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마리아 보호자입니다.
여기도 인스타 동물자유연대 피드에도 많은 분들이 마리아 소식을 기다리고 계셨더라구요.
의무는 1주, 한 달...이었지만.
그냥 제가 잘지내는 마리아 자랑하고 싶어서 또 올립니다.
1. 밥 안 먹는건 그냥 고집으로 밝혀졌어요. 밥그릇 무서워하는 척은 훼이크였구요. 밥그릇에 간식 있으면 좋다고 가서 먹고 그냥 사료만 안 먹어요. 바닥이나 패드에 주는 것도 사료만 안 먹습니다. 취향이 정확하세요. 마냥 굶기는 것도 몸에 안 좋대서 강제급여 한 번 했다가 제가 파양 당할 뻔했지만, 반드시 승리하여 만물의 영장이 무엇인지 분명히 보여줄게요. 이럴 줄 알았으면 이름을 좀더 속세의 것으로 바꿀 걸 그랬어요. 마리아라니... 욕하기 쉽지 않습니다..
2. 워낙 산책을 좋아하시고 줄당김도 꽤 있는 친구라 산책을 거를 수도 없을 뿐더러 매번 리쉬 컨트롤이 쉽지 않은데요. 친구들 보고 좀 배우라고 반려견 놀이터를 다녀왔어요. 나라에서 만든 곳인데 딱 있을 거 있고 좋더라구요. 천성이 찐따라 잘 놀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대형견 두마리 사이에서 교통사고 당하며... 즐거워하더라구요. 제 눈엔 아무리봐도 그냥 쟤네가 마리아 괴롭히는 거, 당하는 거 아닌 척, 자기도 재밌는 척 하는 것 같아서, 학창시절 영 좋지 않았던 한 때가 생각나 잠시 눈에 땀 닦았습니다.
3. 전후산책 포함 세시간을 놀고 들어와서 첫 목욕을 시켰어요. 저는 위생에 큰 집착이 없어서 이렇게 빨리 시킬거라고는 예상 못했는데, 키큰 형님들한테 하도 등을 핥핥당하셔가지고 등털이 떡이져서 어쩔 수 없었습니다. 싫어는 했지만 끝나고 힘줄 간식 하나 먹고 눕더니 거의 수영장 갔다가 육개장 먹고 들어온 초딩 마냥 바로 전원 Off 되셨습니다. 보람있네요.
4. 집이 서울이지만 산중이라 모기나 날벌레가 많아요. 포충기를 포기할 수가 없어요. 절대 못 닿는 안전한 위치에 걸어놨는데, 방에 있는데 소리가 파직!나면 매번 문앞 찬바닥에 가서 달달 떨어서, 아이고 숨더라도 방에 푹신한 데 숨어라 하고 포충기를 거실로 내보냈는데... 이새끼 누가 똥댕청이 아니랄까봐 파직 소리나면 어디서 난 줄도 모르고 일단 무조건 거실로 뜁니다... 한심한 게 매력인 것 같아요...
5. 원래 sns를 잘 안 하는데, 마리아 사진 내놓으라는 친구가 하도 많아서 인스타에 영상올려요. 대단한 퀄리티는 아니지만 마리아의 변화도 기록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재미붙여보고 있습니다. 궁금하신 분은 팔로우 해두시고 가끔 영상 보이면 인사해주세요 ㅎㅎ
https://www.instagram.com/reel/DA6A00ZoIxH/?utm_source=ig_web_copy_link&igsh=MzRlODBiNWFlZA==
요약하면, 그냥 고운정 미운정 들어가며 집강아지로 잘 지내가고 있습니다. 유튜브 누구 말을 들으니 입양이 됐으면 유기견이 아니라 반려견이라 하더라구요. 동정 연민 없이 훌륭한 제 친구로 맹글겠습니다. 동자연에서 아이들 입양하신 모든 보호자분들 동물들 행복하세요ㅎㅎ
윤정임 2024-10-16 09:31 | 삭제
하하~ 마리아의 보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보호자님의 빵 터지는 재미 있는 필력으로 눈앞에 생생히 그려집니다~~~ 동정 없이 연민 없이 훌륭한 친구로 편견 없이 봐 주신다는 말이 너무 마음에 와닿습니다. 마리아는 그냥 마리아지요. 겁보지만 선하고 밝은 천성을 가진 훌륭한 동반자^^
마티는귀여워 2024-10-16 09:43 | 삭제
ㅋㅋㅋㅋㅋㅋㅋ말투 넘 재밌으세요 ㅋㅋㅋㅋㅋㅋㅋ 저 세상 모르고 해맑은 마리아 표정이 조금 킹받지만 정말 보기 좋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노매드 2024-10-17 10:28 | 삭제
앜ㅋㅋㅋ 유쾌한 후기 너무 잘 읽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