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채운이는 천사냥임에 틀림없어 (일주일 후기)

입양 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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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운이는 천사냥임에 틀림없어 (일주일 후기)

  • 조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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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2.22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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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운이를 기다리면서 온캣 입양후기를 정말 많이 봤는데, 입양 절차에 대한 자세한 후기는 없는 거 같더라고요. 저처럼 입양 절차에 대해 궁금하실 분들을 위해 자세하게 써봤어요. 이런 내용이 후기에 부적합하다고 생각하시면 바로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일주일 후기는 아래에 있어요!)

 

*채운이가 저희 집까지 오는 과정*

채운이 입양 신청서를 쓰고 이주 정도 뒤에 간단한 전화 상담을 하고 센터 방문 예약을 잡았어요. (일손이 많이 부족하셔서 처리가 조금 늦어진 듯합니다! 저도 입양 신청서를 쓰고 일주일이 좀 지나도 메일이나 연락이 없어서 센터에 문의 드렸는데, 친절하게 상담해주셨어요!) 센터에 방문해서 설문조사 같은 걸 작성하고, 작성한 걸 토대로 활동가 분들과 대화를 나눈 뒤 채운이를 보러 갔습니다. 채운이를 기다리면서 온캣 구조동물들과 후기들을 정말 많이 봤는데, 구조동물에 올라온 고양이들을 실제로 보니 너무 신기했어요 ㅎ.. 다들 사진보다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웠습니다 ㅠㅠ 입양을 고민하시는 분들은 직접 가셔서 고양이들 한 번씩 보면 좋을 거 같아요! 다들 왜 아직 입양을 못 가고 있는지 정말 의문일 정도로 너무 귀여운 아이들,,,

어쨌든 채운이를 실제로 처음 봤을 때, 첫인상은 정말 캣초딩같다.’ 였습니다 ㅋㅋㅋㅋ ㅜ 활동가 분과 상담을 할 때, 채운이가 개냥이 과는 아니라 사람을 그닥 좋아하지는 않는 거 같다고 하셔서 어차피 키우던 첫째도 애교없는 새침냥이었어서 괜찮다고 하며 채운이를 보러 갔어요! 하지만 채운이를 넓은 공간에 풀어 놓자, 채운이는 낯선 사람한테 경계하지도 않고 잘 돌아다니고 활동가 분들께 애교도 부리는 귀여운 고양이었어요. 채운이가 너무 애교가 많아서 오히려 활동가 분께서 개냥이는 아니라고 했는데라고 하시면서 민망해하셨어요 ㅋㅋㅋㅋ

채운이를 실제로 보러가게 된 계기는 채운이가 고양이별로 떠난 저희 첫째랑 너무 닮아서였는데요, 활동가 분들께서 채운이를 장난감으로 놀아주시는 걸 보면서 정말 첫째랑 너무 닮아서 눈물이 고였답니다사진으로만 보다가 실제로 채운이가 움직이는 걸 두 눈으로 보니까 뭔가 기분이 이상했어요. 그러다가도 얼굴 볼 틈도 없이 우다다 뛰어다니고 장난감을 놔주지도 않는 캣초딩 같은 채운이를 보면서 웃음이 나더라고요. 저도 채운이를 놀아줄 수 있게 장난감을 주셨는데 같이 나와있던 일순이한테 장난감 양보 안 하려고 입에 물고 안 놔주는 욕심꾸러기 같은 모습에 자꾸 웃음이 났어요. (채운이가 장난감 양보 안 해도 옆에서 순하게 장난감만 보는 일순이 정말 너무 예쁘고 귀엽고 순하고 착했어요…~~~ ) 일손이 부족하셔서 활동가 분들이 바쁘실텐데도 채운이랑 충분히 교감할 수 있도록 시간 내어 주시고, 온캣에 입소하게 된 고양이들 사연도 하나하나 친절히 알려주시고, 마지막으로 다른 고양이들도 볼 수 있게 배려해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센터 환경이 정말 쾌적하고 활동가 분들도 다들 너무 친절하시니 입양 고민이신 분들은 꼭 센터 방문해보셨으면 좋겠어요!

방문 상담한 내용으로 내부에서 상의하신 뒤에 채운이 입양 여부가 결정된다고 하셨고 채운이를 보고 일주일 정도 지난 뒤에 연락이 왔습니다. 전화한 날짜 기준으로 다음 주에 채운이가 저희 집으로 오게 되었어요! 활동가 분들이 저희 집에 방문하시고 집안 환경을 보고 입양 최종 여부가 결정이 되는 거 같아요. 채운이가 오기까지 정말정말정말 시간이 안 갔지만 결국 채운이가 저희 집에 오게 되었고, 채운이는 저희 집 둘째가 되었답니다!

대략 한 달 간의 기다림 끝에 채운이가 저희 집에 오게 되었어요. 이 한 달 간의 기간이 누군가에게는 길고 지루한 시간일 수도 있겠지만, 고양이들에게 좋은 보호자를 찾아주기 위한 최소한의 기간이라 생각하니, 그 기다림이 전혀 아깝지 않았습니다. 다른 아이들도 꼭 좋은 보호자를 만나서 얼른 입양 갔으면 좋겠습니다!


