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회원게시판
동물자유연대가 꿈꾸는 '동물에게 더 나은 세상'
후원회원님들과 함께 만들어 갑니다.
- 강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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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10.24
제안이라기보다 의아하게 생각되는 점 몇 가지를 적어보려고 합니다.
서울에 있는 몇 개의 공원에 야생동물 서식지를 만들 계획이라는 소식을 접했을 때부터 의아하게 생각했던 점들입니다.
첫째, 왜 반려동물은 공원출입을 허가할 수 없으면서, 야생동물 서식지를 만들려고 하는건지. 반려동물 출입제한 이유(배설물, 위생 등등)가 야생동물에게는 해당이 안 되는건지. 이 두 동물이 어떻게 다른 동물인건지. 반려동물 출입 제한을 요구하는 시민들이 왜 공원 내 야생동물 서식지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없는 건지.
둘째, 공원 내 야생동물 서식지는 말이 서식지지 또 다른 형태의 동물원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동물원들의 관리 실태가 너무나 엉망인데, 기존 시설들에 대한 관리도 제대로 못하면서 새로운 동물원을 또 만들겠다는 것이 과연 정당성과 타당성이 있는 일인지. 동물원의 야생동물들과 공원 내 조성되게 될 서식지에 살게 될 야생동물들은 다르다고 생각하는 건지. 이 문제에 대해서 기존의 동물원 관계자들도 항의해야 하는 거 아닐까요.
셋째, 말 그대로 야생동물들의 서식지는 야생의 자연 속에 있어야 된다는 것은 상식적인 일인데, 왜 도시 한복판에 야생동물 서식지를 만들려고 하는 건지. 그 서식지는 야생동물들의 진정한 서식지가 될 수 있는지. 그 서식지에 깃들게 될 야생동물들에 대해서 정말 끝까지 책임을 질 수는 있는 건지.
넷째, 현재 우리나라의 야생동물 보호 실태는 아주 열악한 상황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도시 한복판에 야생동물들의 서식지를 만들 열정과 재정이 있으면, 차라리 기존의 야생동물들의 서식지를 보호하는데 쓰는 게 보다 바람직한 건 아닌지.
아마도 동물에 대한 이중 삼중의 인식 때문에 이런 발상이 나왔으리라 생각합니다. 반려동물과 야생동물 따로, 애완견과 식용견 따로, 희귀동물과 흔하게 볼 수 있는 동물들 따로. 동물원의 야생동물과 산속의 야생동물 따로. 따로따로 구별해서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앞뒤가 안 맞는 일이 생기는 겁니다. 사람과 가장 가까운 동물인 반려동물과도 공존할 수 없는 사람들이 어떻게 야생동물과 평화롭게 한 공간을 공유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도 참 알 수가 없습니다.
공원 내에 야생동물 서식지를 만들려고 하는 목적이 무엇일까요?
만약 이런 시설을 통하여 시민들이 동물에 대해 좀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한 것이라면, 기존의 동물원을 진짜 야생동물들이 살 수 있는 환경으로 만들어주는 것을 통해서 충분히 가능합니다. 그런 것쯤 조금만 진지하게 생각해보면 알 수 있는 일입니다. 그런데 아마도 그런 목적이 아니겠지요. 굳이 시민들이 많이 찾는 도시 한복판의 공원에 야생동물원 서식지를 만들겠다는 것은, 물론 시민들을 위해서겠지요. 시민들의 위락시설. 시민들이 보다 자연을 가깝게 느낄 기회를 줌으로 해서 삶의 질을 높여보겠다는 생각 아닐까요? 그러나 공원이 진짜 자연이 아닌 것처럼, 역시 그런 식의 서식지는 진짜 동물들의 서식지가 아닙니다. 잘 포장된 팬시 상품 같은 거라고 생각합니다. 자연이 ‘자연’으로 있지 못하고, 시민들의 한때의 위락거리로 전락해버리고, 고가의 상품으로 거래되고 있는 것이 현대입니다. 속고 또 속고, 속는 줄 알지만, 편하니까 눈 감아 주고. 시민들이 그런 가짜 자연을 즐기는 동안 진짜 자연은 죽어가고 있습니다. 한쪽에서는 추운 겨울날 불법으로 놓인 덫을 제거하고 산속 동물들의 겨우살이 먹이들을 여기저기 놓아주기 위해 험한 산을 오르내리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한쪽에서는 겨우내 다람쥐들의 식량인 도토리를 등산 가방 가득히 담아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순전히 재미삼아. 