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지난 여름 종견장에서 구조되었던 신디를 기억하세요?

입양 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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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 제목엔 입양동물 이름을 꼭 넣어주세요

지난 여름 종견장에서 구조되었던 신디를 기억하세요?

  • 임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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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2.02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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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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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0

제가 신디를 임시보호하고있긴 하지만 아직은 당당히 입장을 밝힐 상황도 아니고 입양이 아닌 임시보호인데다, 언젠가는 다시 보낼수도 있다는 죄책감에 주저하는 사이 동물자유연대 측에서 저 대신 친절하게 사진을 올려 주셨습니다. 사진을 올려주신 동자연 측에 감사 인사도 전할 겸 또 궁금해하시는 분들께 짧게나마 소식도 전할 겸 저도 입양후기 페이지를 통해 인사 드립니다.
 
신디는 나름 잘 지내고있습니다. 물론 신디 입장에서는 새로운 가족에 대한 믿음을 쌓을 시간이 필요했겠고 저희는 저희 나름대로대형견에 대한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매일 놀라고 당황해 하며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했지만, 현재 우리는함께 그럭저럭 잘 지내고 있는 듯 합니다. 안아도 거부하지 않고 뽀뽀도 싫지만 잘 참아내며 답해주는신디를 보며 고맙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여유가 서로에게 생겼으니 이제는 조심스럽게 후기를 남겨도 괜찮을 거란 생각이 감히 드네요.
 
매일 귀 소독하고 이 닦이고몸에 약 바르고 보습제 바르고.. 저보다 훨씬 힘들게 아이들을 돌보는 분들이 많이 있겠지만 아픈 아이없이 평범하게 살아가던 저에게는 꽤 버거운 일이었고 지금도 익숙해지기에는 쉽지 않은 날들입니다. 그럼에도불구하고 매일 거르지 않고 인내심을 가지려 애쓰는 이유는 이 모든 고통이 사람이 저지른 일이기 때문입니다. 고통을주는 데는 약간의 무관심과 생명을 경시하는 가벼운 마음이 고작인데 이를 다시 제자리로 돌리기에는 그보다 몇 곱절의 시간과 노력과 비용이 필요하다는사실을 신디를 통해 깨닫고 있습니다. 어차피 인간이 저지른 일이니 인간인 저희가 노력하는 것이야 당연하게여길 수 있는 일이지만 치유하면서 겪어야 할 또 다른 번거로움과 고통은 결국 신디의 몫임을 깨달으며 하루 하루 미안해 하고 있습니다.
 
신디의 이름은 딱지공주->비듬공주->버석이로 거듭나고 있는 중입니다. 사람보다 작은 몸에서어떻게 매일 이렇게 많은 딱지와 이름 모를 이물질과 비듬이 나올 수 있는지.. 인체의 신비 아니 견체의 신비를 매일 경험하고 있습니다. 그래도지금은 많이 호전되어 턱과 발 허벅지 안쪽 그리고 항문에만 피부병이 남은 상태인 듯 합니다. ''귀청소를매일 해야 한다.'', ''매일 하면 오히려 좋지 않다.''는여러 수의사 선생님들의 의견을 듣고 이리저리 휘둘리는 통에 신디의 귀는 항상 그저 그런 상태입니다. 저희 남편은 신디 귀에서 메주 뜨는 듯한 구수한 냄새가 난다며 저희 둘을 놀립니다. 솔직히 제가 느끼기엔 걸레 썩는 냄새 같은데 저희 남편은 메주뜨는 냄새라 하니 아무래도 저보다 저희 남편이 신디를 더 좋아하나 봅니다.
 
동물자유연대의 도움을 받아 돌덩이처럼 굳어진 치석을 제거하며 신디는 26개의 치아를발치했습니다. 현재는 송곳니 두 개와 네댓 개의 어금니만이 남아 있지만 그래도 개껌을 곧 잘 씹고 놉니다.
 