*채운이 일주일 후기*

활동가 세 분이서 저희 집에 방문하셨는데, 이동장과 함께 큰 박스 하나와 작은 박스 하나를 들고 오셔서 놀랬어요. 저번에 상담할 때는 모래나 사료 같은 걸 키트로 주신다고는 했지만 박스가 너무 커서 키트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어요..!! 일단 오시자마자 간단히 인사를 나누고 채운이를 바로 풀어주셨는데 제 집 마냥 바로 돌아다니면서 탐색을 하더라고요 ㅎ 저는 채운이가 적응을 못할까 봐 숨숨집 2, 박스 숨숨집 2, 터널, 이동장, 침대 밑 박스 스크래쳐 등등 준비했지만 숨숨집은 지금까지도 쓰질 않아서 처리할 예정입니다새로운 곳에 대한 호기심이 가득한 채운이는 숨숨집에 숨기보다 방 안을 돌아다니고 스크래쳐 위에서 발라당 애교를 부려서 저희 모두를 웃게 했어요. 활동가 분께서 동의서 같은 걸 주셔서 작성하고 있는데 채운이가 고새를 못 참고 책상 위로 올라와서 책상 위의 수반을 살짝 엎었어요 ㅋㅋㅋㅋ 잘 적응하는 거 같아 다행이라 생각했습니다 ㅎㅎ 작성할 거 다 작성하고, 주의할 점도 듣고 얘기를 나눈 뒤 활동가 분들께서 떠나셨어요. 그리고 채운이와 저, 단 둘이 남게 되었는데 어색할 틈도 없이 채운이 혼자 사부작거리면서 돌아다니는 걸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봤어요. 정말 호기심이 많아서 못 가는 곳도 없고.. 떨어지는 걸 무서워하지도 않고ㅎ 그렇게 보고 있다가 채운이가 공복 상태라는 걸 깨닫고 밥 주기 전 간단하게 사냥 놀이를 하려고 했어요. 그동안 쌓아놓은 장난감도 정말 많았고, 채운이가 온다 해서 새로 산 장난감들도 많아서 얼른 채운이한테 자랑하고 싶었거든요. 채운이는 정말 놀아줄 맛 나는 고양이었습니다..!! 어떤 장난감이든 환장하고 달려들고 놀이 반응이 미쳤어요간단하게 놀아주려고 하다가 저도 신나버려서 30분 정도 놀고 채운이 밥을 챙겨줬습니다. 채운이가 식탐이 많다고는 하셨는데 진짜 많긴 하더라고요..! 부엌에서 사료 계량하는데 그걸 못 참고 올라와서 보채고 계속 울고 ㅜㅋㅋㅋ 밥 주자마자 허겁지겁 먹는 걸 보고 채운이는 꼭 제한 급식을 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채운이가 체력은 딸리는데 호기심은 많아서 밥 먹는 동안 장난감을 치우니까 또 방울 소리에 허겁지겁 달려오더라고요. 그래서 밥 먹을 때까지 기다려줬다가 다시 또 놀아줬어요.. ㅎㅎ 격하게 두, 세 번 놀면 헥헥거려서 걱정돼서 그만 놀려고 해도 자꾸 치울 때 방울 소리에 흥분해서 쉬엄쉬엄 조절하면서 놀아줬어요. 이렇게 채운이 놀아주고 사람도 공복이다 보니까 살짝 늦은 점심을 먹게 되었는데, 잠깐 수저 들러 간 사이에 제 샐러드를 먹으려고 하는 걸 겨우 막았어요이미 가슴에 참깨 드레싱 묻혀가지고 쩝쩝대는 걸 다 닦이고 고양이 참깨 드레싱을 검색해봤지만 고양이가 참깨 드레싱을 먹는 게 흔한 건 아닌지 검색 결과도 없더라고요^^… 고양이는 사람 음식 관심 없는 줄 알았지만 채운이는 예외였네요..! 다른 방에 혼자 들어가서 밥을 먹어도 되지만 눈에 안 보이면 걱정돼서 사람 음식을 탐내는 채운이를 막으며 헐레벌떡 식사를 마쳤습니다.

그러고 나서 채운이는 또 하루종일 돌아다녔어요. 첫 날에 바로 캣폴 맨 꼭대기를 점령하시고, 침대 헤드에서 돌아다니다가 제 명치를 아무렇지 않게 밟고 내려오고, 집안 곳곳에 놔둔 수반도 돌아가면서 다 마셔주고 (심지어 제 텀블러에 담긴 물까지도요), 머리 속에 장난감만 가득해서 계속 꾸루룽거리면서 놀아달라 하고, 또 놀아주면 금방 지쳐서 헥헥거리면서도 장난감이 조금만 움직여도 흥분해서 달려들고, 사냥 놀이하고 트릿을 부숴서 주니까 간식 냄새에 흥분해서 코 앞에 있는 간식도 못 찾아 먹어서 결국 집어서 입에다 갖다 주면 손가락이고 뭐고 깍 깨물어 버리고

채운이는 정말 하루 종일 초흥분상태라 방바닥에 엉덩이 한 번 안 붙이고 계속 놀았어요 ㅋㅋㅋㅋㅋㅋ ㅜㅜ 저는 계속 장난감만 흔들었답니다.. 식빵 한 번 안 굽고 놀아달라고 칭얼거리는데 번식장에서 구조된 채운이인 걸 생각하니 또 마음이 짠해져서 계속 계속 질릴 때까지 놀아줬어요. 채운이 코가 하루 종일 핫핑크였던 하루였습니다..

