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후기
가족을 만나 행복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온센터 입양 동물들의 소식을 들려드립니다.
- 최예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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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10.14
2020년 2월 1일 만남 ~ 2026년 10월 12일 크림이와 약 6년 8개월이라는 시간을 함께했습니다. 2020년 1월경 안산 대부도 기니피그 유기사건이라는 소식을 접하고 2주간의 기다림 끝에 찾아간 온센터에서 입양을 기다리고 있던 기니피그 7마리 중 마론이와 함께 눈에 들어왔던 녀석이었습니다. 마론이 그리고, 다른 기니피그 친구들과도 룸메이트였을 정도로 성격이 좋은 기니피그였습니다. 24년도 쯤에 갑자기 컨디션이 확 안좋아져 마음의 준비를 하기도 했지만 잘 이겨냈습니다. 나이가 점점 들면서 코와 입주변이 허는 등 피부문제가 있었는데, 병원 잘 다니고 약 잘 먹으면서 지냈어요~ 26년 3월 마론이가 떠나고 나서 크림이는 이전보다 더 다가오고, 거실 이리저리 룸메 모찌와 뽈뽈거리며 누비고 다니며 위로하듯이 예쁜짓을 많이 했었어요. 크림이도 여섯 살이 넘어가다 보니 4월부터는 노화의 징후가 꽤 많이 나타나긴 했었는데, 병원에 들러도 피부문제 이외에는 딱히 문제가 없었어요, 그런데 6월 11일 저녁 퇴근하고 왔을 때 크림이는 반기며 뽈뽈 나오다가 휘청이며 쓰러졌습니다. 그런 모습을 처음 봐서 매우 놀랐습니다. 다음날 병원에 데려갔고 처음엔 다발성장기부전이고 지금 2~3일이 고비라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쓰러지지 않도록 작은 담요를 둘둘 말아 양옆에 고정시키고, 밤새 케어했습니다. 크림이는 그날 이후로 와병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1주일 혹은 2주일에 한번씩 동물병원 진료를 받으면서, 종양이 자라고 있다는 걸 확인했고, 나이가 많아 마취에서 깨어나지 못할 위험성이 커 수술보다는 호스피스로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굳어진 한쪽 앞발과 뒷다리를 마사지 해주고, 욕창이 생겨 고생하지 않기 위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순면 손수건 50여장을 준비해 배변패드 위에 깔아 대소변을 받아내고, 2주에 한 번씩 복부초음파를 보면서 종양의 크기와 양상을 추적하고, 일주일마다 노스판패치 교체를 하는 생활이 계속 됐습니다. 새벽에는 배우자와 교대하며 케어하고, 평일에는 어머니가 케어하는 등 크림이의 돌봄 부재 공백이 없기 위해 노력했어요. 힘든데 이 생활이 끝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더 컸습니다. 첨엔 생존가능 기간이 앞으로 2개월 예상된다는 얘기까지 들었지만 크림이의 생존 의지로 4개월을 지냈습니다. 10월에 들어서자, 체중이 590g대로 떨어지고 변의 크기가 작아지고, 한동안 안찼던 가스가 차는 등 변화가 있었는데, 정기검진일에 종양이 장을 누르고 있다는 소견을 받았습니다. 늘 엎드려있는 자세이다보니 콧물이 생겨 손수건이나 면봉으로 훑어줬었는데, 숨쉬기 더 편했음 해서 네뷸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일주일 잘 지내다 일요일에 설사를 시작해, 수의사선생님 통화 하에 위장관보호 주사도 맞혔어요. 밤에 자가 식사를 다시 시작해 안심했고, 새벽엔 3시 반에 크리티컬케어도 잘 먹고 자꾸 밥을 달라고 했다네요.. 그리고 10월 12일 오전 4시 40분 일어나 크림이의 상태를 확인했을 때는 좀 달랐습니다. 평소 패드 갈아줄 때 살짝 들어올렸을 때의 느낌과는 다른 느낌이었고, 눈빛도 달랐구요. 급히 산소방으로 옮겨 산소를 먹이고 마사지 하며 크림이를 지켜봤지만, 1시간이 지난 5시 40분 크림이는 두 번 몸을 기지개키듯 하더니 떠났습니다. 항상 친구들의 마지막은 내가 지키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크림이도 그럴 생각이었는지 새벽에 열심히 먹고 기다린거 같아요. 크림이가 늘 엎드려있던 자세였는데, 떠난 모습 그대로 보내고 싶어 그렇게 해주는 장례업체를 방문해 진행했습니다. 친절하신 장례지도사님을 만나, 장례를 잘 치렀습니다. 붉은 실도 주시길래 머리카락을 잘라 앞다리에 묶어주었습니다. 그리고 스톤이 되어 예쁜 크리스탈 보석함에 들어가 평생 함께 하게 되었어요. 이제 아프지 않고 먼저 기니별로 떠났던 3마리의 친구들과 잘 지내겠죠~ 집에 돌아와 소파 한켠을 자리하고 있던 크림이의 자리를 정리했습니다. 길다면 긴 4개월간의 간병 생활이 끝나고 나니 너무 말도 안 되게 휑하고 허전한 느낌이 들었어요. 이 기분이 당분간 길게 들 거 같아요. 동자연을 통해 만난 크림이와 마론이, 이제 둘 다 떠났지만 앞으로도 동자연에서 기니피그와 같은 소동물 구조 등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크림이를 만날 수 있게 해주셨던 동자연 관계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 사진은 장례사진, 그리고 25년~26년도 때, 20년 2월 입양하고 집으로 가는 날 차안에서의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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