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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05.06
저희집 건물 바깥에 스피츠 한마리가 있습니다.
저희집 주인이 키우는 개입니다.
처음 봤을 때가 올해 여름인데, 사방이 샌드위치 판넬로 가로막혀 있었고,
그 안에 스피츠가 한여름에 더워서 자기 스스로 털을 뜯어서 여기저기 흩어져 있고,
부분부분 털이 뜯겨서 있었고, 주변에는 대소변을 치우지 않아 널부러져 있었고,
밥통에는 사료만 한가득, 물도 자주 갈아주지 않아 더러워 보였으며,
줄은 집 밖으로 나와 겨우 설 정도로 짧았습니다.
하도 가여워서, 제가 판넬을 열어서 트이게 해주고 주인에게 잘 말해서
청소좀 해달라고 하면, 그제서야 가끔 청소는 해주었으나,
청소는 2주에 한 번 정도 할까말까했습니다.
한 번은 이 강아지가 집밖으로 나오지 못 하고 며칠동안 벌벌 떨고 있어서 왜 그런가 하고
보니 줄이 너무 짧아서 그런가 싶어, 제가 갖고 있는 별도의 줄 하나를 연결하여
줄을 길게 해주었더니, 그제서야 집밖으로 나와 소변을 보는데,
몇일 동안 참은 듯한 엄청난 양의 소변을 보았습니다.
줄이 짧아 활동 반경이 너무 좁아서 더 이상 소변을 눌 공간이 없었고
강아지 스스로 발에 오줌이 묻는 게 싫어서인지 계속 참았던 모양입니다.
그제서야 재빨리 줄을 늘여주지 못 한 게 미안하더라고요.
주인에게 이 사실을 말했습니다. 줄을 길게 해줘야 될 것 같다고,
이미 제가 줄을 길게 해준 후였으나 어쨌든 알겠다고 하더군요.
그 뒤로 대소변 1주일 이상 안 갈아주는 건 여전하고,
그게 보기 흉한 건 알았는지 샌드위치 판넬로 또 가로막기도 하더라고요.
왜 자꾸 막냐고 했더니, 지나가는 사람 보면 짖을까봐 그랬다고 하는데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죠. 그때마다 제가 다시 판넬 열어주고 앞 트여주고 그랬습니다.
10개월 가량 이 집에서 살면서 강아지를 산책시켜주는 걸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고,
적어도 다가가서 쓰다듬어주거나 이뻐해주는 것도 그 집 막내아들 외에는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목욕과 미용을 안 시켜주는 것은 기본, 10개월 살면서 목욕 미용 시켜주는 거 딱 한 번 봤고요.
제가 불쌍해서 이따금씩 동네 한 바귀 산책해주려면 줄 자체가 오줌에 쩔어 있어
그것도 쉽지 않았고, 그렇게 산책을 시켜주면 떨어져있는 음식물을 기겁을 하고 먹을 정도였고,
한 번은 집에 직접 데리고 와서 목욕도 시켜주었는데
소변 가리는 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는지 여기저기 소변을 보더라고요.
근데 소변 색깔이 거의 빨간색으로 보여, 소변 기능도 안 좋아 보였어요.
이거 주인에게 얘기했더니 그제서야 알겠다고 하며 병원에서 약을 받아 발라주었다고는 말하는데,
약을 먹이고 치료를 받아야할 판에 바르는 약을 발라줬다는 게 전혀 이해되지 않았고요.
겨울 때에는 그래도 샌드위치 판넬로 집 외곽을 쌓아서
비교적 강아지가 지낼만하게는 된 것처럼 보였으나,
그 안에는 방석이나 이불 같은 게 전혀 없는 플라스틱 개집이었고,
그래서 제가 방석이나 쿠션 같은 걸 놓아주기도 했으나,
발과 발 주변은 이미 소변에 쩔어 있어서 그 방석도 금방 더러워지고,
축축해지면서 얼어버리더군요.
집 출입구로 바람이 들어올까봐 이불을 커텐식으로 쳐주기도 했고요.
한 번은 한겨울에 물통을 보니 물이 꽝꽝 얼어있는데,
갈아주지도 않고 이틀 삼일 있더라고요.
화가 나서 주인에게 문자보내니 답변도 없고, 조용히 물을 갈아놓더군요.
집 밖에 바닥은 대소변이 많아서 제가 가여워서 박스 같을 걸 수시로 가져다가
뜯어서 깔아주기도 했는데, 제가 이렇게 정성을 보여주면 미안해서라도
자기들이 이어서 해주고 따라서라도 해줘야 하는데, 제가 해주면 해주나보다하고
아무 소리도 안 하더라고요.
심지어 가끔은 동네에 못된 애들이 가끔 와서 돌 던지고 쓰레기 던지고 갑니다.
그나마 강아지 챙겨주는 것처럼 보이는 막내아들은 이따금씩 와서
가여운 듯이 쓰다듬어 주는데, 그 애도 그것 외에 해주는 게 없습니다.
산책을 해줘야 하는지, 목욕을 해줘야하는지 미용을 해줘야하는지
병원에 가줘야 하는지 잘 모릅니다. 부모님이 이렇게 키우라고 해서 그냥 조용히 있는 느낌이랄까요?
엊그저께는 가보니 누가 빼빼로를 줬는지 빼뺴로 봉지가 있고,
그 전에는 초코볼 같은 게 마구 떨어져 있고 강아지가 열심히 먹고 있더군요.
확실친 않지만 초콜릿을 누군가 고의적으로 준 건가란 의심이 좀 들었습니다.
10개월 동안 줄을 풀고 산책을 한 적이 제가 서너번 정도.
주인이 목욕+미용해주러 한 번. 이게 답니다.
제가 그나마 관여를 해서 지금 이 정도는 된 거지, 제가 없었으면 정말 최악의 환경에서 자랐을 강아지입니다.
보면서 '차라리 자유롭게 떠돌아다니기라도 하는 유기견 생활이 나아보일 정도'였으니까요.
PS. 그리고 신고자 신분은 밝혀주지 말으셨으면 합니다. 세입자가 신고한 것처럼 의심되게 하고 싶진 않아요. 그냥 지나가던 동네 주민이고 (실제는 남성이지만) 여성이라고만 말해주세요.
그리고 이건 주인이 저한테만 해준 말인데, 예전에 달마시안도 키웠었다고 하는데 영양실조 걸려서 죽었다고 하더군요. 이게 말이 되는 건가요. 사료를 안 좋은 걸 먹였거나 안 먹였다는 얘기죠. 이 얘기는 비밀로 해주세요. 이거 말하면 저인줄 아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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