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이야기

[부고] 금산 개농장 구조견 이금이가 무지개 다리를 건넜습니다.



금산 개농장에서 구조된 이금이가

위염전으로 무지개 다리를 건넜습니다.

위염전은 흉곽이 깊고 큰 대형견에게 비교적 잘 발생하는 급성 질환으로, 진행 속도가 매우 빠르고 예측이 어렵습니다. 특히 구조 이전의 개농장에서 굶주렸던 시간, 극심한 스트레스, 장기간의 방치와 같은 요소들은 위와 장의 기능을악화시켰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지금까지도 특히 개농장에서 구조된 대형견들에게 위염전이 반복적으로 발생해 왔습니다. 단정할 수는 없지만, 오랜 시간 방치와 결핍 속에서 살아온 삶의 조건들이 이 질환에 취약한 몸을 만들었을 가능성이 존재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번 겨울, 온센터에서는 유난히 많은 이별을 겪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갑작스러운 발병으로 떠난 이금이의 이별은 허전함의 구멍이 더욱 크게 느껴지기만 하고, 쉽게 메워지지 않습니다.

이금이는 다리가 잘린 채 구조되었던 친구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금이는 늘 밝았고, 겁이 많으면서도 사람을 보면 절룩이는 몸으로 먼저 다가오던 친구였습니다. 잘린 다리를 허우적대며 개농장에서의 처참한 삶을 보내온 친구였기에, 돌봄 받고 사랑 받는 삶을 오래도록 살아가기를 바랐습니다. 그렇게 평범한 하루들이 차곡차곡 이어지기를 바랐습니다.

비록 갑작스럽게 숨을 멈췄지만, 이금이가 온센터에서 지내던 일상 중 기쁜 기억이 많았기를, 우리의 돌봄 속에서 편안한 날들이었기를 간절히 바랄 뿐입니다. 이금이의 평안을 바라며, 이금이를 가장 가까이서 돌봤던 박영미 활동가와 김재호 활동가의 편지를 나눕니다.

이금아, 출입구를 향한 견사에서 지내던 너였기에 아침에 제일 먼저 보는 게 우리 이금이였는데.. 밥을 반기는지 나를 반기는지 아무튼 열렬한 반김 덕에 덩달아 반갑고 조급했었어. 그래서 너의 빈자리가 너무 크게 느껴진다. 네가 지내던 견사만 빈 게 아니라 층 전체가 빈 느낌이야.

시간을 돌려 너와 마지막을 보낸 저녁으로 돌아가고 싶다. 지금도 네가 견사에서 나를 반기고 있는 모습을 생각하고 있어. 너의 아픔이 부디 짧았길 진심으로 기도한다.

이금아, 무지개다리 걸을 땐 불편한 다리가 아니라 온전한 다리로 즐겁게 뛰어갔길 바라. 또 만나자.

이금아, 무지개다리는 잘 건넜니? 떠나기 전까지 너는 항상 우리를 반기고, 불편한 다리로도 우리에게 안겼었지. 움직일 때마다 분명 많이 힘들었을 텐데 그걸 티 내지 않고 우릴 반기는 네가 참 사랑스러웠어. 더 잘해줄 걸, 한번 더 쓰다듬어 줄 걸 하는 순간들이 하나둘 떠올라 쉽게 잊혀지지 않아. 그래도 너가 마음을 열고 애정을 표현하던 그 모습들이 오래 남아. 이제는 아프지 말고, 다리도 마음도 다 괜찮은 곳에서 편히 쉬어. 이금아 우리 꼭 다시 만나자.

귀청소도, 어떤 돌봄도 가만히 몸을 맡기며 잘 받아주던 이금이

이금이를 함께 기억해주세요.









댓글

고선경 2025.12.18

이금아 미안해 이제 아프지 말고 무지개 다리 건너서 천국으로 가렴


김민정 2025.12.18

이금아 그동안 고생많았어, 조심히가고 아픈 기억 다 잊고 행복한 기억들만 들고 가길 바라.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