그러다가 보내주신 키트를 풀어봤는데 물건 하나 하나 정성이 가득해서 너무 감동 받았어요..! 방석, 모래, 스크래쳐, 장난감 여러 개, 캣닢 인형, 고양이 관련 책, , 먹이퍼즐, 구급상자 등등정말 고양이를 생각해서 키트를 구성하신 거 같아서 너무 감동이었습니다

인간이 부스럭거리자 또 흥분한 채운이랑 한바탕 놀아주고 자기 전까지 또 놀아줬습니다.. ㅎ 불을 꺼도 채운이는 지칠 줄 모르고 계속 돌아다니다가 제 옆에 자리 잡고 그루밍을 하더라고요. 그러다가 채운이가 잠이 들었고 그렇게 첫째 날이 지났어요!

 

채운이는 입질은 없지만 사람이 자고 있을 때 갑자기 깨물더라고요. 첫째 날 밤에는 잠결에 제 팔을 칵 깨물고, 둘째 날에는 일어나라고 그런 건지 코를 깨물고, 셋째 날 밤에는 이불 속에 발가락을 깨물었어요. (이건 아마 이불 속에서 장난감으로 놀아줘서 장난감이라 착각하고 문 거 같아요 ㅎ.. 이 뒤로 이불 속에서는 안 놀아주게 되었습니다…~~) 사람에게 입질이 전혀 없는 애라서 사람이라 인지하고 깨무는 거 같진 않았고, 이런 것들도 다 적응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채운이가 더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루틴을 만들었습니다!

일단은 채운이가 보호소 생활을 하면서 식사 시간이 일정했을 거라 생각해서 식사 시간을 최대한 일정하게 맞춰줬어요. 아침 9, 저녁 6시 이렇게요!

제가 고양이를 부탁해애청자인데 거기에 나오는 수의사 쌤이 사냥하고, 먹고, 그루밍하고, 잔다이 사이클을 계속 돌려줘야 한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최대한 이 사이클을 돌려주고자 했어요. 초반에 채운이는 이 과정 중에 잔다빼고 사냥-식사-그루밍만 무한 반복하는 사냥에 미친 고양이었지만 지금은 편하게 잠도 자고 있어요!

그래서 맞춰진 채운이의 루틴은 다음과 같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사냥놀이, 아침 식사, 식사 후 사냥놀이

점심 먹기 전 사냥놀이, 점심 습식, 식사 후 사냥놀이

저녁 먹기 전 사냥놀이, 저녁 식사, 식사 후 사냥놀이

습식 먹기 전 사냥놀이, 밤 습식, 식사 후 사냥놀이

사냥 놀이가 너무 많긴 한데 지금은 원 없이 놀아라 해서 정말 많이 놀아주고 있어요 ㅋㅋㅋ쿠 그리고 채운이가 활동량이 정말 많아서 습식도 추가로 주고 있습니다!

(입양 온 지 일주일 째인 오늘 아침에는 졸린지 사냥놀이를 잘 안 하더라고요. 원래 방울 소리만 나면 자다가도 달려오는 애인데 어디 아픈가했지만, 점심 때쯤 다시 신나게 놀았습니다 ㅎㅎ)

이 루틴을 꾸준히 지켜주니까 셋째 날 이후에는 입질이 전혀 없었어요 ㅎㅎ 밤에 채운이가 다가와서 옆에서 자면 갑자기 물릴까 봐 무서웠는데 이제는 편하게 잘 수 있더라고요!

 

그리고 일주일 동안 채운이랑 지내면서 채운이에 알게 된 점을 써볼게요!

-     채운이의 머릿속 반은 장난감, 반은 먹을 거이다. (집사는 그저 장난감 흔들고 밥 주는 사람 정도로 인식하는 거 같아요 ㅎ)

-     모든 장난감을 사랑하지만 특히 손바닥보다 조금 작은 깃털류에 환장한다. 그리고 비싸고 정교한 장난감보다 조잡한 싸구려 장난감에 환장한다

-     무릎냥이 x, 쓰다듬 당하는 걸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음.

-     빗질, 양치질, 발톱 깎기, 귀청소 모두 불호

-     하지만 싫다는 표현이 그저 몸을 돌려서 피하는 것 뿐인 천사냥이다.. (첫째는 좀만 수틀리면 칵 깨물어버려서 꼬리나 귀 시그널을 항상 신경쓰며 만져줬는데, 채운이는 꼬리 팍팍 내려치는 거나, 귀가 접힌다거나 그런 시그널을 한 번도 보인 적이 없어서 글을 쓰는 지금도 너무 신기합니다..)

