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전시 반대
오락을 위한 공간이 아닌
야생동물 터전으로 기능하도록 동물전시시설 목적 전환
- 2026.08.13






2026년 8월 12일, ‘바람이’가 구조된 지 3년 만에 청주동물원에서 세상을 떠났습니다.
청주동물원으로 가기 전 바람이가 살던 김해 부경동물원은 동물의 복지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열악한 시설로 악명 높았습니다. 게다가 코로나19를 거치면서 경영난을 이유로 동물원을 문닫은 이후에는 상황이 더 악화됐습니다. 동물들은 기본적인 돌봄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비좁고 어두운 전시장에 방치됐습니다.
갈비뼈가 드러날 만큼 앙상하게 야윈 모습에 ‘갈비사자’라는 별명이 붙었던 바람이의 몸에는 그동안의 고된 시간이 고스란히 담겨있었습니다. 그러나 바람이가 구조되어 청주동물원으로 가고, 이후 동물원 폐쇄 명령까지 내려진 뒤에도 부경동물원에는 바람이의 딸을 비롯해 백호, 알파카, 라쿤 등 여러 동물들이 남아있었습니다. 업주는 최소한의 책임조차 외면하면서도, 동물을 매각하겠다며 소유권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동물에게 돌아갔습니다.
2024년, 부경동물원이 문을 닫고, 같은 업주가 운영하던 대구의 실내동물원까지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두 곳의 동물원이 문을 닫기까지 너무 많은 동물이 오랫동안 고난을 견뎌야 했습니다. 그 중에는 좀 더 나은 곳으로 옮겨진 동물도 있지만, 장소만 달라졌을 뿐 이전과 비슷한 상황에서 살아가는 동물도 있습니다.
바람이가 구조되고 조금씩 멋진 모습을 되찾아가는 과정은 많은 이들에게 기쁨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지켜본 그 시간이 그저 바람이라는 사자 한 마리의 이야기로만 기억되어서는 안됩니다.
햇빛도 바람도 없는 공간에 동물을 가둬두고 전시해도 이를 허용하는 제도, 운영자가 책임을 다하지 않더라도 동물을 구호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 그리고 궁극적으로 오직 인간의 즐거움만을 위해 동물을 전시하고 구경하는 ‘동물원’이라는 공간까지. 바람이의 삶은 동물전시산업 전반에 걸쳐 여전히 이어지는 문제를 조명하며, 그 해결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20여 년 간의 고된 삶을 마친 바람이가 이제 비로소 자신의 이름처럼 자유롭게 날아가기를 바랍니다. 동물자유연대는 바람이가 남기고 간 이야기를 오랫동안 기억하며 동물이 구경거리가 되지 않는 세상을 향해 변화를 만들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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