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살충제 달걀 파동의 근본적 해결의 시작은 배터리 케이지 금지이다.

농장동물

살충제 달걀 파동의 근본적 해결의 시작은 배터리 케이지 금지이다.

  •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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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8.31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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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케이지에서 생산된 달걀이 살충제로 오염되어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달걀에 대안 불신과 불안이 여전히 많은 사람들을 둘러싸고 있는 요즈음, 동물자유연대가 배터리 케이지의 현실적인 대안과 소비자가 안심하고 달걀을 선택할 수 있는 사육방식을 소개한다.


닭과 달걀을 기계와 공산품으로 취급한 대가로 돌아온 살충제 달걀 파동, 근본적 해결의 시작은 배터리 케이지 금지이다.
 

살충제 달걀 파동의 근본 원인 중 하나, 배터리 케이지
일반 계사, 관행 계사 등으로 불리고 있는 배터리 케이지는 현재 우리나라 산란계 사육방식의 95%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사육 방식이다. 배터리 케이지는 대부분 창문이 없는 큰 창고형 사육장(무창계사) 안에 설치한다. 한 마리당 면적이 A4 한 장도 채 되지 않는 크기로, 가로세로 약 50cm의 공간에 6~8마리가 사육되는데, 이런 배터리 케이지를 위로 3~12 단 까지 쌓아 올려 사육한다. 이는 매우 밀집된 공장식 축산방식으로, 이런 환경에서 닭이, 설치류와 같은 해충은 물론, 밀집 환경 자체에서 오는 스트레스로 인한 질병과 이상행동도 발생한다. 그러나 이렇게 고통받는 닭이 있어도 현실적으로 관찰이나 치료가 불가능하며, 또한 닭은 배터리케이지 안에서 모래목욕, 날갯짓, 둥지 만들기, 횃대에 오르기 같은 본능적인 행동도 불가능하다. 특히 모래목욕은 닭이 기생충을 제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배터리 케이지 내에서 닭은 모래목욕을 할 수 없어 기생충에 고통 받고 있다. 기생충 박멸을 위해 친환경 살충제를 개발해도, 내성이 생기면 더욱 강력한 약품을 찾게 된다는 것은 뻔한 일이다. 이러한 이유로 동물자유연대는 친환경 진드기 약재 개발이 아닌, 근본적인 산란계의 사육환경 개선을 주장한다. 정부와 산업계가 산란계의 배터리 케이지 사육을 금지하고 하루속히 대안을 수립해야 한다.

대안1 다단식 개방형 축사 사육
 
 

이 시스템은 거대기업인 맥도날드(미국)가 선택한 시스템이다. 실내에 개방된 축사를 만들어 닭이 자유롭게 생활하도록 하는 시스템으로 배터리케이지에 비해 쪼기, 긁기, 홰 치기, 날개펴기와 같은 본능의 표현이 자유롭다. EU에서는 산란계 수를 사용가능한 공간 중 평방미터 당 9마리로 제한하고 있으며, 바닥의 1/3은 깔짚으로 덮여 있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개방식 축사 시스템은 여러 층으로 구성되어 있으나, 닭이 원하는 쪼기, 횃대에 오르기, 날개 펴기와 같은 다양한 행동이 가능한 적절한 플랫폼과 횃대 등이 있어야 한다.

대안2 평사 사육 
 


실내에서 닭을 케이지에 가두지 않고 풀어 놓아 키우는 방식을 평사 사육이라고 한다. 배터리 케이지이 비해 쪼기, 바닥 긁기, 안전한 곳에 알 낳기 등의 행동이 가능하다. 운동을 하거나, 날개를 펼치거나 홰를 칠 수 있고, 날 수도 있다. EU에서는 평사 사육 산란계 수를 사용가능한 공간에서 평방미터 당 9마리로 제한하고 있으며, 바닥의 1/3은 깔짚으로 덮여 있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평사 시스템은 단층 또는 여러 층인데, 여러 층일 때는 긁기, 쪼기, 횃대에 오르기, 날개 펴기와 같은 닭이 원하는 다양한 행동이 가능한 플랫폼과 횃대가 있어야 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또한 사육 건물에 온실을 추가하여 닭에게 자연광과 기온을 느낄 수 있게 해주고, 더욱 다양한 활동을 위한 공간을 제공할 수 있다.

대안3 방사 사육
 

 
평사 사육과 비슷한 밀도와 환경으로 꾸며진 사육장에서 길러지지만, 낮에는 외부의 초지로 나갈 수 있는 시설이 있어야 한다. 닭 한 마리당 최소 4평방 미터의 공간을 제공해야 한다. 사육장은 이동식도 가능하며, 다단으로 횃대가 있어서 밤에 횃대에서 잘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운동 및 돌아다니기, 식물이나 곤충을 쪼는 등 본능적인 행동이 가능해야 하며, 목욕과 바닥 긁기, 햇빛과 신선한 공기에 노출될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가장 좋은 시스템은 모든 닭들이 외부로 나갈 수 있으며, 천적의 두려움 없는 조건이 갖추어진 외부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동물복지 인증 달걀 가격은 일반 배터리 케이지 달걀과 비슷하거나 저렴하다.

