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회원게시판
동물자유연대가 꿈꾸는 '동물에게 더 나은 세상'
후원회원님들과 함께 만들어 갑니다.
더러운 경고장
- 이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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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04.12
월욜 아침부터
답답~하고
기운이 쑥~ 빠집니다.
정나미 떨어지는 이웃을 둔
사무실일도 그렇고
어찌 꺼꾸로 돌아가는 듯한
정치판도 그렇고.
저도 토욜밤에
\'개같은 년놈들아~\'로 시작된
정말 더러운 경고장을 받았습니다.
몇 년째 우리 아파트에서
살고 있는 누렁이.
요놈을 모두들 잡으려고
그렇게나 애썼는데도
요리조리 잘도 피해
아직까지 잘 버티고 있는 그 누렁이와
꼬리가 거의 잘려나간
애교쟁이 얼룩길냥이와
하얀 장화 신은 깜순이 등등 몇몇 냥이들에게
몇달째, 밤에 밥을 주고 있었답니다.
물도 함께 말입니다.
그런데
그 흔적을 본 놈이
온갖 욕지거리를 써서
그 곳에 붙였더군요.
개같은 년놈들아
밥주려거던 너거집에 델꼬 가서
키우면서 밥을 주고 살아라
앞으로 또 이런 짓 하는 걸 들키면
개망신당할 줄 알아라
개같은 년놈들아
등등 ....
정말 우리 나라 수준이
이것밖에 안된다는 생각에
절망스럽습니다.
며칠 전부터
밥주려고 가면
나뭇가지들이 수북이 쌓여 있어서
저는 순진하게도
경비아저씨가 전지를 해서
이래 쌓아 놓았나 보다
하필이면 왜 이 곳에 그랬냐 그러면서
그 나뭇가지를 발로 더 안쪽으로 밀어넣고
밥그릇을 갖다놓곤 했습니다.
정말 이런 일은 꿈에라도
생각지 못했어요.
그 동안 저도 혹시 누가 볼까
일마친후 밤에 몰래몰래 가서
밥그릇도 안보이게 안쪽으로 놓았는데
아마 그 집에 사는 놈 짓인 것같은데
그래도 그렇게 무식하고 더러울 수가 있는지...
누렁이가 허기져 다니는 모습이
눈에 자꾸 밟히고
애교가 많아 내가 밥을 그릇에 쏟는 동안
옆에 가만히 서서 야옹야옹거리던
그 아이들이 날 기다릴 생각을 하니
한숨만 나옵니다.
개망신 당할 걱정으로 그러는 건 아니고
아무래도 제가 당분간 중지하지 않으면
구청이든 어디든 연락해서
그 누렁이를 잡아가라고 할 것같아서
관망하고 있습니다.
내 일터 옆 아파트에도
한 이주전에 얼룩발바리 하나가
기운없이 떨고 있길래
눈에 안뜨이는 곳(아파트 1층밑 구석)에
숨겨놓고 밥을 주고 있는데
이 아이도 이런 일을 당할까 걱정입니다.
이같은 현실에 절망하면서
감히, 차라리 이 나라를 뜨고 싶다는 생각도
울컥 치밀어 오르네요.
한주의 시작인 월욜 아침부터
우울한 소식 전해서 송구스럽습니다.
회원님들
좋은 한 주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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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현 2004.04.14
참 ...바퀴벌레보다 못한 놈이네요..가슴에 불이 납니다..저런 인간은 어떻게 자란놈일까? 정말 한심스럽습니다..그러니까.나라꼴이 이런 꼴이지 ...거지같은 놈들 ...저는 주로 동구협에 보냅니다...아파서 죽고 힘들어 죽느니 ..죽음이라도 편히 맞이하라고..그리고 너희 친구들은 행복하게 살 수 이는 날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노라고....대책없지요..전 길가에 떠도는 애들 잡아먹힐까봐 ..너무 겁납니다..그런인간이 한둘이어야지요..아직도...정말 식인귀 같은 놈들이에요..