얼마 전 배 아래쪽에 볼록하게혹이 생겨 병원에 가서 검진 한 결과 탈장 초기라고 하네요. 다행히 아직은 지켜봐도 괜찮을 듯 하다는 진단을 받았지만 돌아오는 길에 신디를 똑바로 쳐다보기가 못내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처음 구조 당시 거의 탈진 상태였던 신디가 동자연 간사님들의 보살핌으로 18kg정도의 몸무게로 회복되어 저희에게 왔으며 현재는 22kg정도로 유지하지 않으면 비만이 될 수 있다는 수의사 선생님의 혹독한 질타(?)를 들었다는 것입니다. 혼나기는 했지만 그렇게 입이 짧아 급식하는데어려움이 많았던 저에게는 꽤 기분 좋은 소식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저희가 넘어야할 산은 너무 높은 듯 합니다. 잠들어 있는 신디를 살짝 쓰다듬으려 할라치면 소스라치게 놀라 벌떡 일어나는신디.. 제 얼굴을 확인하고 나서야 ''다행이다. 별 일 아니네'' 하는 표정으로 다시 잠을 청합니다. 저나 제 남편의 모션이 조금만 커도 구석으로 가서 ''제발 때리지말라''는 애틋한 표정으로 우는 신디.. 손님이 오거나 차를타고 이동하면 또 버려질까 두려워하며 사람들의 시선을 피하는 신디를 볼 때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해 집니다.아무리 신디를 안고 설명하고 납득 시키려 해도 상상할 수 없는 몇 년 동안의 무관심 또는 학대가 몇 개월의 정상적인 삶으로 치유될수는 없겠지요.
 
그래도 신디와 저희는 함께노력해 보려 합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일지는 모르지만 사람이 신디에게 지은 빚을 사람으로서조금이나마 갚아보려 합니다. 인간이 인간성을 회복할 수 있는, 동물도인간과 같은 생명임을 인정하며 함께 사는 그 날을 기다리며..
 
신디를 잊지 않고 안부 물어주신 회원님들께 신디를 대신하여 깊이 감사 드립니다.  

Note: 제목엔 입양동물 이름을 꼭 넣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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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신디를 임시보호하고있긴 하지만 아직은 당당히 입장을 밝힐 상황도 아니고 입양이 아닌 임시보호인데다, 언젠가는 다시 보낼수도 있다는 죄책감에 주저하는 사이 동물자유연대 측에서 저 대신 친절하게 사진을 올려 주셨습니다. 사진을 올려주신 동자연 측에 감사 인사도 전할 겸 또 궁금해하시는 분들께 짧게나마 소식도 전할 겸 저도 입양후기 페이지를 통해 인사 드립니다.
 
신디는 나름 잘 지내고있습니다. 물론 신디 입장에서는 새로운 가족에 대한 믿음을 쌓을 시간이 필요했겠고 저희는 저희 나름대로대형견에 대한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매일 놀라고 당황해 하며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했지만, 현재 우리는함께 그럭저럭 잘 지내고 있는 듯 합니다. 안아도 거부하지 않고 뽀뽀도 싫지만 잘 참아내며 답해주는신디를 보며 고맙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여유가 서로에게 생겼으니 이제는 조심스럽게 후기를 남겨도 괜찮을 거란 생각이 감히 드네요.
 
매일 귀 소독하고 이 닦이고몸에 약 바르고 보습제 바르고.. 저보다 훨씬 힘들게 아이들을 돌보는 분들이 많이 있겠지만 아픈 아이없이 평범하게 살아가던 저에게는 꽤 버거운 일이었고 지금도 익숙해지기에는 쉽지 않은 날들입니다. 그럼에도불구하고 매일 거르지 않고 인내심을 가지려 애쓰는 이유는 이 모든 고통이 사람이 저지른 일이기 때문입니다. 고통을주는 데는 약간의 무관심과 생명을 경시하는 가벼운 마음이 고작인데 이를 다시 제자리로 돌리기에는 그보다 몇 곱절의 시간과 노력과 비용이 필요하다는사실을 신디를 통해 깨닫고 있습니다. 어차피 인간이 저지른 일이니 인간인 저희가 노력하는 것이야 당연하게여길 수 있는 일이지만 치유하면서 겪어야 할 또 다른 번거로움과 고통은 결국 신디의 몫임을 깨달으며 하루 하루 미안해 하고 있습니다.
 
신디의 이름은 딱지공주->비듬공주->버석이로 거듭나고 있는 중입니다. 사람보다 작은 몸에서어떻게 매일 이렇게 많은 딱지와 이름 모를 이물질과 비듬이 나올 수 있는지.. 인체의 신비 아니 견체의 신비를 매일 경험하고 있습니다. 그래도지금은 많이 호전되어 턱과 발 허벅지 안쪽 그리고 항문에만 피부병이 남은 상태인 듯 합니다. ''귀청소를매일 해야 한다.'', ''매일 하면 오히려 좋지 않다.''는여러 수의사 선생님들의 의견을 듣고 이리저리 휘둘리는 통에 신디의 귀는 항상 그저 그런 상태입니다. 저희 남편은 신디 귀에서 메주 뜨는 듯한 구수한 냄새가 난다며 저희 둘을 놀립니다. 솔직히 제가 느끼기엔 걸레 썩는 냄새 같은데 저희 남편은 메주뜨는 냄새라 하니 아무래도 저보다 저희 남편이 신디를 더 좋아하나 봅니다.
 
