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부고] 미래가 하늘의 반짝이는 별이 되었습니다

온 이야기

[부고] 미래가 하늘의 반짝이는 별이 되었습니다

  • 온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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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1.29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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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1월 28일, 미래가 하늘의 반짝이는 별이 되었습니다. 




2011년생으로 추정되는 미래는 3살이 될 때까지 위 모습으로 가족과 함께 살았습니다. 보호자가 있는데도 엉킨 털이 얼굴을 뒤덮어 형체도 알아볼 수가 없었고 앞은 보이는지 모를 정도였습니다. 새끼 때 데려와 한 번도 목욕이나 미용을 시켜준 적도 없이 방치했다고 했습니다. 사회성을 배워야 할 어린 시절을 외로움과 고통을 배우며 자라왔던 것이었습니다. 

구조 이후 살펴보니, 심각한 영양실조에 코로나 장염까지 걸려 있었고 항문 쪽 털이 돌덩이처럼 엉겨붙어 배변도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기력이 너무 쇠하여 미용도 다 못시키고 치료에 필요한 최소한의 털만 제거하고 간신히 목숨을 붙들어 놓았을 정도였습니다. 

집중 치료를 통해 건강을 회복한 미래는 사람의 손길에 공격하는 성향을 보였습니다. 누구와도 교감하지 못한 채 자라 온 미래의 마음은 굳게 닫혀버렸습니다. 




미래가 10살이 되던 해인 지난 2021년 미래에게 특발성 전정계 증후군이 찾아왔습니다. 주로 노령견에게 나타나는 원인을 알 수 없는 신경증상인데, 우리가 추정했던 미래의 나이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보인다는 병원의 소견까지 있었습니다. 미래는 서서히 잘 일어서지 못하기도 하고 고개가 기울어지고 한쪽 방향으로 돌거나 하는 치매 증상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밥을 먹기 싫어하는 날도 많았습니다. 그리고 이 때부터 만지기 어려웠던 미래를 토닥토닥 보듬고 쓰다듬어 줄 수 있었습니다. 미래를 마음 껏 쓰다듬는 일이 이렇게 슬플 줄 몰랐습니다. 아픈 미래는 싫은 내색도 없이 가만히 몸을 맡겼습니다. 




미래가 온센터에서 따뜻한 돌봄을 받을 수 있도록 끝까지 함께해 주신 대부모님께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대부모님이 계셔서 미래는 행복한 삶을 살았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마지막까지 미래와 함께 하며 오랜 시간 돌봐 온 이나혜 선임활동가가 부고를 전합니다. 미래의 평안을 바라주세요🙏


미래에게

내가 입사하고 처음 당부 받았던 말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나.
'미래는 사람을 안 좋아하니까 만질 때 조심해야 해'라는 말.
그 말은 정말이었어.

너의 눈곱을 한번 떼주는 일도 엄청난 용기가 필요했고
매달 한번 있는 몸무게 재는 날에는 반려동물 행동교육 활동가님을 호출하곤 했지.

시간이 지나면 언젠가는 마음을 열어 주겠지 하면서 한 해 두 해 보냈는데,
어느새 너는 나이가 많이 들어 하나씩 질병을 얻고 있더라.

2년 전 네가 처음 특발성 전정계 증후군 판정을 받았을 때
밥도 약도 안 먹으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무색하게도 너는 잘 지내 주고 우리 손길도 받아들이기 시작했었지.

그런 시간들이 오래오래 갔으면 좋았겠지만 너의 흐르는 시간은 멈출 수가 없더라.
미래야, 너의 하얗고 통통했던 몸과 노랗고 예쁜 귀는 잊을 수 없을 것 같아.
이제 더 이상 아프지 않은 그곳에서 평안해 지길 바래.
잘가 미래야,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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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이정화 2023-11-29 13:57 | 삭제

사랑하는 미래야~ 너가 별이 되어 떠났다는소식이 너무 아프면서도 이젠 고통없이 맘껏 뛰어놀 수 있을거라 바래보며 슬픔을 달래본다.
네 사진을 책상에 붙여두고 보러 갈 순 없었지만 늘 건강하고 행복하길 기원하며 지냈는데...
아가, 이젠 고통없는 아름다운 곳에서 행복하고 건강하게 지내길 바랄께~
정말정말 사랑해, 미래야~~~


몽이 2023-11-29 14:16 | 삭제

미래야,, 무슨말을 할수있을까... 그냥 많이 고마웠어
미래를 알게돼서 행복했어
잘가 미래야 항상 마음속에 잊지않고 간직할게


투실언니 2023-11-29 14:38 | 삭제

미래야.. 너와의 결연이 종료되었다는 말에 혹시나 우리 미래와 마지막까지 함께해줄 따뜻한 분들이 나타나셨나 하고 희망을 가졌었어.. 이렇게 이쁜 미래를 더욱이 더 많이 도와줄수 없었어 참 미안해.. 미래야! 그래도 따뜻했던 날들만 가지고 무지개다리건너 더 행복하고 따뜻하고 아프지않은 곳에서 더 멋지게 살아보자!


여소희 2023-11-29 15:08 | 삭제

미래야 사랑해 ㅠ 실제로는 한번밖에못봣지만 마음이 많이아파
하늘에선 잘지냈으면 좋겠어


CANCO 2023-11-29 16:12 | 삭제

미래야 추운 겨울날 떠났구나...우리 미래 무지개 다리 조심해서 건너가고, 하늘나라에서는 먹고 싶은 거 놀고싶은거 마음껏 하며 지내렴...
나중에 다시 만나자. 사랑한다...


2023-11-30 00:47 | 삭제

미래야 사랑해. 아프지말고 행복하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