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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식의 정치경제학

부산일보 금요일자 칼럼입니다.

부산일보에서 \"과학으로 여는 세상\"이라는 주제로 칼럼을 게재하는데 이번 건은 흥미롭더군요..\'육식\'을 자제함에 있어서 \'동물보호\'의 관점이 아닌 과학의 관점으로 바라봄이 독특했습니다.

 

[과학으로 여는 세상] 육식의 정치경제학
                        / 조환규 부산대 정보컴퓨터공학부 교수  

 

토마토 1㎏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약 500L의 물이 필요하다. 같은 무게의 밀에는 약 900L가 든다. 쌀 1㎏을 위해서는 약 2천L의 물이 필요하다. 문제는 곡식이 아니라 고기에 있다. 닭고기 1㎏에는 3천500L의 물,쇠고기 1㎏에는 무려 10만L의 물이 필요하다. 단순히 무게와 열량으로만 비교하자면 육식은 매우 반환경적이다. 단순히 물뿐만 아니라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의 10%는 약 220억 마리나 되는 가축으로부터 나온다. 특히 대표적인 공해물질인 메탄의 25%는 동물,특히 소나 돼지로부터 나온다니 가축의 하품과 방귀는 웃어넘길 일이 아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식량을 위해서 가축을 기르기 시작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 전통적으로 가축은 농사일의 보조동력용으로 길러졌다. 또 돼지나 닭은 음식 찌꺼기 처리를 위해서는 매우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수단이었다. 지금도 많은 아프리카 부족들은 이러한 목적으로 가축을 기르고 있다.

 매우 단순한 계산이지만 2050년쯤 전 지구 인류를 먹여 살리기 위해서는 곡식만이 답이 될 수 있다. 같은 열량의 고기를 생산하기 위해서 투입되는 곡식의 양과 그 효율은 매우 비합리적이며 소비적이다. 우리는 7㎏의 곡식으로 겨우 1㎏의 육류를 만들어 낸다.

따라서 육류 1㎏에는 항상 6㎏씩의 곡식을 손해를 보는 셈이다. 또한 곡식은 단순히 에너지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보존과 수송에도 매우 편리하다. 예를 들어 육류의 이동과 보관에는 엄청난 보조의 에너지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다른 이웃 빈곤국에 여분의 육류를 제공해 주고 싶다 해도 그 이동과 관리에 큰 부가적인 비용이 든다. 여하간 1인당 육류의 소비는 지난 50년간 약 5배나 증가하였으며 최근 들어 더욱더 증가일로 추세이다.

육식의 문제는 단순히 에너지 사용의 비효율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건강에 있다. 세계인구 중 약 10억명은 비만이다. 예를 들어 미국 성인의 23%는 문제가 될 정도의 비만형이다. 비만은 구미 선진국만의 문제는 아니며 브라질과 같은 나라에서도 점점 국가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조사에 의하면 영국에서 고혈압과 심장병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매년 약 16만명 정도 되는데,식단이 채식 위주로 바뀔 경우 그 사망자수는 4분의 1 이하로 줄어든다고 한다. 더구나 지금의 1억5천만명의 당뇨환자 역시 지금과 같은 육식이 진행될 경우 2025년에는 그 수가 2배로 증가될 수 있다고 국제보건기구에서 경고하고 있다. 우리 역시 육류소비가 증가함에 따라서 각종 선진국형 암의 발병이 증가하고 있다.

한편 육류가공 산업은 그 효율성을 위해서 점점 대형화되어 가고 있다. 미국에서는 100만마리 이상의 돼지를 기르는 초대형 도시 규모의 고기생산 공장이 건설되고 있으며,폴란드는 전 유럽을 겨냥한 \'메가 돼지도시(pig city)\'를 건설 중에 있다.

육류 중심의 식단에는 대규모 가축 사육시설이 필요하고,이 대규모 사육시설의 가축들을 안정적으로 키우기 위하여 또다시 대규모 곡류 생산이 가능한 농업시설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이러한 국가적 단위의 목축과 농작은 세계화라는 이름으로 강대국이 약소국을 위협하는 수단이 되고 있다.

육식은 단순히 개인적 취향의 문제가 아니라 메이저 육가공 업체나 육류가공 수출무역을 위하여 국가적 차원에서 교묘하게 권장되고 있다. 문제는 육류 과소비에 의한 질병으로 인한 지출,의료비,제약관련 산업의 투자 등등이 모두 한 국가의 GDP에 포함되므로 외형상으로는 육류산업이 국가경제의 덩치를 키우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미국의 경우 심장병에 관련된 시장의 경제규모는 우리 돈으로 매년 약 200조원에 이르고 있다. 현대인은 정상적으로 필요한 열량의 2배에 해당되는 엄청난 양의 음식을 매일 섭취하고 있다. 국가적 차원에서 금연을 추진하는 것은 담배 판매로 인한 세수의 확장보다는 그로 인한 공공지출(예를 들면 건강보험)이 많기 때문이다.

아직 우리나라는 과도한 육류섭취로 인한 사회적 문제가 떠오르지는 않고 있지만 곧 비만과 심장병이 사회적 문제로 될 가능성이 있다. 담뱃갑에 경고문을 붙이듯이 모든 육류 제품에도 \'지나친 육류섭취는 고지혈증에 의한 심장병과 암…\'과 같은 스티커를 강제하여 붙이는 것도 생각해 볼 일이다.


입력시간: 2004. 06.25.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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