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회원게시판
동물자유연대가 꿈꾸는 '동물에게 더 나은 세상'
후원회원님들과 함께 만들어 갑니다.
- 김다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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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12.21
아무래도 집에 사람도 없고...
혼자있는 시간이 길었는데..
어느날 울 아이가 창문에 비친 모습을 보고 짖는거에요..
그거 보고 전 너무 충격받았어요
제가 결혼하기전 우리 친정에 있는 아가들(말티 3마리)은 그런 모습 한번도 못봤는데..
얼마나 외로웠으면 애가 저런 말도 안되는 짓을 할까..
남편이랑 고민끝에 소리를 친정으로 보냈습니다
거기는 항상 부모님이 계시구 집도 마당도 있어서 훨 넓고 좋거든요
그리구 우리 터주대감 엄지왕자도 있고 -_-...
엄지도 말티인데 울집온지 한 10년 된 아이에요.. 시건방이 하늘을찔러서..
엄지왕자님이라고 부릅니다..
부르면 오지도 않고 자기 쉴때 만지면 성질내요;; ㅠㅠ
먹을꺼 먹을때만 와서 도도하게 쳐다보구 -ㅅ-
하여간 우리 소리가 첨 갔을때 당연히 엄지가 무지 시러하드라구요
하지만 뭐 지금 이빨도 다빠진 엄지 할배 -0-;;가 뭐 어쩌겠어요;
처음에는 소리 친정에 데려다 놓고 책임을 다하지 못한게 너무 미안해서
속상하고 그래서 한동안 혼자 마음앓았습니다
친정이 저희집이랑 가까워서 자주 들리긴했는데..
최근에는 연말이 다가와 바빠서 한동안 못가다 갔더니;;;
이젠 별루 절 예전만치 안좋아해요 ㅠㅠ
친정에서 맨날 맛있는거 먹이구 기저귀도 잘 갈아주고;;;
잘때도 울타리 안에서 안재우고 방에서 쿠션에 패드깔고 엄마 바로 옆에서 자고;;
거기다 새벽에 꼭 저희 엄마 깨워서 .. 자기 똥싼거 치우라고 짖는답니다;
그리고 꼭 우유한스푼 먹고 다독다독해야지 잔데요 -,.-
반신욕에 맛사지 까지 받으면서 지내공...그러더니.... -_-;;
얘가 변했어요 ㅠㅠ
우리 부부 보면 좋아하긴하지만 예전처럼은;;
짖기도 어찌나 잘 짖는지.. 우리집 살때는 아파트라 잘 짖지도 못하게 했는데
아주 목청이 틔였드라구요....=ㅅ=
엄마 아빠 2층 가서 계시면 자기 데리러 올때까지 1층 계단에서 짖구
엄마 아빠 두분중 한분이 외출하시면 꼭 외출한다고 인사하고 가야지
인사안하고 가면 난리난리 친답니다...
우리소리...꼭 부자집에 입양가서 옛 가난한 부모는 잊은 자식을 보는 느낌이랄까요..=_=
제가 너무 서운해 하니까 저희 엄마 전화해서 말해주데요
소리가 너 가고 나니까 현관문앞에서 길게 운다고..
근데 먹을거 주니까 금방 잊는다고...........ㅋㅋㅋㅋ ㅜㅜ
가서 행복하게 햄볶으며 사는 소리 보니까..
만약 소리가 장애가 있지 않았다면... 그럼 더 데리고 살기가 수월했을테지만..
이게 소리한테는 가장 행복한거 같아요
버림받았다는 생각 안들게 하려고 얼굴 최대한 친정에 자주 비추구요..
요즘 너무나 많은 생각에 한동안 동자련도 멀리했어요..
나의 책임감에 대해서... 내가 책임질 수 있는 범위에 대해서..
좋은일 한다고 멋모르고 일 벌리지 말자고 다짐도 수없이하지만
여기오면 너무 마음이 아프고 흔들려서..당분간 멀리하고 있습니다..ㅜㅜ
게다가 겨울이라 각종 털의 계절이 찾아와서
더욱 마음이 심난하네요
제가 의식이 깨기 전에 사모았던 털들을 보면 참 기분이 착잡해요
제 친구들도 밍크 너무 좋아하는 사람들이라...
밍크 잡는게 끔찍하데.. 양털 깎을때 장난아니래.. 돌려서 말해도...
별로 다들 신경쓰지도 않구요..
겨울이라서 마음도 춥고...몸도 춥고..
나도 털 안걸쳐도 우아하게 나이들고 싶고...
에고... 주저리 주저리... 푸념만 하다 갑니다...
아..
그리고 저희 친정집은..
사람보다 개가 더 우위에 있는 집이니 혹시라도 걱정마세요;;
우리 친정집 개들은 다 지네가 인간인줄 알다가 천수를 누리다 가셨음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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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혜 2010.12.23
저도 소리키울때 낳지도 않아본 애 키우는 느낌인데.. 저희 어머니가 딱 그런 심정이실것같아요...;; 친정에서 손녀키우는 -0-; 소리 안부 전화 좀 그만하라고 구박당한다능 ㅡㅡ;;
박경화 2010.12.23
좋은 부모님들이시네요. 늦은 나이에 아기 키워주는 것과 똑같네요. 소리가 더 행복해 하고, 다혜님이 종종 가서 얼굴 비추는데... 어디 멀리 보낸 것도 아니니 넘 죄책감 느끼지 마세요.
이경숙 2010.12.22
친정 부모님...고맙습니다...소리야...맘껏 까칠해 보렴...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