동물복지 인증 달걀은 일반 배터리 케이지 달걀에 비해 전혀 비싸지 않다.
달걀은 국민의 식탁에서 가장 가까운 단백질 공급원으로, 연간 1인당 달걀 소비량은 268개(농림축산식품부 기준)에 이른다. 그 중 브랜드 달걀 시장점유율 1위가 배터리 케이지에서 생산된 달걀이었다. 그러면, 이렇게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선택한 달걀의 가격과 동물복지축산 달걀의 가격을 비교해보자. 많은 소비자들이 동물복지 달걀이 매우 고가라고 생각하고 있으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배터리 케이지 생산 달걀의 가격은 동물복지 사육으로 생산된 달걀과 비슷하거나, 심지어 비싸다. 가격 때문에 동물복지 달걀이 소비자의 외면을 받을 일은 없어 보인다. 게다가 동물복지 인증은 엄격한 농장관리를 요구하고 있다. 소비자는 비싸게 지불하지 않으면서 윤리적인 소비를 할 수 있는 것이다. 현재 대형마트의 온라인 샵에서 판매되는 달걀의 가격은 아래와 같다.

브랜드 배터리 케이지 달걀 VS 중소 농장 동물복지 인증 달걀

 ● 이마트 : 풀무원 목초 달걀(15구) 8100원 vs 동물복지 유정란(15구) 6780
 ● 홈플러스: 풀무원 목초란(15구) 7990원 vs 새싹보리 동물복지란(15구) 6990
 ● 롯데수퍼: 풀무원 목초란(15구) 8400원 vs 동물복지 인증 유정란(15구) 6900
                                                                                      (2017년 8월 31일 온라인 검색 결과)
 
하지만, 동물복지 인증제만이 해결 방안이 아니다. 엄격한 기준의 동물복지 인증제는 유지하되, 전체 산란계 사육방식의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 최소한 닭을 밀집 케이지에서 가두어 키우지 않는 개방형 사육으로 바뀌어야 한다.


동물복지에 대한 소비자의 알 권리와 선택 권리를 보장을 위해 달걀 포장의 사육환경 표시제가 시급하다.

소비자들이 윤리적이고 현명한 소비를 할 수 있도록 달걀사육환경 표시제를 제안한다.
이번 살충제 달걀 파동에서 소비자의 반응은, 닭을 이렇게 키우는 줄 몰랐다. 어떻게 이런 환경에서 낳은 닭이 친환경인가 등 그간 달걀이 생산되는 공장식 축산의 현실에 대하여 전혀 모르고 있었던 점이다. 두부, 콩나물과 같이 대표적인 서민 먹거리였던 달걀의 사육환경을 소비자가 전혀 인식하지 못했다는 것은 소비자의 무관심 보다는, 관련된 정보의 제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본다. 배터리 케이지 사육으로 생산, 판매되는 달걀의 경우 ‘목초 먹인~’, ‘자연의~’, ‘그린~’, ‘행복한~’, ‘방목’, ‘유정란’과 같이 모호한 문구나, 실제 사육환경인 배터리케이지와 전혀 동떨어진 푸른 초원 위에서 닭이 노는 풍경이 등을 사진, 그림 등으로 표현해 소비자들은 마치 닭들이 푸른 초원에서 풀을 먹고 살거나, 자연적인 환경에서 살며 달걀을 낳는 것으로 오인하도록 교묘하게 표현되어 있다. 이렇게 화려한 마케팅으로 실제 달걀의 사육환경 정보를 알 수 없는 소비자들은 정확한 정보의 부재로 인해 윤리적인 소비 선택의 기회도 가질 수 없고, 비슷한 가격대의 계란을 두고 더욱 합리적인 소비를 할 수 없다. 이렇게 소비자는 실제 달걀의 품질과는 관계 없는 유통 및 마케팅 비용을 지불하게 될 수 있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축산 선진국이라 할 수 있는 유럽연합의 경우 달걀 포장은 물론, 달걀 하나하나에 동물복지 사육 등급을 표시하는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 사육환경 표시제는 소비자의 선택과 소비에 도움을 준다. 영국의 슈퍼마켓에서 판매되고 있는 방목형 농장에서 생산된 동물복지 달걀(위)과 배터리 케이지에서 생산된 달걀(아래).

리나라도 하루 속히 사육환경 표시제를 실시하여 소비자의 현명하고 윤리적인 소비를 돕고, 이를 통해 더욱 투명한 달걀의 생산 및 유통관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2017년 살충제 달걀 파동과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의 해결은 배터리케이지를 금지하는 것을 기점으로 시작되어야 한다.

2003년 12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국내에서 처음 발생한 이후 2017년 현재까지 반복적으로 발생, 토착화의 경향까지 보이고 있는 오늘까지 동물자유연대는 공장식 밀집사육에 대한 우려와 경고를 끊임 없이 보내며, 보편적인 동물복지축산 정책의 수립을 요구해 왔으나 정부는 위의 문제와 공장식 축산의 연관성을 가벼이 여기며 미봉책으로 일관해왔다.
하지만 지난 15년 동안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동물복지축산 농장에서 발생하는 비율이 극히 미미한 점, 그리고 살충제 달걀 파동에서 피프로닐 등 각종 살충제 성분이 발견된 농장 중 친환경 무항생제 축산 농장의 비율은 높지만 동물복지축산 농장에서는 나타나지 않은 점 등을 가벼이 여기지 않기를 바란다. 동물자유연대는 이번 정부가 발표한 농장사육환경 개선책이 동물복지의 관점에서 조속히 계획되고 실행할 것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