-     모래를 아무리 높게 부어줘도 화장실 맨 밑까지 파서 그 바닥에 싸는 고양이이다.. 하지만 잘 파는 만큼 덮는 것도 아주 완벽하게 덮는다.

-     화장실 가기 전에 냐아아옹 하고 길게 몇 번 울고 간다. 그리고 눈을 꼭 감고 볼 일을 본다..

-     치악력이 상당하다. (채운이가 자꾸 설사를 해서 병원에서 약을 타왔는데, 약을 먹이려 입을 벌리다가 실수로 깨물렸어요. 근데 손가락에 구멍이 났네요..)

-     장묘가 설사하면 엉덩이에 다 묻는다..!! 심지어 잘 닦이지도 않음 ㅜㅜ

-  심한 방구쟁이.. 높은 곳으로 점프할 때 독방구, 흥분하면 독방구, 신나면 독방구.. 방구가 약 먹어도 나아지지 않아서 병원에 다시 방문해봐야겠어요.

-  모든 습식캔을 사랑한다. 기호성 똥인 습식들도 환장하고 먹는다.

-  사료를 너무 급하게 먹어서 먹이 퍼즐에 사료를 주니 눈에 보이는 것만 먹는다.. 그래서 맨날 들춰서 사료 숨겨져 있다고 알려준다..

-  창 밖 보는 걸 좋아한다고 들어서 항상 추워도 창문을 열어두지만, 잘 보지 않아 그냥 환기시킨 사람이 된다. (창 밖 보는 거 보다 장난감으로 노는 게 더 좋아서 그런 거 같아요.)

-  종이 스크래쳐를 안 쓴다. 모래 매트랑 캣폴 기둥 매트는 몇 번 긁긴 하는데, 집안 곳곳 둔 종이 스크래쳐는 지금까지 한 번도 안 긁어 줬어요. 키트에 있는 선인장 스크래쳐도요 ㅠㅠ 사이즈 큰 매트형 스크래쳐를 구입할 예정입니다!

-  번팅을 아주 격하게 해준다. 꽁하고 박는 게 아니라 퍽! 하고 박고 가요 ㅋㅋㅋㅋ

- 고양이 버튼을 끈 것처럼 갑자기 잠에 든다. 그루밍하다가도 갑자기 엎드려서 자고, 애교부리다가도 갑자기 잠들고..

-  침실에 불을 꺼놓고 전기장판을 틀어놔도 제가 컴퓨터 방에 있으면 굳이 들어와서 밝은 곳에서 꾸벅꾸벅 좁니다.. 그냥 침실가서 편하게 자지

- 컴퓨터로 작업하거나, 게임하고 있으면 무조건 책상에 올라와서 키보드 누르고 마우스 누르고 가는 웃기는 고양이. 

-  소리에 매우 예민하다. 요즘 주변에 리모델링 공사가 많아서 간헐적으로 쿵쿵 거리면서 소음이 있는데, 그런 소음 뿐만 아니라 창 밖의 사람 목소리, 멀리에서 들리는 오토바이 소리 등등.. 생활 소음에 많이 예민한 모습을 보입니다. 그래서 요즘에는 투명창만 닫고 생활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소음이 많이 차단돼서 훨씬 편안해보입니다!



키우던 첫째를 떠나보내고 둘째를 입양하기로 결심하기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습니다. 첫째를 보낸 공허함에 섣불리 입양을 하고 싶어하는 건 아닐지, 첫째랑 비교하면 어떡하지, 첫째한테 해준 거보다 더 잘 해주면 고양이별에서 첫째가 질투하진 않을지, 그러면 죄책감에 미안해서 어떡하지.

하지만 결과적으로 채운이는 채운이를 통해 첫째를 더 오래 기억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 되어줬어요. 채운이가 첫째랑 반대의 행동을 하면 첫째 누나는 안 그랬는데 넌 왜 그래~라고 웃어 넘기고, 채운이가 첫째랑 똑같은 행동을 하면 첫째 누나랑 완전 똑같네라고 웃게 됩니다. 여전히 첫째의 흔적이 남아있는 이 공간에서 그 흔적이 덮어지거나 흐려지지 않고, 채운이를 통해 채운이와 잘 어우러지게 되는 거 같아요첫째를 보내고 혼자 있을 때 웃을 일이 거의 없었는데, 요즘엔 채운이만 보고 있어도 웃음이 납니다. 그런 채운이에게 고마움을 느끼는 일상을 보내고 있어요.

 

입양 초반이라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서 주절 주절 쓰다보니까 글이 너무 길어졌네요

마지막으로 활동가 님들 모두 너무 감사합니다! 그리고 채운아, 우리 집에 와 줘서 고마워! 그냥 건강하기만 해 주라~! 맛있는 거 실컷 먹고, 신나게 놀고, 푹 자면서 행복한 일상 보낼 수 있게 내가 많이 노력할게!





Note: 제목엔 입양동물 이름을 꼭 넣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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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운이를 기다리면서 온캣 입양후기를 정말 많이 봤는데, 입양 절차에 대한 자세한 후기는 없는 거 같더라고요. 저처럼 입양 절차에 대해 궁금하실 분들을 위해 자세하게 써봤어요. 이런 내용이 후기에 부적합하다고 생각하시면 바로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일주일 후기는 아래에 있어요!)