동물자유연대의 도움을 받아 돌덩이처럼 굳어진 치석을 제거하며 신디는 26개의 치아를발치했습니다. 현재는 송곳니 두 개와 네댓 개의 어금니만이 남아 있지만 그래도 개껌을 곧 잘 씹고 놉니다.
 
얼마 전 배 아래쪽에 볼록하게혹이 생겨 병원에 가서 검진 한 결과 탈장 초기라고 하네요. 다행히 아직은 지켜봐도 괜찮을 듯 하다는 진단을 받았지만 돌아오는 길에 신디를 똑바로 쳐다보기가 못내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처음 구조 당시 거의 탈진 상태였던 신디가 동자연 간사님들의 보살핌으로 18kg정도의 몸무게로 회복되어 저희에게 왔으며 현재는 22kg정도로 유지하지 않으면 비만이 될 수 있다는 수의사 선생님의 혹독한 질타(?)를 들었다는 것입니다. 혼나기는 했지만 그렇게 입이 짧아 급식하는데어려움이 많았던 저에게는 꽤 기분 좋은 소식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저희가 넘어야할 산은 너무 높은 듯 합니다. 잠들어 있는 신디를 살짝 쓰다듬으려 할라치면 소스라치게 놀라 벌떡 일어나는신디.. 제 얼굴을 확인하고 나서야 ''다행이다. 별 일 아니네'' 하는 표정으로 다시 잠을 청합니다. 저나 제 남편의 모션이 조금만 커도 구석으로 가서 ''제발 때리지말라''는 애틋한 표정으로 우는 신디.. 손님이 오거나 차를타고 이동하면 또 버려질까 두려워하며 사람들의 시선을 피하는 신디를 볼 때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해 집니다.아무리 신디를 안고 설명하고 납득 시키려 해도 상상할 수 없는 몇 년 동안의 무관심 또는 학대가 몇 개월의 정상적인 삶으로 치유될수는 없겠지요.
 
그래도 신디와 저희는 함께노력해 보려 합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일지는 모르지만 사람이 신디에게 지은 빚을 사람으로서조금이나마 갚아보려 합니다. 인간이 인간성을 회복할 수 있는, 동물도인간과 같은 생명임을 인정하며 함께 사는 그 날을 기다리며..
 
신디를 잊지 않고 안부 물어주신 회원님들께 신디를 대신하여 깊이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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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이은정 2017-02-02 17:33 | 삭제

아~~~ 글을 읽는 마지막에는 저도 모르게 눈물이 핑 돕니다. 너무 고맙고 감사드린다는 말밖에 할 수 없으며 멀리서 항상 응원 하겠습니다. 이렇게 생각이 깊으시고 동물에 대한 가치관이 뚜렷한 임미숙님에게 한수 배우고 갑니다. 진심으로 고개숙여 감사드립니다. 신디가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을듯..


이경숙 2017-02-03 17:01 | 삭제

ㅠㅠ
감동의 눈물...ㅠㅠ
신디가 그 크나큰 사랑으로
이렇게 멋진 모습이 되었네요
가족들께 정말 큰절 올리고 싶습니다
감사, 또 감사드려요


나비짱구 2017-02-06 09:14 | 삭제

신디와 신디보호자님 감사합니다...
신디가 얼른 과거의 기억을 잃고 마음 편한 날이 빨리 오기를 기도할게요..


임영란 2017-02-06 21:30 | 삭제

글을 읽는 동안 눈물이 나서 멈추지를 않았습니다... 어려운일, 누구나 할수 없는일을 하고 계심에 존경하고 감사드립니다~더욱더 신디와 행복해지길 진심으로 바랍니다!!신디도 하루빨리 과거의 상처 잊고 현재 행복함을 가득 느낄수 있길 기도 할게요~~


도도맘 2017-02-13 14:30 | 삭제

아.. 입양확정 되었따는 소식까진 알고 있었는데...ㅠㅠ
정말 너무너무 고맙고 감사드려욤..
신디의 남은 삶이 평온했으면 좋겠구요..
저도 실천하는 동물사랑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께요..
다시 한번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