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서로의 이야기가 위로가 되어, 울진 산불 현장에서 만난 가족 이야기

온 이야기

서로의 이야기가 위로가 되어, 울진 산불 현장에서 만난 가족 이야기

  • 온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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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3.11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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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 산불 현장, 곳곳에 매운 연기가 가득하고 까맣게 타버린 집들이 줄지어 있습니다. 재난을 마주한 이와 바라보는 이, 모두가 속이 검게 타 어찌할 바 모르고 발만 동동 굴렸습니다.



100년을 넘게 살아온 가족의 보금자리가, 소중히 가꿔온 밭이 모두 새까맣게 타버린 절망적인 현실 속에서도 위로가 되는 장면들이 있었습니다. 어떤 시골집은 사랑하는 동물을 위해 목줄이 아닌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함께 살았습니다. 또 어떤 시골집은 모두 타버렸지만, 긴박한 화재 현장에서도 개가 도망가 타 죽지 않도록 목줄을 끊어준 흔적도 있었습니다. 화재 현장 곳곳에는 동물을 생명으로 존중하고, 사랑하는 가족으로 여기는 주민들의 마음이 숨어있었습니다.



피해를 입은 마을을 살피며, 주민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한 할아버지는 불이 나자마자 함께 살던 개부터 차에 태워 대피했다고 하셨습니다. 어떤 노부부는 잿더미가 되어버린 집에 놓고 온 개가 걱정되어 눈물을 글썽이며 간곡하게 임시 보호를 부탁했습니다. 그러곤 마지막으로 개를 꼭 보고 싶다며 잠시만 기다려 달라고 하셨습니다. 가족의 시간을 지켜주고 싶어 일부 활동가가 개의 옆을 지키며 노부부가 충분히 인사를 나눌 수 있도록 기다렸습니다. 할아버지는 지병으로 매일 50리 길을 오가며 병원에 가야 하지만, 최선을 다해 가족이 된 개의 삶을 지켜주고 싶어 하셨습니다. 너무 예쁜 우리 백구, 서울 가서 중성화 수술도 해주고 건강하게 해달라며 인사를 마쳤습니다.



대피소에서 만난 할아버지는 활동가에게 조심스레 말을 건네셨습니다. 우리 집 누렁이가 화상을 입어 아픈데, 병원에 데려가 줄 수 있는지요. 집이 모두 탄 건 덤덤하게 말씀하시다가도 누렁이가 입은 화상 이야기에는 눈시울을 붉히셨습니다. 내비게이션이나 인터넷 사용이 능숙하지 않은 할아버지에게는 동물 병원을 알아보는 일은 너무 큰 산이었습니다. 누렁이의 치료가 끝난 후 세상을 다 얻은 것처럼 환히 웃으시며 활동가에게 악수를 청하셨습니다.

캄캄한 현실 속에서 서로의 이야기가 위로가 되어 절망을 이겨내고 있습니다. 재난으로 떨어져 지내는 가족들이 내일은 모두 함께 할 수 있기를, 모든 마음을 다하여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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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이종완 2022-03-28 06:36 | 삭제

이런 글 읽을때 마다 스스로 행복하다고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