 

*채운이가 저희 집까지 오는 과정*

채운이 입양 신청서를 쓰고 이주 정도 뒤에 간단한 전화 상담을 하고 센터 방문 예약을 잡았어요. (일손이 많이 부족하셔서 처리가 조금 늦어진 듯합니다! 저도 입양 신청서를 쓰고 일주일이 좀 지나도 메일이나 연락이 없어서 센터에 문의 드렸는데, 친절하게 상담해주셨어요!) 센터에 방문해서 설문조사 같은 걸 작성하고, 작성한 걸 토대로 활동가 분들과 대화를 나눈 뒤 채운이를 보러 갔습니다. 채운이를 기다리면서 온캣 구조동물들과 후기들을 정말 많이 봤는데, 구조동물에 올라온 고양이들을 실제로 보니 너무 신기했어요 ㅎ.. 다들 사진보다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웠습니다 ㅠㅠ 입양을 고민하시는 분들은 직접 가셔서 고양이들 한 번씩 보면 좋을 거 같아요! 다들 왜 아직 입양을 못 가고 있는지 정말 의문일 정도로 너무 귀여운 아이들,,,

어쨌든 채운이를 실제로 처음 봤을 때, 첫인상은 정말 캣초딩같다.’ 였습니다 ㅋㅋㅋㅋ ㅜ 활동가 분과 상담을 할 때, 채운이가 개냥이 과는 아니라 사람을 그닥 좋아하지는 않는 거 같다고 하셔서 어차피 키우던 첫째도 애교없는 새침냥이었어서 괜찮다고 하며 채운이를 보러 갔어요! 하지만 채운이를 넓은 공간에 풀어 놓자, 채운이는 낯선 사람한테 경계하지도 않고 잘 돌아다니고 활동가 분들께 애교도 부리는 귀여운 고양이었어요. 채운이가 너무 애교가 많아서 오히려 활동가 분께서 개냥이는 아니라고 했는데라고 하시면서 민망해하셨어요 ㅋㅋㅋㅋ

채운이를 실제로 보러가게 된 계기는 채운이가 고양이별로 떠난 저희 첫째랑 너무 닮아서였는데요, 활동가 분들께서 채운이를 장난감으로 놀아주시는 걸 보면서 정말 첫째랑 너무 닮아서 눈물이 고였답니다사진으로만 보다가 실제로 채운이가 움직이는 걸 두 눈으로 보니까 뭔가 기분이 이상했어요. 그러다가도 얼굴 볼 틈도 없이 우다다 뛰어다니고 장난감을 놔주지도 않는 캣초딩 같은 채운이를 보면서 웃음이 나더라고요. 저도 채운이를 놀아줄 수 있게 장난감을 주셨는데 같이 나와있던 일순이한테 장난감 양보 안 하려고 입에 물고 안 놔주는 욕심꾸러기 같은 모습에 자꾸 웃음이 났어요. (채운이가 장난감 양보 안 해도 옆에서 순하게 장난감만 보는 일순이 정말 너무 예쁘고 귀엽고 순하고 착했어요…~~~ ) 일손이 부족하셔서 활동가 분들이 바쁘실텐데도 채운이랑 충분히 교감할 수 있도록 시간 내어 주시고, 온캣에 입소하게 된 고양이들 사연도 하나하나 친절히 알려주시고, 마지막으로 다른 고양이들도 볼 수 있게 배려해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센터 환경이 정말 쾌적하고 활동가 분들도 다들 너무 친절하시니 입양 고민이신 분들은 꼭 센터 방문해보셨으면 좋겠어요!

방문 상담한 내용으로 내부에서 상의하신 뒤에 채운이 입양 여부가 결정된다고 하셨고 채운이를 보고 일주일 정도 지난 뒤에 연락이 왔습니다. 전화한 날짜 기준으로 다음 주에 채운이가 저희 집으로 오게 되었어요! 활동가 분들이 저희 집에 방문하시고 집안 환경을 보고 입양 최종 여부가 결정이 되는 거 같아요. 채운이가 오기까지 정말정말정말 시간이 안 갔지만 결국 채운이가 저희 집에 오게 되었고, 채운이는 저희 집 둘째가 되었답니다!

대략 한 달 간의 기다림 끝에 채운이가 저희 집에 오게 되었어요. 이 한 달 간의 기간이 누군가에게는 길고 지루한 시간일 수도 있겠지만, 고양이들에게 좋은 보호자를 찾아주기 위한 최소한의 기간이라 생각하니, 그 기다림이 전혀 아깝지 않았습니다. 다른 아이들도 꼭 좋은 보호자를 만나서 얼른 입양 갔으면 좋겠습니다!


