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식 축산업의 문제
지난 몇 년간 광우병, 돼지 구제역, 조류 독감 등 가축에게 발생하는 질병의 확산이 전세계적으로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이로 인한 대규모의 가축 폐사는 축산농가의 자산에 막대한 피해를 입히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그와 같은 질병이 병든 가축의 고기를 먹는 인간의 생명과 건강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큰 문제가 되었다.
이러한 심각한 질병의 발생원인은 근본적으로 동물의 본능과 생물학적 요구를 철저히 무시한 사육환경에서 찾을 수 있다.
현대의 축산업은 이른바 공장식 축산업, 또는 집약식 축산업으로 정의된다. 이것은 말그대로 공장에서 물건을 찍어내듯이 고기를 만들기 위해 동물을 생산해내는 것을 뜻한다.
공장식 축산업은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낸다는 경제 원리를 바탕으로, 동일한 조건 하에서 최대한 많은 양의 고기를 생산해내기 위하여 기본적으로 밀집 사육 환경을 지향한다.
공장식 축산업 환경은 쉽게 말해 동물의 생리에 사육조건을 맞추어주는 것이 아니라, 규격화된 사육조건에 동물을 맞춘다. 규격화된 사육조건이라는 것은 동물의 건강에 바람직한 최적의 조건을 의미하는 것이 절대 아니다. 그것은 동물의 본능과 생활습관, 편안함을 철저히 무시한 채 관리상의 편의에만 초점을 맞춘 사육조건이며, 휴식과 식사, 배설, 이 모든 활동이 제한된 동일 공간에서 모두 이루어지기 때문에 대개 위생 상태도 청결하게 유지되지 못한다.
이러한 방식은 한동안 축산물의 새로운 수요와 공급을 계속적으로 창출해내면서 축산업의 규모성장에 기여했다.
그러나 단일 농장에서의 사육규모가 나날이 확대되면서 배출량이 급증하고 있는 농장의 축산 분뇨는 환경 오염의 주원인으로 인식되며 지금도 끊임없는 민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움직일 수 있는 공간도 그다지 넉넉하지 않은 좁은 축사, 먹고 자고 배설하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단조로운 일상은 인간과 마찬가지로 나름대로의 사회를 형성하며 살아가는 것이 자연스러운 동물들에게 극심한 스트레스를 유발하며 이들을 병들게 한다. 밀집 사육 환경은 질병의 발생 가능성을 높이고 그 확산 속도를 빠르게 하므로, 사육되는 가축들을 다량의 약물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21세기에 들어섬과 동시에 이러한 공장식 축산업으로 인한 부작용들은 본격적으로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으며 그 결과는 인간의 지식이 예측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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