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돌고래 '학대' 체험 시설, 마린파크를 규탄합니다.

전시·야생동물

돌고래 '학대' 체험 시설, 마린파크를 규탄합니다.

  •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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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7.14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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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돌이 방류를 계기로 동물을 훈련해 재주를 부리게 하는‘돌고래쇼’가 비인도적이라는 사회적 인식이 확산되면서, 슬그머니 고개를 쳐든 것이 바로 ‘돌고래 체험’입니다. 돌고래를 직접 손으로 만지고, 같은 수조 안에 들어가고, 먹이를 주는 행위를 모두 ‘체험 프로그램’이라는 이름으로 한 명당 수 만원의 입장료를 받고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재 거제도에 거제씨월드, 제주도에 마린파크, 한화 아쿠아플라넷 제주, 이렇게 세 곳이 ‘체험장’이라는 이름을 걸고 운영되고 있습니다.  
 
돌고래 전시업체들은 조련을 하지 않기 때문에 ‘체험’은 돌고래쇼보다 인도적이고, 교육적 효과도 높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그 주장은 사실이 아닙니다. 동물자유연대는 마린파크에서 운영되고 있는 돌고래 체험 프로그램을 조사, 분석했습니다.
 


문제점 1. 돌고래의 움직임을 물리적으로 장시간 구속하는 문제
 
가장 대표적인 체험 프로그램인 ‘돌고래 조련사 체험’은 1회당 40분에서 50분 길이로, 하루에 연달아 5,6회 운영됩니다. 한 회당 15명 내외의 관람객들은 두 그룹으로 나누어 돌고래 만지기와 먹이주기 체험을 합니다. 돌고래 만지기에는 두 마리, 먹이주기에는 한 마리가 동원됩니다. 돌고래 만지기 순서는 조련사가 돌고래를 관람객이 만질 수 있도록 40분간 꼬리지느러미를 손으로 잡아 움직이지 못하게 합니다.
 
돌고래를 장시간 움직이지 못하도록 물리적으로 고정시키는 것은 가학행위라고 볼 수 있을 정도로 돌고래에게 큰 스트레스를 유발합니다. 돌고래는 시속 80 km로 이동하는 습성을 가진 동물입니다. 돌고래 생태학자인 ‘나오미 로즈(Naomi Rose)” 박사는 마린파크의 돌고래 체험을 촬영한 영상을 보고 “이렇게 돌고래를 손으로 붙잡아두는 전시형태는 처음 보았다. 운동성이 강한 돌고래를 장시간 물리적으로 움직일 수 없도록 고정한 상태로 여러 명의 사람들이 만지도록 하는 것은 돌고래에게 정신적 고통은 물론 정상적인 운동을 할 수 없는 데서 오는 신체적 증상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는 소견을 보내왔습니다.
 
문제점 2. 돌고래들이 장시간 사람들의 손길에 노출되는 문제
 
화면에서 볼 수 있듯이, 돌고래 한 마리에 수 명의 관람객이 붙어 서서 돌고래 피부를 만지고, 두드리고, 문지릅니다. 등쪽 피부를 문지르다가, 조련사가 돌고래를 뒤집으면 배쪽 피부를 문지릅니다. 돌고래의 전체적인 생김새, 자연스러운 행동, 습성과는 상관 없이 돌고래의 몸통 부분에 모여 돌고래 피부가 어떤 감촉인지에만 경험하는데 열중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왜 돌고래 피부와 유사한 모형을 갖다 놓고 문지르도록 할 수 없는지 의아할 정도입니다. 사람과의 접촉에 익숙하도록 길들여진 반려동물이라도 움직일 수 없도록 신체의 일부를 구속 받는 상태에서 훈련되지 않은 손이 자신의 몸을 몇 시간씩 만지는 상황에서 큰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돌고래는 행동반경이 넓을 뿐 아니라,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알아 볼 정도로 자의식이 있고, 포유류 중에서 가장 뇌의 크기가 큰 예민한 동물입니다.
 
돌고래는 위계가 존재하는 무리 안에서 복잡한 사회적 관계를 맺고 사는 동물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관람객에게 복종적인 자세만을 인위적으로 강요당하는 환경은 돌고래의 정신적 균형을 깨뜨리고, 심한 혼란에 빠지게 합니다. 이런 비정상적인 환경은 돌고래 사회 집단 내의 위계 관계에 영향을 미쳐, 강한 돌고래가 약한 돌고래를 공격하고, 부상을 입히는 상황까지 초래합니다.
 
문제점 3. 통제되지 않는 먹이급여 문제
 
먹이주기 체험에 동원되는 돌고래의 경우, 하루에 다섯 시간 동안 수십 명의 관람객에게 지속적으로 먹이를 공급받고 있습니다.
 
