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는 지난해 말부터 남방큰돌고래 태산이와 복순이에게 활어를 공급하는 야생적응훈련을 서울대공원에 제안하여 실시하고 있습니다. 태산이와 복순이는 제돌이와 함께 불법포획 되었지만 바다에 돌아가지 못하고 서울대공원에 임시로 머물고 있는 남방큰돌고래입니다.
지난 2013년 불법포획업자들이 유죄 판결을 받은 후 검찰이 돌고래들을 몰수할 당시만 해도 태산이와 복순이는 야생포획과정의 고통과 감금 스트레스로 인해 먹이를 거부하는 등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결국 같이 몰수되었던 춘삼이와 삼팔이라는 돌고래들은 제돌이와 함께 바다로 돌아갔지만 태산이와 복순이는 방류훈련이 불가능하여 고향을 눈앞에 두고도 다시 서울대공원으로 옮겨져 많은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었지요.
불법포획되어 제주퍼시픽랜드의 좁은 임시수조에 갇혀 지냈던 태산이와 복순이, 사진 출처: 핫핑크돌핀스
하지만 돌고래들을 언제까지고 수족관에 머물게 할 수는 없었습니다. 제주도 바다에서 자유롭게 살던 태산이와 복순이에겐 원래의 고향으로 돌아갈 권리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동물자유연대는 이들을 한시라도 빨리 바다로 돌려보내기 위해 지난 12월 돌고래들에게 야생에서 스스로 먹이를 습득하는 능력을 되찾아주기 위한 재활훈련을 시작했습니다. 재활훈련을 위해 동물자유연대 활동가들은 매 주 3번 가락수산시장에서 직접 활어를 구입해 서울대공원 해양관에 제공하고, 훈련 내용을 관찰, 기록하고 있습니다. 활어 구입에 필요한 비용은 모두 시민 모금으로 마련한 것입니다.
재활훈련이 시작되자 태산이와 복순이는 처음엔 활어를 보고도 못 본척하거나 피하는 등 살아있는 물고기에 예민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사육사들이 억지로 입에 활어를 물렸을 경우엔 파닥거리는 활어의 움직임에 놀라 뱉어내기도 하였지요. 그렇게 5주간 13차례의 훈련을 진행하는 동안 돌고래들은 사육사가 입에 직접 넣어준 활어는 가끔 먹었지만 스스로 물고기를 뒤쫓아 사냥하는 행동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백마리가 넘는 활어를 주었는데도 한 마리도 스스로 잡아먹지 않는 돌고래들을 보며 혹시 이들이 너무 오랫동안 수족관에 갇히는 바람에 야생성을 잃어버려 방류가 불가능하게 된 것은 아닐까 걱정되기도 하였습니다.
11차 야생적응훈련 중 사육사가 주는 활어를 보고도 반응하지 않는 남방큰돌고래 태산이 (2015년 1월 7일)
고맙게도 태산이와 복순이는 활어의 움직임에 점점 익숙해져갔습니다. 그리고 14차 야생적응훈련이 실시된 지난 1월 14일, 태산이와 복순이가 스스로 살아있는 고등어 사냥에 성공하였습니다. 이후 15차 훈련에서도 태산이와 복순이는 10마리의 활어를 남김없이 사냥하여 먹었고, 동물자유연대는 활어 훈련의 빈도를 더 높여 돌고래들의 야생성 회복을 계속 도울 예정입니다.
끈기있게 훈련을 진행해주신 서울대공원 사육사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무엇보다도, 몇 년을 좁은 수조안에서 살면서도 바다에서의 본능을 잊지 않은 태산이, 복순이가 경이롭고 고마울 따름입니다.
이제 남은 일은 활어를 꾸준히 공급하면서 바닷물이 따뜻해지는 봄에 돌고래들을 제주도 가두리로 이송하고, 자연적응 훈련을 실시한 후 바다에 방류하는 일입니다. 재작년 제돌이의 방류 과정을 생각해 볼 때 예산 마련부터 시작하여 시설 확보, 관계기관의 협조 등 여전히 쉽지 않은 과정이 예상됩니다.
동물자유연대는 태산이와 복순이를 자연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시민 여러분들의 많은 지지와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아고라 서명 참여하기 : http://bit.ly/1ptksc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