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빗물받이 홈통에서 구조한 아기고양이 꼬미

위기동물

빗물받이 홈통에서 구조한 아기고양이 꼬미

  •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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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7.30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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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내내 내리던 비가 그친 7월 27일 월요일, 동물자유연대에 고양이 한 마리가 빗물받이 홈통에 갇혀 울고 있다는 다급한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활동가들이 달려간 곳엔 옥상에 고인 빗물을 흘려 보내는 홈통이 있었고,
안에서는 홀로 두려운 시간을 버텨내고 있을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렸습니다. 
 

   
홈통의 갈라진 틈으로 내민 작은 손톱을 보니 아기고양이였습니다. 전 날엔 비가 많이 왔는데, 홈 통 안에서 저렇게 매달려 온 비를 맞으며 버티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끊임없이 울던 아기고양이는 활동가들의 분주해진 손길을 알았는지 사람의 목소리가 들릴 때마다 더욱 힘껏 소리내 울었습니다.
  
 

제보자에 따르면 아기고양이는 엄마고양이, 형제 무리와 함께 옥상 부근에서 살고 있었는데 발을 헛디뎌 옥상부터 1층까지 연결된 홈통에 빠진 것 같다고 했습니다.구조되는 순간까지 적어도 하루라는 긴 시간을 아기고양이 혼자 어두운 홈통 속에 매달려 울고 있었던 것입니다.
 
 

 활동가들이 아기고양이를 구조하며 가장 염두에 둔 것은 “어떻게 하면 이 아기고양이를 다치지 않고 꺼낼 수 있을까?” 였습니다. 기다란 홈통 안의 상황을 정확히 파악할 수 없었기에 행여 무리를 해서 홈통을 자르거나 힘을 가하면 고양이가 다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아기고양이는 홈통의 중간 부분에 매달려 있었기 때문에 밑 부분을 통해서 아기고양이를 조심스럽게 꺼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최악의 경우 홈통을 자르는 방법도 있었지만, 우선은 홈통 아랫부분을 꽉 막고 있는 단단한 패트병과 빗물 섞인 흙먼지 및 쓰레기 등을 제거해 보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아기고양이가 매달려 있는 부분 위아래는 먼지와 쓰레기더미로 꽉막혀 있었기 때문에 아랫부분의 불순물을 제거한 후에도 고양이를 쉽사리 꺼낼 수 없었습니다. 이렇게 더이상 시간을 지체하다가는 아기고양이의 건강이 염려되어, 급히 119에 도움을 요청하기로 했습니다.
 
 

활동가들의 전화를 받고 한걸음에 달려와주신 행당119 안전센터의 구조대원 분들 덕분에 아기고양이 구조 작업이 보다 수월하게 진행되었습니다. 이날 구조에 힘써주신 구조대원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무사히 구조한 아기고양이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지난 하루가 이 작은 생명에게는 생과 사를 오고가는 고된 시간이었을 것입니다. 밤새 내리던 차가운 비와 쓰레기와 먼지 뿐인 좁은 통에서 오롯이 혼자 견뎌내야만 했던 그 두려움이 얼마나 컸을까요.   

구조의 기쁨도 잠시, 사람의 손길이 낯선 아기고양이의 눈은 조금씩 힘을 잃어갔습니다. 한시라도 빨리 병원으로 데려가 저체온증과 탈수 증세를 치료해야만 했습니다.
 
 

체온기로 측정할 수 없을 정도로 저체온이었던 아기고양이에게 4-50분가량 따뜻한 바람으로 젖은 털을 말려주고, 수액을 맞추고 나니 조금씩 정상 체온으로 돌아왔습니다. 더불어 수의사님에게 기초진료를 받아본 결과 별다른 외상이나 결막염 등은 확인되지 않았고, 일단 충분한 휴식과 영양 공급이 필요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렇게 홈통에서 구조된 아기고양이는 세상 모르게 푹 자고 일어난 후 활동가들의 정성스러운 돌봄아래 조금씩 기력을 회복해 나갔습니다. 여러 사람의 마음이 모인 기적같은 일이었습니다.
 
 

 

 
 - 내 이름은 "꼬미" 입니다. 꼬마 미묘의 줄임말이죠. -
 
진단에 따르면 영양 공급이 충분치 못 해서 비슷한 연령의 다른 아기고양이들에 비해 몸집이 작다고 합니다. 그래서 꼬미의 회복을 위해서는 무조건 잘 먹이는게 가장 중요하다고 합니다. 처음엔 주사기나 숟가락으로 먹였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기력을 회복하여 이제는 스스로 사료도 잘 먹고 배변활동도 원활히 하고 있습니다. 야옹.
  
꼬미의 앙증 맞은 모습입니다~ 
 
 




해마다 장마철이면 불어난 빗물이나 위험한 배수시설에 다친 동물들이 많습니다. 주변에 위험한 설치물을 목격했다면 조금만 시간을 들여서 이러한 사고 예방을 위해 안전 가림막 등을 설치해 주는건 어떨까요? 활동가들은 또 다른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꼬미가 있던 옥상 우수관 입구를 철망으로 막아 두었습니다.
 
태어난지 한달 남짓 된 아기고양이 꼬미는 여러 사람들의 소중한 마음이 만들어낸 기적입니다. 
제보자의 전화, 구조대원들의 구조활동, 수의사의 치료, 도움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아기고양이 꼬미의 건강한 성장을 기대해주시길 바랍니다.


 



댓글


viki710 2015-08-01 16:35 | 삭제

꼬미를 구조해 주셔서 정말감사합니다..꼬미가 부어 보이는것같아요..
꼬미의 폭풍성장 기대할께요~~


이경숙 2015-08-03 14:27 | 삭제

생사의 기로에 섰던 꼬미를 구조하고 또 치료하고 보호해 주신
동물자유연대 고맙습니다
119 구조대도 정말 고맙습니다
꼬미...정말 꼬맹이 미묘네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