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전시 반대
동물이 구경거리가 아닌
존재 그 자체로 존중받을 수 있도록 영리 목적의 동물전시 중단
- 2026.03.17









지난 1월, 경기도 한 실내동물원에서 전신탈모 상태의 카피바라 두 마리를 전시했습니다. 동물자유연대가 이를 야생생물법 위반으로 고발했지만, 경찰은 진료 기록이 있다며 불송치 처분했습니다.
이후 2월에 재방문했을 때에도 카피바라는 여전히 몸 곳곳의 털이 빠진 상태로 전시되고 있었습니다. 기록의 유무와는 별개로 해당 개체들은 완전히 건강을 회복했다고 보기 어려운 상태였습니다.
SNS 등 미디어를 통해 카피바라가 인기를 끌며 많은 시설에서 카피바라를 전시하고 홍보에 이용하고 있습니다. 동물체험전시시설에서는 동물의 필요보다 사람의 흥미를 채우는 일을 더 우선합니다.
인파 속에 놓인 카피바라는 영업이 이루어지는 내내 사람의 시선과 접촉에 노출됩니다. 실제 현장에 방문했을 때에도 누워있는 카피바라의 입에 억지로 먹이를 들이밀거나 끊임없이 만지는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계속 자신을 뒤쫓는 관람객을 피해 전시장을 내달리는 카피바라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전시장 어디에서도 그들이 몸을 숨길 은신처는 찾을 수 없었습니다.
인간에게 인기는 긍정적인 요소이지만, 동물에게는 결코 달가운 일이 아닙니다.
동물에 대한 인기는 존재 자체가 아니라 인간이 그 동물에게서 소비하고 싶어하는 특성에 한정됩니다. 귀여운 외모, 희소성, 영리한 행동. 사람에게 인기를 끌게 된 요인들은 결국 동물을 ‘주체’가 아닌 ‘이용 대상’으로 전락시킵니다.
유행을 타고 카피바라 전시가 확산되고 있지만, 국내 대부분의 전시시설에서는 그 습성을 충족하기 어렵습니다. 반수생동물인 카피바라는 먹이 섭취, 배변, 은신 등 많은 활동을 물에서 하기 때문에 그들에게 물은 단순히 환경 요소가 아니라 생존과 직결된 조건입니다.
그러나 국내 다수의 전시시설에서는 몸이 겨우 들어갈 크기의 수조나, 충분히 잠기지도 않을 만큼 얕은 수심의 물만 제공됩니다. 일부는 그마저도 제대로 주어지지 않거나,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오염된 경우도 여럿입니다. 숨거나 회피하고 싶어하는 습성을 고려한 은신처 역시 마련하지 않은 시설이 대다수입니다.
이렇듯 동물에게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전시 행태는 관람객의 안전과도 연결됩니다. 카피바라는 온순한 동물로 알려져있지만, 그들 역시 야생동물이라는 사실은 바뀌지 않습니다.
미국동물원수족관협회(AZA)를 비롯한 여러 자료에서 ‘카피바라가 위협을 느끼거나 겁을 먹을 경우 사람을 물 수 있으며, 이는 심각한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또한 미 질병통제센터(CDC)는 야생동물과의 접촉으로 인한 인수공통감염병 위험을 지속해서 강조하며, 야생 뿐만 아니라 동물원 같은 공공장소에서도 질병이 전염될 가능성을 전하고 있습니다.
결국 카피바라 전시는 동물과 인간 모두에게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AZA는 카피바라 사육 지침의 목적을 ‘우수한 관리와 돌봄을 통해 카피바라의 복지 수준을 보장하고 보존에 기여하여 미래 세대에도 카피바라가 지속적으로 존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그러나 국내 대부분의 전시시설은 이러한 방향과는 무관하게 오로지 체험과 관람만을 중심으로 운영합니다. 동물에 대한 애정으로 포장된 인기의 실상은, 인간의 유흥 대상으로 동물을 소비하는 구조에 지나지 않습니다.
짧은 영상이나 사진 속 단편적인 이미지는 그 동물의 삶 전체를 담아내지 못합니다. 동물을 가까이에서 보고, 만지고, 사진찍는 경험이 아니라 그 동물이 진짜 삶을 영위할 방안을 찾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동물은 유행이 아니라 존중해야 할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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