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이야기
- 2025.12.09

2010년에 구조되어 온 뒤, 온센터의 역사와 시간을 함께 만들어온 유키가 15년이라는 긴 보호소 생활을 마치고 무지개 다리를 건넜습니다.


노년의 유키는 여러 질병과 함께 살았습니다. 콧물약, 갑상선약, 신장약, 방광염 약까지 평생을 약과 동행해야 했지만, 그럼에도 유키는 사람을 향해 다가오는 일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몸은 점점 쇠약해졌고, 마지막에는 숨을 쉬는 일조차 큰 힘이 들었습니다. 최근 유키의 고단한 호흡을 지켜보며 활동가들은 마지막을 차근하게 준비했었습니다.

유키가 살았던 15년 동안, 온센터는 늘 유키와 함께 있었습니다. 유키를 사랑해주신 대부모님, 봉사자님, 그리고 유키의 소식을 지켜봐 주신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기형의 발로도 묵묵히 걸음을 잃지 않았던 유키의 평안을 바라며, 유키를 가장 가까이서 돌봤던 김희선 활동가의 편지를 함께 나눕니다.🙏

💌 유키야 무지개 다리는 잘 건넜니? 네가 점점 뒷다리 근육이 빠지고 잘 일어서지도 못하고 다리를 끌면서 걸을 때마다 너에게 빨리 흘러가는 시간을 체감했어. 그래도 이렇게 까지 빠를 줄은 몰랐어. 이번 겨울은 보내고 봄까지도 우리가 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왜 항상 나의 욕심 때문에 시간이 넉넉하다고 착각하는 줄을 모르겠다.
너와 내가 만난 시간은 네가 온센터에 보낸 15년이라는 시간에 비하면 찰나의 시간이지만, 너의 마지막을 돌보는 것도 지켜보는 것도 나에게는 깊은 시간들이었어. 유키야, 네가 떠난 날 여기는 첫눈이 엄청 내렸어. 유키가 일본어로 눈이라는 뜻이라고 하던데 유키 네가 거기에 잘 도착했다고 우리에게 보내는 인사라고 생각해도 될까?
거기서는 어느 한 군데 아픈 곳 없이, 코 막힘도 더는 없이 자유롭게 숨 쉬고 뛰어다니기를 바랄게. 유키야, 너를 만나서 행복했어. 고맙고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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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영 2025.12.09
유키야.. 미안해 3년동안 한 번도 보러 간적이 없어서.. 너무 미안하고 우리 유키 이제 아프지말고 거기선 행복해야해 사랑해 유키야 사랑해
이효빈 2025.12.09
유키야. 처음 본 순간부터 자꾸 네가 눈에 밟혔는데 더 일찍 사랑을 전하지 못해 미안해. 그치만 많은 분들의 보살핌 속에 분명 행복했으리라 믿어. 그곳에서 더 자유로이 뛰어다니길 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