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회원게시판
동물자유연대가 꿈꾸는 '동물에게 더 나은 세상'
후원회원님들과 함께 만들어 갑니다.
- 홍현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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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04.09
4월 5일에 이사 했어요. 이문동으로요. 기찻길옆 오막살이~~ 이 노래가 생각 나는 집이죠..^^ 전철 길과 버스 도로가 양 옆으로 지나가는 세모 땅 집이예요.. \" 단층에 손바닥 만한 마당있는 집\" 을 노래 부르고 다녔는데 부동산 114에서 왠~지 끌리는 집이 있어 와 봤더니 바로 그런 집이더라구요...ㅋㅋ
요즘 요 가격에 이런 집 찾기가 힘든데 왠일이냐.. 알고 보니 재개발 예상지구 라서 주인들이 집만 사놓고 세 놓는데는 별 욕심 없는 그런 집이더라구요..
우리 똘이 체격으로 보나 성격으로 보나 마당이 필요 할 것 같아 이 집으로 이사 왔죠.. 이사 전날 가족들과 도배하고 가는 길에 이사 선물을 받았습죠.. 고깃집 앞에 묶여 있는 만신창이 슈나우저... 누군가 2시간 전에 묶어 놓고 갔다는 군요...피부병이 봐 주기 힘들고 고름 냄새도 ... 뒷다리는 양쪽 다 이상하구요.. 뼈만 앙상..
4월 5일에 이사 해놓고 쫌 더 보자 하고 있는데 다음날 가보니 애가 없어요.. 채소 장사 할아버지가 데려 갔다네요.. 별별 생각 다 하면서 그 채소 장사 아저씨를 시장에서 찾아 냈습니다. 스토리를 들어보니 고 녀석이 그 주변 돌아 다닌지는 꽤 되었는데 애가 너무 불쌍하고 사람들이 못살게 굴어서 할아버지가 식당에서 뭐라도 얻어다 먹이려고 묶어 놓으신 거였다네요..보호 단체에라도 보내려고.. 근데 연락처를 몰라서 내일 주변 동물 병원 찾아가 주사라도 한방 놔 달라고 사정해보실려고 했다는 군요.. 힘들게 사셔도 참 착하십니다..
근데 7일엔 비가 갑자기 왔잖아요.. 안되겠다 싶어 그 아이 데리러 갔습니다. 애가 없어 졌네요.. 할아버지도 모른다 하시고.. 찾아보니 철 길 건너에 누가 옮겨 묶어 놓았습니다 그려.. 그 앞 가게 상인이 지저분해서 여기다 갔다 놨나봐요.. 차 들이 쌩쌩 다니는데.. 근데 그 와중에 어떤 아줌마 고녀석 한테 치킨볼 먹이고 계십니다.. \" 어쩌까잉~~\" 하시며..
비오니 제가 집에 데려 가겠다 했더니 아주머니 뛸 듯 기뻐 하십니다.. \"말 못하는 불쌍한 것을 어떤 썩을 인간이 버렸다냐잉~~\' 하시며 제 등을 두들겼다 쓰다듬었다 하시며..
데려와서 철장과 남은 장판으로 집을 만들었습니다.. 밥먹이니 자더라구요..일단 재웠는데 이제 부턴 어쩌나.. 일단 구청 담당자와 통화 했습니다.. 진짜 순진한 구민으로서의 대화를 시도 했으나 이 4가지 없는 담당자가 불쌍하면 니가 알아서 해라 입니다.. 사람이 아파도 치료 안해 주는데...이딴 식으로 나오면서... 그럼 구청에서는 뭘 하냐 했더니 \' 치워만 줄 수 있다\' 이겁니다..
그래 ~ (그때 부터 성질이 나오더라구요) 그럼 치워 달라고 했죠.. 지나 가는 사람들 물지도 모르고 개가 더러워서 사람들이 불편해 하길래 내 마당에 갔다 놨으니 니들이 와서 치우라고 했슴다..
점입가경입니다.. 자기들은 모르겠고 치워 주는 동물 병원 전화 번호 가르쳐 줍니다.. 그럼 거기서 치워 주냐고 물으니 그것도 장담 못한답니다.. 그사람들이 바빠서.. 이런 썩을... 공무원 안 미워 할려고 노력하지만 진짜 잘 안됩니다..
그 동물 병원에 숨을 가다듬고 전화 했습니다. 거의 안락사 이야기를 하길래 그 강아지 살 수 있는 그 날 까지만 제가 할 수 있는 것 까지만이라도 하게 해달라고... 그랬더니 그 선생님 기막혀 하시며 그런 강아지는 안봐도 아니까 저보고 혼자 병원으로 오랍니다.. 저랑 차 한잔 해야 겠다고.. 동물 병원 10년 하면서 이런 여자 첨본다고..
꽃단장 하고 갔지요...ㅋㅋ (우리 언니는 남자 수의사 인줄 알고 쫌 걱정하는 눈치더라구요..여잡니다...걱정마셔..) 맛난 커피 주시고 먹이는 항생제, 약욕 물비누, 린스, 연고, 영양제 등등을 챙겨 주십니다.. 들어 오는 가격으로 계산해 주시더라구요.. 5일 후에는 같이 계시는 수의사(남, 34세)를 왕진 보내 주신다네요... 정말 납작엎드려 감사 했죠...그러더니 저한테 저녁 사고 싶다고 병원 끝나고 전화 하셔서 같이 쏘주도 한잔 했슴다..그러고는 다시 병원으로 가셨어요.. 산모가 두마리나 된다시며.. 24시간 풀 가동 스타일의 선생님이셨어요...절 만난걸 저보다 더 기뻐 하셔서 송구한 맘이 들더라구요..
이사 와서 업둥이도 들어오고, 수의사 친구도 생기고, 비도 와서 하는 일 다 잘 되고 아마도 부우~~자 될 거 가타요... 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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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순 2004.04.11
현진이 전화받고 걱정했는데, 다행입니다. 계속 신경 쓰이고 궁금했는데, 다시 물어보질 못했어요. 제가 데려올 수 있는 것도 아니면서 부담만 주는 것 같아... 피부병이 심하다던데, 빨리 나았으면 좋겠네요.
신행호 2004.04.09
이문동이 사람살만한 동네인가봅니다 그려..
이경숙 2004.04.09
살맛나는 소식...감샤합니당당당
안정현 2004.04.09
우와~ 멋진 수의사님에 멋진 홍현신 님이십니다...그 슈나우저 건강해졌음 좋겠네요..요즘 슈나두 꽤 버려지는 모양입니다..그 할아버지도 참 고마우십니다...이런 사람들만 있으면 세상살기 참 즐거울 텐데 ...정작 우리세금받아 일하는 인간들..제대로 하는 일은 눈꼽만치도 없네 ...
김효정 2004.04.09
^_____________-^;; ㅠ,ㅠ
홍현진 2004.04.09
<치즈케잌 모양을 닮은 나의 가난>이 생각나는 집..ㅋㅋㅋ 니라도 부~자 되라! 나는 아마도 쫄딱 망하지 싶다..^^;;;
이현숙 2004.04.09
와우 정말 멋진 동네네요!! 좋은 일 많으실 것 같어!!^^*
이옥경 2004.04.09
어구 고생많으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