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벨루가가 멸종되기를 바라지 않으신다면, 벨루가 수족관을 방문하지 말아주세요!

전시·야생동물

벨루가가 멸종되기를 바라지 않으신다면, 벨루가 수족관을 방문하지 말아주세요!

  •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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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11.19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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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루가(흰고래)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멸종위기근접종(Near Threatened)으로 지정한 야생 해양포유류입니다. 현재 우리나라 9개의 수족관에 전시중인 고래류는 총 48마리인데, 그 중 20%가 넘는 10마리가 벨루가입니다. 벨루가를 전시하는 수족관들은 자신들이 멸종위기에 처한 희귀한 벨루가를 ''보호''하고 있으니 와서 감상하고, 이 아름다운 해양생물을 사랑하고 지켜주자고 관람객들에게 홍보합니다. 그러나 정작 야생 벨루가 개체수 유지에 큰 위협이 되는 것은 이런 수족관에 전시하기 위해 이루어지는 상업적 포획입니다. 
  
<귀여운 외모와 아름다운 울음 소리를 가진 멸종위기 야생 해양동물 벨루가, 출처: 위키피디아>

러시아의 벨루가 포획
 
벨루가는 7살 가량이 되어서야 번식이 가능합니다. 2~3년에 한 번씩 한 마리의 새끼를 낳고, 새끼는 다 자라서 독립할 때까지 2년간 어미의 보살핌을 받아야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린 개체들, 그것도 암컷을 계속해서 포획할 경우 멸종위기에 처할 위험이 있는 종입니다.
 
러시아는 1986년부터 태평양어업해양연구소(TINRO)를 통해 수족관 전시 목적으로 벨루가를 산채로 포획하기 시작했는데, 1992년 캐나다가 야생 벨루가의 포획 및 수출을 금지하게 되면서 전시용으로 벨루가를 포획하는 유일한 국가가 되었습니다. 러시아의 벨루가 포획업자들은 연안을 지나는 작은 무리의 벨루가를 수심이 낮은 해변으로 몰아넣고 그물을 던져 손으로 한 마리씩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벨루가를 포획합니다. 포획 과정에서 고래가 숨을 쉬지 못해 익사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잡힌 벨루가는 중국이나 한국, 대만 등의 수족관에 한 마리 당 2억원 정도의 비싼 가격에 수출됩니다.

 <2010년 오호츠크해 사할린-아무르 지역에서 러시아 포획업자들이 전시업체에 수출할 벨루가를 생포하는 장면, 출처: Naomi A. Rose>
 
위협받고 있는 벨루가 개체수

20년 넘게 계속된 벨루가의 전시용 포획 및 상업거래는 러시아 사할린-아무르 지역(Sakhalin-Amur Region)의 야생 벨루가 개체수를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게 만들었습니다.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현재 사할린-아무르의 벨루가 개체수는 약 3~4천마리 이하로 추정되는데, 지금처럼 매년 수십 마리의 벨루가, 특히 수족관이 선호하는 청소년기의 어린 개체들을 계속 포획하여 거래하는 것은 야생 벨루가 개체수 유지에 위협이 된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 해양대기청(NOAA)은 지난 2013년 9월 조지아 아쿠아리움이 제출한 18마리의 벨루가 수입 신청을 불허하였는데, 러시아에서의 벨루가 수입을 허가할 시 1. 야생 벨루가의 개체수 감소를 야기할 가능성이 있고 2. 전시 목적의 벨루가 포획산업을 활성화 할 우려가 있으며 3. 다섯마리는 아직 성숙하지 않은 1.5살 정도되는 어린 개체라는 것이 그 이유였습니다.


<벨루가 생포 작업장 근처인 Baydukova Island 동쪽 해변에서 발견된 어린 벨루가 사체, 출처: IWC>
 
우리나라의 무분별한 벨루가 수입
 
2012년 한화 아쿠아플라넷이 러시아에서 3마리의 벨루가를 수입한 것을 시작으로 2013년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3마리, 거제씨월드 4마리 등 수족관 업체들은 2년 만에 무려 10마리의 벨루가를 앞다투어 수입, 전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수입된  벨루가들은 모두 성숙하지도 않은 어린 개체입니다. 즉, 우리나라의 무분별한 수입과 전시는 전세계의 자산이기도 한 벨루가 종을 멸종위기에 몰아넣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전시 벨루가 현황표>



수족관 업체들은 벨루가를 자신들의 시설에서 안전하게 돌봄으로써 멸종위기에서 보호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벨루가는 오히려 수족관에 갇혀있기 때문에 더 고통당하고, 지구에서 더 빨리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북극해에서 많게는 수십 마리씩 무리생활을 하며 다양한 먹이를 사냥하는 벨루가가 좁은 수족관에서 평생을 살면서 느껴야 하는 고통은 우리로서는 상상하기도 어렵습니다.
 
수족관 업체가 멸종위기 야생동물을 무분별하게 수입하고 전시하는 이유는 관람객들이 벨루가를 수족관에서 보기 원하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관람객들이 수족관에서 벨루가를 보는것을 거부하면 이러한 일은 점점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벨루가가 영원히 사라지지 않기를 바라신다면, 벨루가 수족관의 티켓을 구매하지 말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