이경미 2004.04.12
길냥이 밥주는곳이 좀 가파른곳인데 어린 남자애들(초딩정도)이 지름길이라고 그쪽으로 잘 다니거든요..낮에 바위틈에서 자고있는 고양이를 굵은 막대와 돌로 때리고 괴롭히는것을 목격했던터라 거기에 관한 글을 올렸어요..전 언어가 자유롭지 않아서 타이르기도 힘들어서 더 괴로웠죠..진짜 요새 애들 인성교육이 문제더군요..어머니께서 타이르셨는데도 막무가내로 고양이를 괴롭히더군요..가끔씩 그쪽으로 어린 학생들이 지나가는것을 보면 가슴이 조마조마합니다.
이경미 2004.04.12
참고로 그 회원분이 쓴 글인데 퍼옵니다. [중성화된 길냥이 보호에 입주자 대표장과 통장님께서 관리실에 협조요망] 얼마나 전에 다른 구역에 사는 아이들이 희생되는 일이 발생한듯 하여 중성화된 아이들도 무사할 수 없다는 두려움으로 우선 통장님과 대표회장을 설득하였읍니다 이미 통장님께서는(30대여자분)동물을 무척 사랑하고 인격적으로 고루고루 갖추신 고상한 분이셨읍니다 중성화의 취지를 설명하자 이해가 빠르시고 오히려 저를 고맙게 생각을 해주셨읍니다 귀에 인식표를 안달았기 때문에 아이들의 겉모습의 특징을 설명해 드렸더니 벌써 우리 아이들을 알고 계시기 뭡니까 평상시에도 불쌍하게 쓰레기통 뒤지는 고양이들을 관심있게 지켜보았던 모양입니다 우선 두분께서 먼저 관리소장에게 이곳에 중성화된 아이들이 있는것을 설명하고 보호되어야 한다는 것을 설득해 주어서 많이 기쁜하루였읍니다 다음 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때 정식으로 중성화 취지에 대해 회의하기로 결정하였읍니다 하지만 아직도 먼이야기이며 중성화 보다도 길냥이에 대한 잘못된 인식부터 바꿔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한가지 더 길냥이 먹이주는 사람도 일방적으로 외면하거나 인격적으로 학대하지말고 주민이 서로 좋을 수있는 방법을 찾아보는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읍니다 (이건 제가 쓴 글에 대한 그 분의 댓글) 일본 신주쿠에서 주민자치로 행해지고 있는 일로 정서적으로도 많은 안정과 기쁨을 얻는다고 들었읍니다 길냥이를 인도적으로 사랑을 베푸는 일이니 아이들 한테는 산교육이겠지요 난이야님 저도 아파트 4층인데 1층으로 이사가서 아이들과 더 가까이 하려고 했는데 인간사가 마음먹은데로 안되네요 우리동네도동네꼬마들이 막대기와 돌을 이용해서 고양이를 괴롭히는것을 보고 4층에서 얼른 내려가 아이들을 잘 타이르니 역시 순수한 아이들은 동물사랑이 가능하다는것을 알았읍니다 어른들이 문제지요 항상(휴~) 언젠가는 막대기를 휘둘루던 꼬마들이 천사로 바뀌어 고양이사는 지하입구에다가 집에서 쓰는 예쁜 방석까지 깔아주고 과자 빵조각등을 늘어놓아 우리나라도 교육을 통해서 자라나는 아이들을 동물사랑을 가리킨다면 얼마든지 길냥이 세상은 밝아질수 있다는것을 알게 되었읍니다 그래서 교육부에 민원을 넣었구 유치원 초등학교부터 생명존중과 개 고양이등 반려동물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사랑을 꼭 필수과목에 페이지수를 늘리도록 한 내용이 생각납니다 어른들은 힘들지만 아이들한테는 희망이 보입니다
이경미 2004.04.12
얼마나 힘드실지..정말 저도 길냥이들 밥 주면서 마음이 짖누르는 기분입니다. 별별 일 당했어도 아직 그정도까지 일을 당하지 않았지만..그런 일 당하시는 분들 많은가보더군요..고양이 사료위에 모래 뿌리고 심지어 휘발유 같은 기름 뿌리는 인간들도 있더군요.. 아파트차원에서 반상회때 개와 고양이는 불임수술 (중성화 수술이라는 어감이 그들에게 거부감을 줄 수도 있으므로) 시킬테고 그러니 개체수 늘어나는 일은 없다..불임수술 시킨 애들은 전적으로 내가 책임지겠다는 그런 설득은 힘들까요..? 제가 가입해있는 길냥이 돌보는 카페에서 한 분이 그런 시도를 해서 어느정도 소득을 보았다고 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