*채운이 일주일 후기*

활동가 세 분이서 저희 집에 방문하셨는데, 이동장과 함께 큰 박스 하나와 작은 박스 하나를 들고 오셔서 놀랬어요. 저번에 상담할 때는 모래나 사료 같은 걸 키트로 주신다고는 했지만 박스가 너무 커서 키트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어요..!! 일단 오시자마자 간단히 인사를 나누고 채운이를 바로 풀어주셨는데 제 집 마냥 바로 돌아다니면서 탐색을 하더라고요 ㅎ 저는 채운이가 적응을 못할까 봐 숨숨집 2, 박스 숨숨집 2, 터널, 이동장, 침대 밑 박스 스크래쳐 등등 준비했지만 숨숨집은 지금까지도 쓰질 않아서 처리할 예정입니다새로운 곳에 대한 호기심이 가득한 채운이는 숨숨집에 숨기보다 방 안을 돌아다니고 스크래쳐 위에서 발라당 애교를 부려서 저희 모두를 웃게 했어요. 활동가 분께서 동의서 같은 걸 주셔서 작성하고 있는데 채운이가 고새를 못 참고 책상 위로 올라와서 책상 위의 수반을 살짝 엎었어요 ㅋㅋㅋㅋ 잘 적응하는 거 같아 다행이라 생각했습니다 ㅎㅎ 작성할 거 다 작성하고, 주의할 점도 듣고 얘기를 나눈 뒤 활동가 분들께서 떠나셨어요. 그리고 채운이와 저, 단 둘이 남게 되었는데 어색할 틈도 없이 채운이 혼자 사부작거리면서 돌아다니는 걸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봤어요. 정말 호기심이 많아서 못 가는 곳도 없고.. 떨어지는 걸 무서워하지도 않고ㅎ 그렇게 보고 있다가 채운이가 공복 상태라는 걸 깨닫고 밥 주기 전 간단하게 사냥 놀이를 하려고 했어요. 그동안 쌓아놓은 장난감도 정말 많았고, 채운이가 온다 해서 새로 산 장난감들도 많아서 얼른 채운이한테 자랑하고 싶었거든요. 채운이는 정말 놀아줄 맛 나는 고양이었습니다..!! 어떤 장난감이든 환장하고 달려들고 놀이 반응이 미쳤어요간단하게 놀아주려고 하다가 저도 신나버려서 30분 정도 놀고 채운이 밥을 챙겨줬습니다. 채운이가 식탐이 많다고는 하셨는데 진짜 많긴 하더라고요..! 부엌에서 사료 계량하는데 그걸 못 참고 올라와서 보채고 계속 울고 ㅜㅋㅋㅋ 밥 주자마자 허겁지겁 먹는 걸 보고 채운이는 꼭 제한 급식을 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채운이가 체력은 딸리는데 호기심은 많아서 밥 먹는 동안 장난감을 치우니까 또 방울 소리에 허겁지겁 달려오더라고요. 그래서 밥 먹을 때까지 기다려줬다가 다시 또 놀아줬어요.. ㅎㅎ 격하게 두, 세 번 놀면 헥헥거려서 걱정돼서 그만 놀려고 해도 자꾸 치울 때 방울 소리에 흥분해서 쉬엄쉬엄 조절하면서 놀아줬어요. 이렇게 채운이 놀아주고 사람도 공복이다 보니까 살짝 늦은 점심을 먹게 되었는데, 잠깐 수저 들러 간 사이에 제 샐러드를 먹으려고 하는 걸 겨우 막았어요이미 가슴에 참깨 드레싱 묻혀가지고 쩝쩝대는 걸 다 닦이고 고양이 참깨 드레싱을 검색해봤지만 고양이가 참깨 드레싱을 먹는 게 흔한 건 아닌지 검색 결과도 없더라고요^^… 고양이는 사람 음식 관심 없는 줄 알았지만 채운이는 예외였네요..! 다른 방에 혼자 들어가서 밥을 먹어도 되지만 눈에 안 보이면 걱정돼서 사람 음식을 탐내는 채운이를 막으며 헐레벌떡 식사를 마쳤습니다.

그러고 나서 채운이는 또 하루종일 돌아다녔어요. 첫 날에 바로 캣폴 맨 꼭대기를 점령하시고, 침대 헤드에서 돌아다니다가 제 명치를 아무렇지 않게 밟고 내려오고, 집안 곳곳에 놔둔 수반도 돌아가면서 다 마셔주고 (심지어 제 텀블러에 담긴 물까지도요), 머리 속에 장난감만 가득해서 계속 꾸루룽거리면서 놀아달라 하고, 또 놀아주면 금방 지쳐서 헥헥거리면서도 장난감이 조금만 움직여도 흥분해서 달려들고, 사냥 놀이하고 트릿을 부숴서 주니까 간식 냄새에 흥분해서 코 앞에 있는 간식도 못 찾아 먹어서 결국 집어서 입에다 갖다 주면 손가락이고 뭐고 깍 깨물어 버리고

채운이는 정말 하루 종일 초흥분상태라 방바닥에 엉덩이 한 번 안 붙이고 계속 놀았어요 ㅋㅋㅋㅋㅋㅋ ㅜㅜ 저는 계속 장난감만 흔들었답니다.. 식빵 한 번 안 굽고 놀아달라고 칭얼거리는데 번식장에서 구조된 채운이인 걸 생각하니 또 마음이 짠해져서 계속 계속 질릴 때까지 놀아줬어요. 채운이 코가 하루 종일 핫핑크였던 하루였습니다..

