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4일 동물자유연대와 생명환경권행동 제주비건은 제주의 비육마 일본 수출을 항의하고 수출 중단을 요구하고자 제주도청 친환경축산정책과와 면담을 했습니다.
지난 4월 6일 제주는 비육마 30마리를 일본으로 첫 수출했다고 언론에 홍보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에 수출한 말은 3-6개월 간 살을 찌우는 비육 과정을 거친 뒤 도축하여 유통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뿐만 아니라 도는 “말산업이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맞이했다”면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제주는 도의 성과처럼 자화자찬했지만, 해외에서는 살아있는 동물을 식용 목적으로 해외 이송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추세입니다. 영국, 호주, 미국, 캐나다 등 여러 국가에서 이 같은 행위가 동물복지를 침해한다며 금지하는 법을 발의했거나 이미 통과 시켰습니다. 또한 제주가 말 수출을 의뢰한 B사는 본사가 위치한 캐나다에서 동물학대로 악명높은 기업으로서 현지 동물단체들이 동물 방치 사육, 수송 과정에서의 학대 등 여러 문제를 폭로한 곳입니다.
이에 4월 23일 동물자유연대를 비롯한 ‘말복지수립범국민대책위원회’는 규탄 성명을 발표했고, 24일에는 제주도청 관계자들과 면담 시간을 가졌습니다.
면담 자리에서 도 관계자는 ‘수익 증진을 위해 농가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한 사업으로 도에서 보도자료를 발표하기는 했지만, 해당 사업에 도의 예산을 투입한 것은 아니다’라고 전하며, ‘앞으로도 비육마 수출에 도가 지원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전달했습니다. 다만 농가에서 추진하는 것까지 막을 수는 없겠으나 동물복지 차원에서 문제가 있음을 명확히 인지하였으므로 올바른 방향을 모색할 수 있도록 농가, 단체와 협의하며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단체가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단순히 말을 식용으로 이용하기 때문이 아닙니다. 국내 말산업은 산업의 핵심이 되는 동물의 복지를 등한시하며 오로지 동물 착취만으로 일관하여 이루어져왔습니다. 동물자유연대를 포함한 연대 단체들이 지난 수 년 간 말 복지 개선을 요구해왔음에도 아직까지 말 이력제 의무화라는 최소한의 관리 방편 조차 마련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일방적인 이용 대상으로 전락한 말의 수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기는커녕 여전히 산업 규모를 키우는 데에만 급급한 정책 방향을 제대로 수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면담에서 도는 비육마 수출을 지원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이 같은 입장은 그나마 다행이겠으나, 이를 넘어 산업에서 착취당하는 말 복지 개선에 행정의 적극적 역할을 고민해야합니다. 동물자유연대는 말 산업의 근본적 변화를 향해 꾸준한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