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도 힘든 세상, 동물까지 걱정해야 되나요?
우리가 동물에 대해 이야기할 때 흔히 받게 되는 질문들이 있습니다. 특히나 산업화의 규모가 가장 크고, 사람들의 식생활과 밀접한 농장동물의 경우에는 더더욱 동물보호 기준의 적용을 최대한 피하려고 하며, 심지어 공격적인 반응을 나타내는 경우도 있음을 우리는 경험하게 됩니다.
사람들도 힘든 세상, 동물까지 걱정해야 되나요? 더구나 먹고 살자고 키우는 동물들을...? 이런 질문에 어떻게 대답을 할 수 있을까요?
우리가 가장 흔하게 접하는 질문들과 이에 답할 수 있는 설명을 정리해보았습니다.
1. 농장에서 사육되는 동물들은 태어날 때부터 그렇게 살아왔다. 그러한 동물들이 자신의 삶이 고통스럽다는 것을 과연 알겠는가?
보다 넓은 공간, 신선한 공기가 없이도 동물들은 생명을 부지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생명을 유지한다는 것과 고통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은 엄연히 다릅니다. 오늘날의 집약식 밀집 사육은 동물들의 타고난 본성을 표출하는 것을 불가능하게 하며, 이것은 심리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동물에게 큰 고통을 겪게 합니다.
2. 농장동물은 어차피 오래지 않아 죽을텐데, 사는 동안 고통을 받는 게 중요한 문제인가?
우리도 언젠가는 모두 죽습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고통받고 사는 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할 수 있을까요? 우리가 입장을 바꿔 생각을 해본다면, 나 자신이 곧 죽게 될 순간이 온다면, 우리는 사람들이 나에게 보다 더 잘해주기를 바라게 되지 않을까요? 궁극적으로 이 동물들이 인간을 위해 죽는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우리는 그들에게 최대한 편안한 삶과 죽음을 맞게 하는 것이 도리일 것입니다.
3. 세상에는 고통을 받는 사람들도 많은데, 우리가 굳이 동물들을 걱정해야되나?
우리가 동물을 위해 무엇인가를 한다는 것은 인간과 동물 사이를 구분짓는 선을 긋는 게 아닙니다. 우리가 동물을 위한다는 것은 근본적으로 인간에서 출발합니다. 우리 인간도 결국 동물에 포함된다는 사실을 우리는 부정할 수 없죠. 동물을 위해 무엇인가를 한다는 것은 우리가 고통을 느끼는 것과 마찬가지로 개나 고양이나 돼지나 닭도 고통을 느낄 수 있음을 이해하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4. 오늘날의 농장동물 사육 시스템은 이미 오래전부터 정착되어온 것인데 쉽게 바꿀 수 있을까? 동물복지를 고려하는 것은 현상황에서 너무 비현실적이다.
모든 문제를 단기간에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개개인의 변화가 오랜 시간 축적되어 큰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한 사람이 평생 소비하는 고기의 양은 닭이 약 750마리, 돼지가 약 20마리, 소가 대략 5-10마리에 이릅니다. 한 사람이 동물복지형이나 채식 중심으로 축산물의 소비 패턴을 바꾼다면 약 1000여마리의 농장동물의 삶에 바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5. 농장동물은 특히 축산업 종사자들의 생계와 긴밀히 연관되어 있어, 많은 축산업 종사자들이 동물복지까지 고려하면 농장 문을 닫게 될지도 모른다고들 한다.
많은 축산농민들이 한미 FTA 등의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어려움의 상당부분은 바로 현대의 집약식/공장형 축산 시스템에 그 원인을 두고 있습니다. 축산물의 가격이 떨어질수록 축산농민에게 돌아가는 이익도 함께 줄어들게 됩니다. 지금도 축산물 주요 생산거점은 노동력과 생산비가 싼 국가로 계속 이동하고 있습니다. 축산업의 경쟁력을 살리는 길은 품질을 강화하는 것이고, 환경에 친화적인 방식으로 생산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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