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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시고 나니

온통 풀과 나무가 물을 머금고 건강해 보이네요. 느티나무 연두색 잎이 더 파~래 진 것 같이 보여요. 나무색도 더 선명하고 검게, 또렷~해 보이구요.^^ 참 곱네요. 탱 오줌에 시들시들해가는 저 불쌍한 소나무도 봄비에 기운 좀 차렸으면... 무작정, 마냥 즐길 수 있으면 좋겠는데 언제나 마음 한쪽이 묵직~한 것이 불편하게 하네요. 숲에 사는 녀석들, 비가 오면 어디 비 그을 곳은 있을까. 날이 가물면 떠도는 애들은 어디서 물 찾아 마시기는 하는걸까. 우리의 친구들 견공들을 비롯해서 쓰레기통 뒤지는 냥이들, 예쁜 고라니, 노루, 토끼, 오소리... 전에 우리 동네 작은 산에 치현이랑 둘이 갔는데 하얀 백구 같은 녀석이 목걸이만 하고 수풀 속에서 우릴 보고 피하는거에요. 가슴이 철렁~ 치현이 묶을 시간도 없이 그냥 들고 산을 뛰어 내려왔죠. 싸울까봐서... 도로에는 한달이면 적어도 너댓번은 보는 처참한 시신들이 마음을 아프게 하네요. 여기저기 목줄 매어 땡볕 그을 데도 없이 헥헥 거리는 녀석들, 비 맞고 있는 녀석들... 주말에는 꽃씨나 뿌려볼까 하고 우리 쌀자루 오정빈군 데리고 화훼코너에 갔습죠. 농협에서 하는 거라 제법 크게 해요. 구석에 수족관도 팔더라구요, 새랑. 아~ 아가야, 물고기, 뻐끔뻐끔, 물고기~ 라고 수족관 벽 손가락으로 찌르면서 \'학습\' 시키는 엄마가 되지 말자고 전부터 다짐했던터라 마음을 가다듬고 얘들이 원래 여기 있는 애들이 아니다, 사람이 참 못할 짓 많이 한다, 이런 애들을 가엾이 여겨야 한다 등등 알아 듣던 못 알아 듣던 한참 지껄이고 돌아섰졈. 우리집 10킬로 쌀자루는 하루 죙일 제 가슴, 옆구리, 배, 등 곳곳에 붙어 살아요. 켁~ 아침에 저눔 떵 뿌지직 하는 소리에 일어나서 세면대에서 비데시키고 볕에 X추 말리고 젖 물리고, 놀아주다 또 비데하고 기저귀 채우기를 서너번 반복하면 오전은 야속하게 다 가버리고... 쌀 불려 매매 저어서 이유식 만들기도 한 손으로. 칫솔질도 한손으로. 한 손엔 반드시 쌀자루 옆구리에 끼고. 누군가 와서 잠시라고 봐 주지 않으면 끼니 해결하는 일은 사치. 보행기도 후닥닥 어디 가서 꿍꿍 박고, 낮은 포복으로 온 데 다 기어들어가서 핥아 먹으니 위험하기 짝이 없어서... 전에도 개미잡는 약 붙여 놓은 거 떼서 먹으려고... 켁~ 자도 반드시 젖을 물고 자고 에미가 옆에 있어야. 전에는 컴터 앞에서 들고 하기도 했는데, 요즘은 뭔가를 알아서 자꾸 밖으로 밖으로. 아주 힘겨우면 마당에 나가서 쭈그리고 앉아서 강쥐들 바라보고 있으라고 하면 좀 가만히 있어요. ㅋㅋㅋ 그래도 잠들면 아쉬워서 이렇게 살이라도 갖다 붙이고 자요. 내 새끼니까 하지 누가 시키면 못할 짓... 애가 유별난지, 내가 유별난지... 하여간 쌀자루 메고 다니는 일이 언제 끝날지 학수고대~ 하여간... 오쪼다가 또 오정빈군 얘기로... 얘 젖 물리고 자면 머리속에 온갖 할 일들이 뒤죽박죽. 나도 그냥 옆에 누워 자면 쉴텐데... 그게 참 안되네요. 빨래 돌려야 되는데, 빨래 걷어야 하는데, 치현이 한번 놀게 풀어 줘야 되는데, 마루 걸레질 한번 더 해야 하는데, 내 바지 만들어야 되는데, 정빈이 바지 하나 더 만들어야 되는데, 번역도 해야 되는데, 어디 사이트도 들어가 봐야하는데, ... 저녁은 뭐 해먹나... 애 잘 크나, 내가 잘 키우고 있나, 잘 먹이고 있나 외에도 걱정이 태산. 한 걱정 더하는 것이 불쌍한 동물들. 오늘도 덫에 걸려 죽은 넘 있을까, 뒷집에서 개 안 잡나, 캐나다 물개들은 오늘 몇마리 죽었을까, 그레이 하운드들은 요즘은 어케 지내나... 깜깜한데 갇혀서 발톱이 2센티나 자란 탱이 데려온 집의 개들은 아직도 그렇게 지낼까... 그 X끼 잡아 죽여야 되는데... 등등. 촉촉히 오시는 비 고마워 하며 느긋하게 쉴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는데... 쉽게 안오겠죠...? 앗, 출장(?) 왔던 이모가 가야된다네요. 휘리릭~



댓글

안정현 2004.04.24

쌀자루...^^* 저는 쌀자루는 없지만....다들 비슷한가봐요..저두 비오면 눈오면 ...더 염려되고...곳곳에 볼때마다 염려하고...차안에서 동물보호에 대해 사람들과 언쟁하게 되면 어떻게 이야기 하는 것이 현명할까 연습하고...젤 친한 친구랑 전화통화 했다하면 늘 한시간넘게 하는말이 우리나라 동물 보호..강쥐들의 미래 ..ㅋㅎ~새벽기도 다녀올때 쌀쌀하면 밖에서 자는 강쥐들 아직도 춥겠구나...밥은 먹으려나 ..참 ...그렇지요..


동자련3 2004.04.23

(--)(__);;;


이경숙 2004.04.22

사람 사는 냄새가 ...그것도 ...아주 향기로운 냄새가...많이도 납니다...쌀자루 오정빈군은 좋겠다.....이리 좋은 엄마와 인연 맺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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