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8일 제주도 함덕 정주항에서 대포와 금등이를 바다에 방류하는 방류 기념행사가 열렸습니다. 1997년과 1998년 불법포획된 뒤 20여년 만의 귀향입니다. 이 날 행사에는 강준석 해양수산부차관을 비롯해 이제원 서울시부시장, 안동우 제주도 정무부지사 등 수십 명의 정부 관계자와 시민단체 관계자, 함덕리 주민들이 참석해 함께 돌고래의 야생 복귀를 축하했습니다. 이로써 국내에서는 총 7마리의 돌고래가 전시시설에서 고향인 바다로 돌아갔습니다. 특히 방류일인 7월 18일은 4년 전 제돌이가 방류된 날로써 ''제돌절''로 지정해 야생동물의 자유를 보장하는 생태선진국으로 거듭나자는 제안도 있었습니다.
<대포 금등이의 제주 바다 귀향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수많은 취재진과 함덕리 주민들의 모습>
<인사말을 하는 강준석 해양수산부 차관>
오후 2시, 강준석 해양수산부차관의 인사말로 방류 기념행사가 시작되었습니다. 강준석 차관은 정부가 나서서 남방큰돌고래가 우리 바다에서 멸종되지 않도록 서식지를 잘 보존하고 수족관에 갇힌 돌고래보다는 자연 속에서 돌고래를 만날 수 있도록 관광 프로그램을 개발 할 것을 약속하였습니다.
<대포 금등이의 방류과정 경과보고 설명중인 박승준 해양수산부 해양생태과장>
이어 박승준 해양수산부 해양생태과장의 방류과정 경과보고가 있었습니다. 특히 80여 마리의 야생 남방큰돌고래 무리들이 가두리에서 자연 적응 훈련 중인 대포와 금등이를 만나러 온 영상이 공개되자 사람들은 탄성을 질렀습니다. 가두리 너머로 소통하는 이들의 모습을 보니 방류 후에도 대포와 금등이가 제주 바다에 잘 적응하여 생활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높아졌습니다. 박승준 과장은 대포와 금등이는 2013년 이후 서울대공원의 마지막 돌고래 방류로 매우 의미가 크다면서 세계적으로도 주목을 받고 있는 사안인 만큼 방류 후 야생 돌고래들과 잘 어울리는 모습이 포착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공로패를 받은 동물자유연대. 채일택 정책팀장이 수령 (오른쪽 두번째)>
<서울대공원으로부터 받은 공로패>
이 날 행사에서 동물자유연대는 두 마리 남방큰돌고래가 자연으로 무사히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한 것에 대해 서울대공원으로부터 공로패를 받았습니다.
<방파제 너머로 보이는 해상 가두리의 모습>
<활어를 먹기 위해 가까이 다가오는 모습>
오후 2시 50분, 대포와 금등이가 있는 가두리 훈련장의 그물을 풀어주기 위해 배를 타고 함덕리 앞바다로 이동했습니다. 지난 88일간 제주바다의 바람, 수온, 파도에 성공적으로 적응 훈련을 마친 대포와 금등이의 모습이 보입니다.
<사회자의 신호에 맞춰 가두리 그물을 풀기 직전>
<가두리 안에 머무는 모습>
돌고래들을 방류하기 전 참석자들이 마지막으로 활어를 공급해 배가 고프지 않도록 해주고 사회자의 구호에 맞춰 가두리 한 쪽의 그물을 풀어주었습니다. 대포와 금등이는 가두리가 열렸는데도 한참을 안에서 머물기만 했습니다. 조금만 나가면 완전한 자유를 찾는데도 갑작스러운 변화에 어리둥절해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바다로 떠나기 전 마지막 인사를 하는 듯이 보인다>
특히 금등이는 가두리가 열린 줄 모르고 안에서만 계속 맴돌았기 때문에 잠수사가 금등이에게 다가가 가두리 밖으로 유인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결국 대포가 먼저 가두리를 벗어났으며 금등이는 가두리를 열어준 지 1시간정도 지난 4시 10분쯤 완전히 제주 바다로 떠났습니다. 두 돌고래는 처음에는 각기 다른 방향으로 헤엄쳐 가다가 다시 만나 같이 유영하며 넓은 제주 바다의 품으로 돌아갔습니다. 숨을 쉬기 위해 잠깐씩 고개를 내밀 때마다 그동안 그들이 겪은 고통과 눈물과 마침내 되찾은 자유와 안도감을 한꺼번에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대포와 금등이는 사람들과 멀어져 완전히 고향인 제주 바다로 떠났습니다.
대포와 금등이는 지난 5월부터 이루어진 자연 적응 훈련 초기에는 사냥에 어려움을 겪기도 하였고 강한 햇빛에 눈을 제대로 뜨지 못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어려움도 잠시 여유롭게 활어를 사냥해 먹기도 하고 관리자들이 다가와도 최소한의 관심만 보일 뿐 사람에게 의존하는 모습도 눈에 띄게 줄어들어 오늘의 방류 일정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었습니다. 이제 야생 돌고래 무리들과 합류하는 모습이 확인된다면 대포와 금등이는 최종적으로 방류 성공 판정을 받게 됩니다. 이들이 자연상태의 남방큰돌고래 무리에 잘 합류해 생활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는 방류 후 일정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실시할 예정입니다.
<한 시간 동안 가두리 안에 머물다가 마침내 제주 바다의 품에 돌아간 금등이>
대포와 금등이는 제주도에서 불법포획되어 지난 세월을 쇼돌고래로 지내다가 20여년 만에 고향 바다로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이제 대포와 금등이는 잃어버린 가족을 만날 수도 있고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게 될 것입니다. 이제 더 이상 좁은 수족관에서 사람들을 위해 공중제비를 돌 필요도 없고 공을 굴리지 않아도 됩니다. 넓디 넓은 바다에서 자유롭게 헤엄치며 스스로가 원하는 행동만을 할 수 있습니다. 이들의 귀향은 제주도 근해에 110여 마리밖에 남지 않은,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남방큰돌고래 무리들에게도 기쁜 소식입니다. 남방큰돌고래는 바다 곳곳에 설치된 그물과 선박과의 충돌, 생태계 파괴 등으로 인해 지역적 멸종위기종에 처한 야생동물입니다. 이렇듯 대포와 금등이의 제주 바다 귀향이 멸종위기종인 남방큰돌고래들의 종보전에도 이바지하기를 바랍니다.
<함덕 정주항에 세워진 방류 표지석>
대포와 금등이의 기쁜 귀향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도와주신 시민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돌고래들의 자유를 지지하고 응원해 준 시민들이 없다면 이들의 귀향은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입니다. 동물자유연대는 앞으로도 자유롭게 바다를 헤엄치는 돌고래들이 수족관에 잡혀 오지 않도록 정부에 대한 감시의 눈을 게을리 하지 않겠습니다. 또한 아직도 수족관에 갇혀 있는 돌고래들이 원래의 서식지로 돌아가 자유를 누릴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남방큰돌고래가 자주 발견되는 노을해안로. 이 곳에서 대포와 금등이를 다시 만나기를 기대합니다>
대포와 금등이의 귀향을 축하해 주세요. 여러분의 응원이 이들에게 큰힘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