미국 해양수산부가 돌고래 전시시설을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1)먹이의 양을 조절하기 힘든 점, 2) 먹이주기를 하는 관람객의 부상 가능성, 3)먹이에 이물질이 섞일 수 있는 가능성 등의 이유로 많은 전시시설이 먹이주기 체험을 포기한 것으로 보고됩니다. 또한, 돌고래가 적절하지 못한 물질을 공급받을 경우 장 손상 등 질병 감염의 원인이 되며, 관람객의 손길에 찢어지거나 가시가 노출된 생선을 공급받을 경우 소화관이 손상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하고 있습니다.
 
문제점 4. 인명사고 발생의 문제
 
마린파크의 돌고래 체험은 돌고래뿐 아니라 관람객의 안전과 생명을 위협할 수 있습니다. 서양에서 돌고래 체험이 1980년대에 잠시 인기를 끌다가 사라져간 이유는 잇따라 발생하는 인명사고 때문입니다. 미국 해양수산부(The National Marine Fisheries Service)에서 1982년부터 1992년까지 ‘돌고래와 수영하기’ 시설에서 발생한 사고를 분석한 결과, 열상, 골절부터 쇼크까지 다양한 사고가 있었으며, 학자들은 사고의 원인은 돌고래가 의도적으로 공격 성향을 보였기 때문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또한, 공격성을 보이지 않더라도 돌고래가 높이 뛰어올랐다가 관람객 위로 떨어져서 사고를 당한 경우도 발생했습니다.
 
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듯, 관람객 중에는 몸집이 돌고래보다 작은 어린이들도 있으며, 돌고래와 사람 간의 안전거리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또한, 어린이들은 미끄러지기 쉬운 고무 슬리퍼 등을 신고 수조 주위를 뛰어다니고 있습니다. 어린이가 수조 안으로 빠지게 되면 새로운 변화나 물체에 반응하는 습성을 가진 돌고래에게 큰 사고를 당할 위험이 있습니다.
 
문제점 5. 인수공통질병 감염의 문제
 
다른 동물들과 마찬가지로, 돌고래와 사람이 직접 접촉할 경우 서로 인수공통질병을 옮길 위험이 있습니다. 연구에 의하면, 주로 감염되는 병원균으로는 허피스바이러스, 폭스바이러스에 의한 염증, 세균성 피부염, 마이크로플라스마균이나 그람양성균에 대한 염증 등이 있고, 호흡기 질환에 감염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지난 2012년 울산 고래생태체험관에서 폐사 사실을 숨긴 채 화단에 묻었던 돌고래의 사인도 '돼지단독(swine erysipelas)'이라고 하는 돼지의 열성 전염병으로 밝혀졌습니다. 돼지단독균은 돼지 외에도 다른 포유류, 조류는 물론 사람에게도 상처를 통해 감염될 수 있는 병으로, 손에 상처가 있는 어린이가 감염된 돌고래를 만졌을 경우 쉽게 감염될 수 있습니다.
 
마린파크 측은 위생 관리를 엄격하게 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사실 오락시설에서 입장료를 지불한 관람객을 엄격하게 통제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실제로 체험 프로그램을 관찰한 결과, 입장할 때와 먹이주기 체험에서 만지기 체험으로 이동할 때 소독을 하지만, 체험 도중 관람객들은 수족관을 떠나 화장실을 자유롭게 드나들었으며, 재입장하는 사람들의 경우 다시 손을 씻거나 소독을 하지 않았습니다. 체험이 끝난 이후에도 손을 씻으라는 안내나 소독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이렇듯 근본적으로 동물의 복지를 저해하고 관람객의 안전을 위협하는 돌고래 체험 시설은 지양되어야 할 산업입니다. 다른 동물과 마찬가지로 동물과 사람이 직접 접촉하는 전시 형태에는 동물복지와 관람객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엄격한 법적 기준이 필요합니다. 동물자유연대는 환경부와 각 지자체 정부에 기준 마련을 요구하기 위해 동물쇼동물체험 시설에서 준수해야 할 가이드라인을 작성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시설에서 일어나는 사고와 동물학대를 막을 힘은 소비자에게 있습니다. 돌고래 포획과 전시는 입장권을 구매하는 관람객이 있기 때문에 지속됩니다. 동물쇼, 동물 체험, 이제는 관람하지 말아주세요. 작은 일 같지만, 가까운 가족, 친구, 동료들에게 동물들이 처한 현실을 알리고 구매 자제를 요청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돌고래 체험, 사람과 돌고래 모두의 생명을 앗아갈 수 있는 ‘목숨을 건 체험’입니다.  




댓글


동물자유연대 2014-07-14 18:18 | 삭제

교감이라는 허울을 쓴 돌고래 체험, 돌고래와 관람객 모두의 생명을 앗아갈 수 있는 '목숨을 건 체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