그러다가 보내주신 키트를 풀어봤는데 물건 하나 하나 정성이 가득해서 너무 감동 받았어요..! 방석, 모래, 스크래쳐, 장난감 여러 개, 캣닢 인형, 고양이 관련 책, , 먹이퍼즐, 구급상자 등등정말 고양이를 생각해서 키트를 구성하신 거 같아서 너무 감동이었습니다

인간이 부스럭거리자 또 흥분한 채운이랑 한바탕 놀아주고 자기 전까지 또 놀아줬습니다.. ㅎ 불을 꺼도 채운이는 지칠 줄 모르고 계속 돌아다니다가 제 옆에 자리 잡고 그루밍을 하더라고요. 그러다가 채운이가 잠이 들었고 그렇게 첫째 날이 지났어요!

 

채운이는 입질은 없지만 사람이 자고 있을 때 갑자기 깨물더라고요. 첫째 날 밤에는 잠결에 제 팔을 칵 깨물고, 둘째 날에는 일어나라고 그런 건지 코를 깨물고, 셋째 날 밤에는 이불 속에 발가락을 깨물었어요. (이건 아마 이불 속에서 장난감으로 놀아줘서 장난감이라 착각하고 문 거 같아요 ㅎ.. 이 뒤로 이불 속에서는 안 놀아주게 되었습니다…~~) 사람에게 입질이 전혀 없는 애라서 사람이라 인지하고 깨무는 거 같진 않았고, 이런 것들도 다 적응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채운이가 더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루틴을 만들었습니다!

일단은 채운이가 보호소 생활을 하면서 식사 시간이 일정했을 거라 생각해서 식사 시간을 최대한 일정하게 맞춰줬어요. 아침 9, 저녁 6시 이렇게요!

제가 고양이를 부탁해애청자인데 거기에 나오는 수의사 쌤이 사냥하고, 먹고, 그루밍하고, 잔다이 사이클을 계속 돌려줘야 한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최대한 이 사이클을 돌려주고자 했어요. 초반에 채운이는 이 과정 중에 잔다빼고 사냥-식사-그루밍만 무한 반복하는 사냥에 미친 고양이었지만 지금은 편하게 잠도 자고 있어요!

그래서 맞춰진 채운이의 루틴은 다음과 같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사냥놀이, 아침 식사, 식사 후 사냥놀이

점심 먹기 전 사냥놀이, 점심 습식, 식사 후 사냥놀이

저녁 먹기 전 사냥놀이, 저녁 식사, 식사 후 사냥놀이

습식 먹기 전 사냥놀이, 밤 습식, 식사 후 사냥놀이

사냥 놀이가 너무 많긴 한데 지금은 원 없이 놀아라 해서 정말 많이 놀아주고 있어요 ㅋㅋㅋ쿠 그리고 채운이가 활동량이 정말 많아서 습식도 추가로 주고 있습니다!

(입양 온 지 일주일 째인 오늘 아침에는 졸린지 사냥놀이를 잘 안 하더라고요. 원래 방울 소리만 나면 자다가도 달려오는 애인데 어디 아픈가했지만, 점심 때쯤 다시 신나게 놀았습니다 ㅎㅎ)

이 루틴을 꾸준히 지켜주니까 셋째 날 이후에는 입질이 전혀 없었어요 ㅎㅎ 밤에 채운이가 다가와서 옆에서 자면 갑자기 물릴까 봐 무서웠는데 이제는 편하게 잘 수 있더라고요!

 

그리고 일주일 동안 채운이랑 지내면서 채운이에 알게 된 점을 써볼게요!

-     채운이의 머릿속 반은 장난감, 반은 먹을 거이다. (집사는 그저 장난감 흔들고 밥 주는 사람 정도로 인식하는 거 같아요 ㅎ)

-     모든 장난감을 사랑하지만 특히 손바닥보다 조금 작은 깃털류에 환장한다. 그리고 비싸고 정교한 장난감보다 조잡한 싸구려 장난감에 환장한다

-     무릎냥이 x, 쓰다듬 당하는 걸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음.

-     빗질, 양치질, 발톱 깎기, 귀청소 모두 불호

-     하지만 싫다는 표현이 그저 몸을 돌려서 피하는 것 뿐인 천사냥이다.. (첫째는 좀만 수틀리면 칵 깨물어버려서 꼬리나 귀 시그널을 항상 신경쓰며 만져줬는데, 채운이는 꼬리 팍팍 내려치는 거나, 귀가 접힌다거나 그런 시그널을 한 번도 보인 적이 없어서 글을 쓰는 지금도 너무 신기합니다..)

-     모래를 아무리 높게 부어줘도 화장실 맨 밑까지 파서 그 바닥에 싸는 고양이이다.. 하지만 잘 파는 만큼 덮는 것도 아주 완벽하게 덮는다.

-     화장실 가기 전에 냐아아옹 하고 길게 몇 번 울고 간다. 그리고 눈을 꼭 감고 볼 일을 본다..

-     치악력이 상당하다. (채운이가 자꾸 설사를 해서 병원에서 약을 타왔는데, 약을 먹이려 입을 벌리다가 실수로 깨물렸어요. 근데 손가락에 구멍이 났네요..)

