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회원게시판
동물자유연대가 꿈꾸는 '동물에게 더 나은 세상'
후원회원님들과 함께 만들어 갑니다.
- 이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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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11.14

어제
3일, 8일 구포시장 장날에 맞춰서
이지영 간사님과 만나
개고기 시장 실태 파악하고 왔는데요....
아주 오래전
그 곳의 풍경과는 아주 달랐습니다
예전에는
불에 그슬려 놓은,
뻐덩뻐덩한 네 발을 하늘 향해 벌린 모습의 개고기를
그냥 좌판 위에다 놓고 팔아서
그 곳을 지나칠 때면
눈쌀 찌푸리며 애써 외면하고 종종걸음쳐
그 곳을 벗어나기 바빴는데요
어제 본 모습은
가히 충격적이었습니다
무엇보다 개고기 파는 집이 너무 많았어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요...모두 35집....
장날에 맞춰 문을 연 것이 아니고
맬맬 문열고 장사하는 그런 집들이었답니다
시장내 간판에도 아예
커다랗게
'구포 개 도매시장' 이라고 써 놓고는
그 곳에 개고기 파는 집들이 주욱 양옆으로 늘어서 있어서
그 구역에만 가면
얼마든지 철창에 갇힌 개들 중 맘에 드는 개를 고르고
그 자리에서 잡아
고기로도 갖고 가고
개소주로도 맞추어갈 수 있게 만들어진
아예
'구포 시장의 특성화 골목'이더군요
집집마다
철창에 누렁이와 발발이 큰 넘들을 많이 넣어놓았는데
말라뮤트도 한 마리 보이고
작은 말티도 한 마리 있던데
이 작은 말티는 누렁이한테 계속 꼬리를 치며 장난을 걸고 있었어요
어떤 집은 사료통, 커다란 물통도 넣어 놓았고
어떤 집은 생선찌꺼기를 세수대야에 담아 놓기도 했고,
뼈다귀들이 철창 바닥에 뒹굴기도 했는데
(난 그 뼈다귀가 돼지 족발뼈인 줄 알았는데
이간사님은 개뼈다귀라고 하더군요)
철창의 환경은 제각각 달라도
갇혀 있는 개들의 그 체념한 듯한, 측은한 표정들은
다들 비슷하더군요
가격을 물어 보니
1Kg에 (부산에서는 한 근 두 근 안하고 주로 Kg으로 친답니다)
18000원~ 20000원정도이고
큰 개 넓적다리 하나는 50000원정도였어요
개소주하는 비용은
개값 15만원~20만원 정도에
약재값(십전대보탕이라고 하면서 스물몇 가지를 넣는대나...)
수공비 등등 보태어서
25만원~30만원이 든다고
주문만하면 집까지 배달도 간다고 하더군요
철창에 고양이들도 있었는데
보통 고양이는 3마리에서 5마리 정도 솥에 넣는데
한 마리에 3만원 정도 친다고 하더군요
제가 일부러
고양이는 농장에서 키우는 거냐고 물어봤더니
펄쩍 뛰면서
자기들이 직접 잡아 온다고 하더군요
(어떤 집에선 고양이 잡아오는 사람이 따로 있어서 그 사람한테 산다고)
그래서
고양이 잡으면 불법 아니냐 했더니
길에 다니는 건 안잡고 (그것들은 약이 안된다고)
쥐잡아먹고 들로 산으로 다니는 산고양이만 잡는다고 하더군요
토끼, 흑염소, 오리, 토종닭, 오골계들도
같이 옆 철창에 넣어두고 파는 곳도 몇 군데 있었습니다
개, 고양이, 그리고 이런 동물들의 눈망울을
한 번이라도 깊이 들여다 본다면
이것들을
과연 잡아먹고 싶어질까요....
자세한 건
이지영 간사님이 글을 올리실 겁니다
암튼
부산 구포 개고기 시장 실태
심각합니다!!!
이 글을 쓰는 내내
철창 한 켠에서 누렁이에게
계속 꼬리를 흔들며 장난을 걸던
꼬질꼬질한, 작은 말티 녀석이 눈에 밟히네요
아.......그걸 보고도
난.....못데리고 왔어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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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옥경 2008.11.17
글만읽어도 숨이 막힙니다..
민수홍 2008.11.14
하루 아침에 달라질 거라면 지금까지 남아있지도 않겠죠. 매일매일의 지성어린 실천이, 더 나은 이 땅의 삶의 가치를 만들어갈 겁니다. 저는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자 그걸 위해, 여기 모두, 간바레! 포개진 아이들이 시신이 한낱 씹질을 위한 고기로 보이지 않는 그날까지!!!!!
박성희 2008.11.14
에휴 저 가여운 생명들 ㅠㅠ
유선영 2008.11.14
어떻게 하면 이 땅에 저런 끔찍한 모습이 사라질까요? 사진으로 본 아이들의 모습이 정말 안타깝고, 슬퍼지네요 - -;; 세대가 바뀌면 개고기 먹는 사람들이 없어질까요? 어찌햐해야하는지... 수요가 있으니까 공급이 있는 법! T T
민수홍 2008.11.14
뿌리를 뽑아야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