그리고 산과 산 사이에 뚫린 고속도로 한복판에서 야생동물들이 낯선 차들에 몇 번이고 치인 채로 죽어가는 동안 한쪽에서는 도시 한복판에서 야생동물들을 시민들의 한때의 위락거리로 삼을 궁리를 하고 있습니다. 모든 사람들에게 동물들을 사랑하라고는 할 수 없을 겁니다. 그러나 적어도 공적인 위치에 있는 사람들만큼은, 자신이 개인적으로 동물들에 관심이 없다고 하더라도, 전체적인 틀에서 무엇이 문제이고, 무엇을 해야 하고 하지 말아야 하는지 정도는 좀 헤아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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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경 2003.10.26
아뇨,.,동자련에서는 현재로서는 접근 안할 계획입니다. 전에도 말슴드렷다시피. 그렇잖아도 이주옥대표님께서 제게 물었었는데 못한다고 했습니다. 따로 할일이 있습니다. 이슈에 대해서 동물단체가 모두 투입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문제가 커지고심각한 경우라소 모든 단체들이 같이 합력해야 한다면 그 이슈를 주도한 단체에서 자료와 정보를 알려준 다음 그 외의 단체들은 쉽게 동참할 수 있도록 유도해주길 바라고 있습니다. 그래야 각각의 역할을 할 수있고 중복 에너지 낭비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중에 어떤단체에서 그 이슈에 대해 잘 아는 것이 있으면 정보 제공하는 역할을 보조해주는것도 좋을것이구요.
김효진 2003.10.26
네. 동감합니다. 아름품에서는 이주옥님이 문의해본다고 해서 기다려보는 중입니다. 동자련에서도 정보를 얻으시면 바로 게시해주시기 바랍니다. 물론 그러시겠지만요^^
조희경 2003.10.25
김효진님.. 저는 이 문제는 서울시의 세부계획과 실현 가능성을 잘 검토한 다음 환경 및 야생동물보호 연구 단체 등과 잘 협의해본 다음 접근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야생동물은 전체적인 조화의 문제이니까요. 자칫, 동물단체들은 일단 딴지부터 걸어놓고 본다는 선입견이 생길까 우려되어서요... ^^;;
김효진 2003.10.25
네. 서울시의 계획을 잘 알아보고 좀더 논의를 했으면 합니다. 그러나 토끼를 산에 풀어놓는다는 것, 또는 애완용으로 기르던 동물을 함부로 방사하는 것 등은 생태계를 파괴할 수도 있는 일 아닌가요. 한 지역의 어떤 토종 생물이 멸종되어 갈 때, 그 원인을 파악한 후 인위적 조절이 필요한 것 아닐까요.
양미화 2003.10.25
경화님 토끼가 아직 있군요. 제가 처음에는 많이 봤는데, 언젠가 부터 안보여서 다 없어진줄 알았는데....그때는 배추잎갔다줘도 먹더라구요.
박경화 2003.10.24
노적봉... 정답네요... 우리의 소풍지인데... 애들 말에 의하면... 토끼가 있다하던데요... 다 땅 밑으로 굴 파서 도망가서 산에서 자유롭게 살고 있을지도 모르죠. 탈출에 귀신들이거든요. 숨는데도 일가견이 있고요. 9월말에 소풍갔을 때 보니깐, 청솔모는 열심히 먹이 저장하고 있더라구요.
조희경 2003.10.24
노적봉의 토끼는 관리 부실이 원인이겠지요. 지자체들의 졸속 행정의 단면이네요.
조희경 2003.10.24
우선은 서울시의 계획과 조성 방법을 자세하게 파악하는 것이 우선 아닐까 싶은데요.. 도심에 다람쥐, 토끼 새 등의 작은 동물들을 방사시켜서 살 수 있게 하는 것을 과연 원론적인 이유로 반대하는 것이 지금 시점에서 적정한가에 대하여 고민 좀 하고 싶습니다.
양미화 2003.10.24
저희 아파트옆에 노적봉이라는 산이 있습니다. 그 산에 재작년쯤인가 지자체에서 산에 토끼를 방사하고 토끼장을 설치하고, 토끼가 마음대로 다닐수 있도록 해주어 토끼들이 토끼장 앞에다 굴도 파고, 풀도 뜯어먹는 모습을 자주 봤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부턴가 토끼가 보이지 않더군요. 그 많던 토끼들은 다 어디를 간건지 알수없고, 말입니다. 지금 이 자연공원인가 야생동물을 풀겠다는 이 공원에 대해 인위적으로 동물만을 풀어 놓는다는 것은 별로 좋지 못하다는 생각은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