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회원게시판
동물자유연대가 꿈꾸는 '동물에게 더 나은 세상'
후원회원님들과 함께 만들어 갑니다.
- 정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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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9.18
저는 학교에서 근무를 합니다...
간혹 학교로 들어오는 주인없는 강아지, 고양이를 볼 때마다 너무나 마음이 아프지만 직장에서 제가 어찌 해줄 수 없는 부분이 있어...한 번 보이고 다시 안보이면 곧 잊고는 했었지요...
그러다 2년전에는 아기 강아지가 학교에 들어왔는데 너무 어려서... 제가 보호하고 있다 3시간 넘는 곳에 사시는 친정 부모님께 보낸 적이 있었어요.. 지금까지 친정집 마당에서 말썽부리며 잘 살고 있지요..
그런데 오늘 또 아주 어리지는 않지만 작은 고양이 한 마리가 학교에 들어와 아이들이 난리가 났네요.. 너무 안타까워 과자와 물을 갖다 주었는데 입에도 안대고 풀만 뜯더라구요.. 학교 안에 있으면 아이들 등살에 더 힘들 것 같아 교문 밖 풀밭에 놓고 오라고 시켰어요.. 그리고 다음 수업 시간.... 다시 들어와 복도를 다니는 고양이..
수업도 안되고... 쉬는 시간마다 나가서 봤는데 어디 가지도 않고...약간 상처난 듯 한 뒷 다리쪽만 핥고 있네요... 너무 불쌍해서... 가까이 다가갔더니.. 제 밑으로 파고듭니다... 그리고는 제 발등 위에 머리를 베고 눕네요...전.. 고양이를 못 만져요.. 동물들 너무너무 마음으로 사랑해서.. 가끔 생선이나 고기가 남으면 아파트 길 고양이들 위해 풀밭에 놓아두기도 하고 소세지도 갖다 주지만... 유독 고양이를 만지지 못하네요...그래도 꾹 참고.. 고양이가 불편하지 않게 가만히 있었어요...
그렇게 제 발 등에 누워있던 고양이... 수업 중이 쳐서.. 할 수 없이 다시 교실로 돌아오는 길에.. 계속 저를 쳐다보며 애처롭게 바라보던 고양이 눈을 잊을 수가 없어요..
그때... 이럴때는 어떻게 해야 할지.. 학교라 잠시 데려다 놓을 곳도 없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동물자유연대 번호를 눌렀는데.. 연결은 안됐어요..
수업 시간 내내... 다음 쉬는 시간에도 그 자리에 있으면 내가.. 어떻게든 집으로 데려가야겠다..다짐하고 나갔더니... 없네요... 온 학교를 다 뒤져도..
아이들 말로는 학교주변 순찰하러 돌던 아주머니들이 안고 나갔다는데...
어디 학교밖 먼데로 내다 놨겠죠... 늦게 친정엄마한테 전화하니.. 상자에 담아서 집에 데려다 놓으면... 시간 있을 때 올라와서 데려갈 건데...그렇게 하지 그랬냐고...ㅠ불쌍하다고..
정말 죄를 지었습니다... 그 고양이가 얼마나 간절히 저에게 원했을까요.. 자기 데려가달라고... 비쩍 말라있었는데 상처도 있었는데... 고양이에게 저는 어쩌면..마지막 희망이었을텐데요..
자꾸만 눈물이 납니다... 잊혀지지가 않네요.. 어디 좋은데 가서 잘 살겠지 생각하다가도.. 죄책감에 너무 힘이듭니다...
다음에..또 이런일이 있으면...절대 망설이지도 않고...두려워하지도 않고..
무조건 도움의 손길을 주리라...다짐하고 또 다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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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경 2010.09.20
이런 마음들이 모여서 우리 동물들의 살아가는 환경이 보다 나은 변화를 갖는것이라 생각합니다. 제 생각엔 그 고양이가 정다운님께 파고 들다보니 마음이 더 짠하고 여운이 많이 남았을거에요.. 간혹 길냥이들이 사람에게 파고 드는 고양이들이 있더군요. 다리의 상처는 육안으로 보기에 심하지 않았으면 단순상처일 수 있고요, 여짓것 그랫듯이 길생활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냥이일 확률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그 녀석보다는 좀 더 도움이 필요한 다른 녀석과의 인연을 준비하기 위해 보내진 운명이라고 생각하세요.. 우리의 품은 언제나 누군가가 채울 준비가 잇어야 하는 만큼, 더 더 도움이 필요한 녀석을 위한 그 준비단계이지요... 어머니의 마음 품도 크신 것을 엿볼 수 있는 글이어서 읽어내려가는 내내 행복했습니다. 감사합니다. 마음... 잘 정리되셨기를 바랍니다..
전경옥 2010.09.19
죄를 지은 것은 아니구요 위로 차원에서 이렇게 말씀드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바로바로 구조하지 못한 아이들에 대한 생각을 하기 시작하면 ..글쎄요 전 이미 자살이라도 해야 하지 않을지..전 이렇게 하는데요. 일단 항상 완벽한 해결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어떤 상황에서 빠르게 판단해 결정해요 그리고 실행하죠 그 판단이 잘못된 경우도 많지만 이후에 후회를 하면서 감정소비를 하기 시작하면 정말 끝도 없이 저를 스스로 정신적으로 파괴하게 되더라구요. 앞으로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요. 지금은 마음이 아프시겠지만 힘내시길!
박경화 2010.09.18
그렇게 사람을 따르는 녀석이면... 야생에서 잘 지낼지... 동물자유연대에 전화하신다고 해서 구조하러 나올 상시 대기인이 있는 것은 아니에요. 예전에 저도 학교에 들어온 강아지 때문에 아이들이 난리나고 아이들이 교실로 데리고 와서 다행히 눈치껏 조용히 앞에 책상 밑에 얌전히 있어줘서 수업 마치고, 퇴근 길에 운 좋게 대표님 통해서 입양 보낸 적도 있고요... 빗속에 웅크리고서 있던 말티혼혈 짱아를 출근하는 길에 발견해서 전담시간에 빠져나와서 우선 근처 병원에 미용 부탁하며 사정 이야기하고 맡기고 퇴근길에 찾아서 임보하고 동자련에 입양의뢰해서 몇 개월이 지나 지금은 입양가서 잘 살고 있기도 해요. 고학년이면 아이들과 의논해서 충분히 하루는 교실에서 데리고 있어도 괜찮더라구요. 아니면 동물병원에 퇴근할 때까지 부탁하는 방법도 있구요. 사람을 잘 따르는 녀석이니... 어쩌면 그 아주머니께서 좋은 마음으로 데리고 가셨을 수도 있어요. 저도 여행 때 홍천 국도에서 만난 말티즈 녀석이나 친구가 구조해서 보호소에 연락해서 보낸 어린 고양이 등... 다 맘에 남더라구요. 그 죄책감이 앞으로 더 나아가게 해주는 원동력이 되어주겠죠... 그렇게 생각해야죠... 그 생각이 완전히 떨쳐지진 않더라구요.
김현 2010.09.18
마음이 아프시겠네요 저도 집잃고 헤매는 동물들 보면 늘 어쩌지도 못하는 마음에 하루종일 마음한구석이 아리던데.. 혹시 야옹이를 다음에라도 만나면 꼭 좋은 인연이 되길 바랄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