-     장묘가 설사하면 엉덩이에 다 묻는다..!! 심지어 잘 닦이지도 않음 ㅜㅜ

-  심한 방구쟁이.. 높은 곳으로 점프할 때 독방구, 흥분하면 독방구, 신나면 독방구.. 방구가 약 먹어도 나아지지 않아서 병원에 다시 방문해봐야겠어요.

-  모든 습식캔을 사랑한다. 기호성 똥인 습식들도 환장하고 먹는다.

-  사료를 너무 급하게 먹어서 먹이 퍼즐에 사료를 주니 눈에 보이는 것만 먹는다.. 그래서 맨날 들춰서 사료 숨겨져 있다고 알려준다..

-  창 밖 보는 걸 좋아한다고 들어서 항상 추워도 창문을 열어두지만, 잘 보지 않아 그냥 환기시킨 사람이 된다. (창 밖 보는 거 보다 장난감으로 노는 게 더 좋아서 그런 거 같아요.)

-  종이 스크래쳐를 안 쓴다. 모래 매트랑 캣폴 기둥 매트는 몇 번 긁긴 하는데, 집안 곳곳 둔 종이 스크래쳐는 지금까지 한 번도 안 긁어 줬어요. 키트에 있는 선인장 스크래쳐도요 ㅠㅠ 사이즈 큰 매트형 스크래쳐를 구입할 예정입니다!

-  번팅을 아주 격하게 해준다. 꽁하고 박는 게 아니라 퍽! 하고 박고 가요 ㅋㅋㅋㅋ

- 고양이 버튼을 끈 것처럼 갑자기 잠에 든다. 그루밍하다가도 갑자기 엎드려서 자고, 애교부리다가도 갑자기 잠들고..

-  침실에 불을 꺼놓고 전기장판을 틀어놔도 제가 컴퓨터 방에 있으면 굳이 들어와서 밝은 곳에서 꾸벅꾸벅 좁니다.. 그냥 침실가서 편하게 자지

- 컴퓨터로 작업하거나, 게임하고 있으면 무조건 책상에 올라와서 키보드 누르고 마우스 누르고 가는 웃기는 고양이. 

-  소리에 매우 예민하다. 요즘 주변에 리모델링 공사가 많아서 간헐적으로 쿵쿵 거리면서 소음이 있는데, 그런 소음 뿐만 아니라 창 밖의 사람 목소리, 멀리에서 들리는 오토바이 소리 등등.. 생활 소음에 많이 예민한 모습을 보입니다. 그래서 요즘에는 투명창만 닫고 생활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소음이 많이 차단돼서 훨씬 편안해보입니다!



키우던 첫째를 떠나보내고 둘째를 입양하기로 결심하기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습니다. 첫째를 보낸 공허함에 섣불리 입양을 하고 싶어하는 건 아닐지, 첫째랑 비교하면 어떡하지, 첫째한테 해준 거보다 더 잘 해주면 고양이별에서 첫째가 질투하진 않을지, 그러면 죄책감에 미안해서 어떡하지.

하지만 결과적으로 채운이는 채운이를 통해 첫째를 더 오래 기억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 되어줬어요. 채운이가 첫째랑 반대의 행동을 하면 첫째 누나는 안 그랬는데 넌 왜 그래~라고 웃어 넘기고, 채운이가 첫째랑 똑같은 행동을 하면 첫째 누나랑 완전 똑같네라고 웃게 됩니다. 여전히 첫째의 흔적이 남아있는 이 공간에서 그 흔적이 덮어지거나 흐려지지 않고, 채운이를 통해 채운이와 잘 어우러지게 되는 거 같아요첫째를 보내고 혼자 있을 때 웃을 일이 거의 없었는데, 요즘엔 채운이만 보고 있어도 웃음이 납니다. 그런 채운이에게 고마움을 느끼는 일상을 보내고 있어요.

 

입양 초반이라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서 주절 주절 쓰다보니까 글이 너무 길어졌네요

마지막으로 활동가 님들 모두 너무 감사합니다! 그리고 채운아, 우리 집에 와 줘서 고마워! 그냥 건강하기만 해 주라~! 맛있는 거 실컷 먹고, 신나게 놀고, 푹 자면서 행복한 일상 보낼 수 있게 내가 많이 노력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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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영 2024-02-23 10:15 | 삭제

와 .. 지칠 줄 모르는 채운이..!! 마음껏 놀아주지 못해 마음이 쓰였는데 하루종일 함께 놀아주는 집사를 만났네요!! 🥹 에너자이저 채운이소식 앞으로도 기대하겠습니다..!


순백 2024-02-23 15:17 | 삭제

'모든 습식캔을 사랑한다'에서 입맛 까다로운 고양이 모시는 집사는 부러운 마음에 눈물이 조금 났네요 ㅎㅎㅎ 짧은 시간인데도 벌써 채운이에 대해서 이렇게나 많이 알아내셨다니 채운이가 정말 좋은 가족을 만난 것 같아 저도 기쁩니다. 앞으로 채운이와 함께 쌓아가실 시간에 행복만 가득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