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회원게시판
동물자유연대가 꿈꾸는 '동물에게 더 나은 세상'
후원회원님들과 함께 만들어 갑니다.
- 임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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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01.15
안녕하세요 회장님 제가 너무 힘듭니다. 동물보호 한답시고 철없이 의욕만 앞서 이개 저개 다 받아서 키웠습니다. 그러다가 그레이트댄까지 집에 왔습니다.큰 놈들이 아프니깐 의료비 부담도 크지만 치료할 곳이 없어 이 병원 저 병원 돌아 다니느라 개인적으로 무척 바쁘고 힘들었었지요. 아픈 아이들 이제 조금씩 나아 여유를 부렸더니 그레이트덴이 지난 번에 개농장에서 데리고 온 바셋하운드를 물어 죽였습니다. 저는 정신적 공황에 빠진 것 같습니다. 도대체 제가 무슨 일을 한 것인가요. 그냥 저는 그 아이들을 목숨보다 사랑했고 그리고 함께 두면 잘 생활할 것이라 혼자 생각했나봅니다. 아이들이 서로 조금씩 어르릉 거리기는 했지만 다들 상처받은 아이들이기에 사이좋게 잘 지낼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건 저만의 착각이었나 봅니다. 원래부터 키우던 비글들은 새로운 개들과 어울리지 못해 집안에만 쳐 박혀 있었고 온달이는 큰 그레이트댄이랑 세력다툼하다 결국은 하늘나라로 갔습니다. 다 제 잘못입니다. 온달이는 귀한 종이라 좋은 집에 입양할 수도 있었을 텐데 제가 굳이 욕심을 부렸습니다. 6개월 동안 온달이는 홍역, 심장사상충, 3번에 걸친 수술을 거쳐 이제 겨우 행복하게 살 수 있게 되었는데 제가 멍청해서 너무 힘들게 살아온 온달이를 하늘 나라로 보냈습니다. 동물복지를 공부해서 세상을 바꿔보고자 했던 욕심도 아이들 뒤치다꺼리 하느라 잊고 지냈습니다. 그런데 그것마저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회장님, 온달이 화장하고 와서 마음이 너무 무겁습니다. 회장님.. 이 일이 터지니 왜 회장님 얼굴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인가요.. 어제 오늘은 일도 손에 잡히지 않고 온달이와 똑같은 개를 구한다고 인터넷을 뒤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음 한 구석으로 이런 마음이 드네요.. 또 데리고 와서.. 또 불행하게 하늘 나라로 보내는 건 아닌지.. 진정으로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지...저는 그래도 그레이트덴을 보낼 수가 없습니다.. 그 아이도 사랑하니깐...그 아이도 나를 사랑하니깐...저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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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숙 2007.01.15
맘 많이 아프시겠습니다....기운내세요....
박경화 2007.01.15
상처가 크시겠어요... 하지만... 녀석들의 본능을 파악하고 그것에 맞추어 주는 것도 우리의 몫이라고 생각이 드네요. 예전에... 햄스터를 키우시는 분이 그러셨어요... 햄스터의 습성을 모르고... 그 좁은 케이지에 여러 마리 기르다가, 서로 물어 죽이거나 잡아먹는다고 잔인하다면서 버리는 사람들 보면 화가 난다고요... 특히... 큰 개들 같은 경우는 순간적으로 그런 사고가 일어나는 것 같아요. 그것이 덴의 잘못은 아니겠죠... 그렇다고 수희님 잘못도 아니에요... 버려진 그 아이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민 사람이 누군데요... 똑같은 바셋을 찾기보다는 우선 지금 아이들과 눈을 마주치고 안아주시는 것이 어떨까요? 힘들 때 잠시 쉬는 것... 나중을 위해서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조희경 2007.01.15
간혹은.. 우리의 간절한 마음을 몰라주는 애들이 살짝 원망스러울때도 있습니다. 다 귀한 생명들이고 애절한 마음으로 보듬은 녀석들이건만 왜 스스로 서로 어려운 지경을 만드는지 말입니다.... 그러나 그 또한 우리가 인정하고 품어야할 그들의 본능에 의한 것이니 그대로 인정하고 그런 일이 다시금 되풀이되지 않게 하기 위해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나..하는 고민이 있어야 겠지요. 온달이에 대한 안타까움때문에 온달이와 비슷한 다른 바셋을 찾는 것 보다, 지금 현재의 애들 마음을 살펴주시며 임수희님의 마음도 다시 잘 정리하는 긴 호흡이 필요한 것 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임수희님의 깊은 상심이 가슴에 절절하게 와닿아 마음이 많이 안스럽습니다...우선은 휴식하는 시간을 갖어보세요.. 장기적으로 볼때 그것이 임수희님의 동물사랑 실행에도 도움이 될 겁니다...
관리자 2007.01.15
에구~ 임수희님 그간 많은 일이 있으셨네요...대표님이 회의끝나자마자 바로 나가셔서 이 글은 아직 보시지 못한 것 같아요...온달이를 제가 만난 적은 없지만 그래도 그동안 임수희님을 만나게 되어 짧은 기간이나마 그동안 누려보지 못한 행복을 누리다 갔을 겁니다...나름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 하셨고 또 세상일이라는 것이 항상 우리의 예상대로만 되는 것은 아니니 마음은 아프시겠지만 그래도 너무 큰 비탄에 빠지지는 마세요...나머지 녀석들을 위해 더 힘내셔야죠...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