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롱이가 무지개 다리를 건너던 날, 호동이는 조용히 곁을 지켰습니다. 토롱이가 아플 때도 늘 몸을 밀착해 얼굴을 기대던 호동이는, 토롱이가 더 이상 숨을 쉬지 않게 된 그 순간에도 여전히 곁을 내어주었습니다.
그러고서는 토롱이의 얼굴을 핥기도 하고, 코로 밀어내며 깨우는 듯 행동하기도 하며 한참 동안 토롱이 곁을 지켰습니다. 호동이는 예전에도 비슷한 모습을 보여준 적이 있습니다. 바겐이가 세상을 떠났을 때에도, 조용히 그 곁을 지켰습니다.
평소에도 다른 친구들과 몸을 붙이고 있는 걸 좋아하는 호동이지만, 죽은 친구 곁에서의 모습은 조금 달랐습니다. 어쩌면 호동이 역시 나름의 방식으로 이별을 느끼고 작별 인사를 하는 것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짧지 않은 삶의 대부분을 보호소에서 살아온 호동이는 이전 보호소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고, 그곳을 이끌던 소장님이 돌아가신 후 온센터에 오게 되었습니다.
호동이의 눈빛에는 늘 누군가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는 듯합니다. 견사 안에서 혼자 울부짖던 날들, 끊임없이 핥던 발, 그리고 문 앞에서 멈춰선 채 나가고 싶다는 간절함을 눈빛에 담던 모습. 호동이의 외로움은 어딘가에 기대어야만 진정되는 외로움이었습니다. 그래서 호동이는 매일 아침밥을 먹고 사무실에 내려와 지내고 있으며, 사무실에서 지낼 수 있었던 낮 동안 편안해졌습니다.
호동이는 자신이 느낀 안정감을 아주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친구입니다. 몸을 구겨서라도 무언가에 꼭 들어가 있는 걸 좋아하고, 박스나 서랍장 안처럼 포근히 감싸주는 공간을 찾아다닙니다. 살갗을 맞댈 수 있는 무엇이나 가까이 있음으로써 느낄 수 있는 것이 호동이가 하루를 살아내는 방식일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토롱이와의 이별 앞에서 호동이의 행동을 ‘작별 인사’라고 부를 수밖에 없습니다. 호동이는 애도라는 말을 몰라도, 곁을 지키는 방식으로 슬픔을 건네고, 작별 인사를 함께했습니다.
호동이에게 필요한 건 사실 아주 단순한 것입니다. 몸을 누일 수 있는 조용한 자리와, 그 옆에서 함께 곁을 나눌 누군가. 그 하루들이 이어져 일상이 되는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늘 이별을 품으며 살아온 호동이가 가족의 온전한 곁을 느낄 수 있는 날이 어서 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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