 데려와 기르더라구요. 아들 여자 친구가 줬다면서요. 이웃을 잘만나야 하는데, 혜성님은 이웃을 잘못만난거 같네요. 그 개가 영혼만은 좋은 곳으로 가기를 기도합니다.


김주현 2004.03.29

정말 그런거 옆에서 보면 많이 힘 드실 텐데요..이것두 민원 넣으면 안될까요..머 이웃에 개들 짖는다고 민원이 많이 들어와서 건교부가 그렇게 했다는데..이건 그보다 더한 혐오스런 행동이잖아요..에휴 혜성님 맘고생 많겠다. 저두 이사오기 전 옆집 괴물 아즘마 고양이들 죽이는 바람에 고양이 소리나믄 냅다 나가구 하는 삶이 많이 힘겨웠습니다. 그 고양이들 이제는 더 지켜주지 못해 맘이 아프네요.


안정현 2004.03.29

그것을 어떻게 보고 견디시나요..너무 힘드시겠어요...어떻게 안될까요? 그런거 왜 우리나라는 신고못해요? 신고해도 되자나요...그넘들 ...그 코카 ..그 어린강아지들 ..어떻게요..저같으면 예전에 미쳐돌아버렸을 지도...또 가슴이 답답해지네요...미치겠습니다...


이경숙 2004.03.29

정말 속터지네요...아귀지옥에나 떨어지길...


신행호 2004.03.29

신고하는게 말처럼 쉽지는 않죠....아 정말 싫다...


황미라 2004.03.29

에효.. 옆에서 지켜보시는 혜성님이 가장 힘들어겠어요. 개노무자식.... 그러고 천년만년 살 수는 있을까


이현숙 2004.03.29

한번 더 그러면 집에 불을 확 질러버린다고 하면 안될까요, 내 성질 알쥐? 하나안하나 함 두고봐!!하고 말해버리심...ㅡ.ㅡ;;


김진희 2004.03.28

혜성님.. ㅠㅠ


양미화 2004.03.28

혜성님 옆집에 가서 보신탕 얘기는 하지말고 개 태우는 냄새때문에 괴롭다고 냄새 안나게 하라고 항의 하면 안되나요. 그 냄새 날적 마다 가서 따지면 다음부터는 안할지도 모르쟎아요.


양미화 2004.03.28

외국같으면 상상도 못할일인데.... 넘 맘이 아프네요. 신고도 못하고,그런 인간들은 천벌받기만 바랄수 밖에요. 그 강아지가 너무 불쌍하네요. 법적으로 개 도살해서 먹는것을 신고할수 있고, 법적인 처벌을 받아서 다시는 그런짓 못하는 시대가 왔으면 싶네요. 그 강아지가 상상이 가서 너무 맘이 아픕니다. 직접본 혜성님 오늘 얼마나 마음이 아프실까 생각하니 슬프네요.


이수정 2004.03.28

그냥 지켜 볼수밖에 없었던 혜성님 심정은 얼마나 답답하셨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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