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15일, 화창한 하늘이 우리를 반겨주듯 기분좋던 날 동물자유연대는 시민 분들과 함께 제주에 있는 말 생츄어리에 다녀왔습니다. 이곳은 충남 부여에서 아사 직전에 구조된 ‘별밤’과 ‘도담’이 지내는 곳이기도 합니다🐎🐎
생츄어리에는 30여 마리의 말들이 갇히거나 묶이지 않고 자유롭게 지내고 있습니다. 좁고 열악한 사육장에 갇혀 관람객이 주는 먹이만을 기다리는 체험형 동물원과는 180도 다른 환경에서 말들에게 당근 간식을 주며 교감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처음에는 서로를 낯설어하던 사람과 말들이 간식을 주고 받으며 조금씩 친해지는 게 느껴졌습니다. 말과 장난을 치며 간식을 주는 참가자들의 밝은 웃음소리가 생츄어리 가득 울려퍼졌습니다😀
말들과 어느정도 낯을 익힌 뒤에는 사람들에게 마음을 열어준 말들 몇 마리와 함께 오름 트레킹에 나섰습니다. 구조 당시 심하게 부어있던 발목의 붓기가 이제 거의 다 빠진 별밤이도 함께 발을 맞추어 걸었습니다. 말과 사람이 비슷한 속도로 걷는 평화로운 장면을 보며 사람과 말의 관계 또한 이런 모습이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말과 같이 걷고 목욕을 시키고 빗질을 해주며 아주 자연스럽게 말과 가까워짐을 느꼈습니다. 강제로 동물을 가둬놓고 억지로 끌어안고 만지는 체험 동물원에서는 결코 경험할 수 없는 동물과의 교감입니다. 참가자 분들은 두시간 반의 시간이 너무 짧아서 아쉽다며 앞으로도 이런 프로그램이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는 만족의 의견을 보내주셨습니다. ‘아는 만큼 사랑한다’는 말도 있듯 이번 행사처럼 동물과 진정한 교감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자주 마련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동물자유연대가 말 생츄어리 시민 초대의 날을 기획한 목적은 두가지였습니다. 개, 고양이 등의 동물에 비해 우리와 비교적 덜 친숙한 말을 가까이서 만나보며 직접 교감하는 시간을 갖고, 이를 통해 국내 말 산업의 문제점에 대해 알리고자 했습니다. 생츄어리에 보호 중인 말들은 모두 말산업의 피해자입니다. 경주마 은퇴 후 도축장에 끌려갈 처지였던 녀석, 승마장에서 학대를 받다 구조된 녀석 등 저마다 하나씩 사연을 품고 들어와 치유의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동물자유연대가 구조한 별밤이와 도담이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엉덩이와 다리에 큰 상처를 가지고 있던 도담이는 살뜰한 관리를 받으며 아주 천천히 상처가 아물고 있습니다. 하지만 22살 도담이의 삶은 어떤 모습이었을지, 그 동안 겪었을 마음의 상처는 얼마나 치유되고 있을지는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이번 생츄어리 방문이 시민들에게 착취형 말산업의 문제점을 다시 한번 일깨우는 계기가 되었길 바랍니다. 말이라는 동물은 사람의 이익을 위해 억지로 달리거나 잔혹하게 도축되어야 하는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이 당연해지는 날을 위해 동물자유연대는 말 복지 체계 수립 활동을 이어가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먼 길을 날아서 혹은 달려와주신 참가자 분들께 감사드리며, 바쁘신 와중에도 시간을 할애해 다양한 활동을 진행해주신 생츄어리 대표님께도 깊은 감사를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