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6일, 숑숑이가 실종되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실종'이란 단어는 듣기만 해도 심장이 철컹 내려앉습니다. 갑자기 바뀐 상황에서 혼란과 공포를 겪고 있을 동물을 생각하면 잠도 제대로 이룰 수가 없습니다.

실종 당일, 활동가들은 일단 실종 지역으로 달려가 전단지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또 SNS에 실종 사실을 알리고, 지역카페, 당근마켓 등 많은 지역주민들이 볼 수 있는 곳에 실종 전단 이미지를 게재했습니다.

전단에는 자세한 정보들을 기입하는 게 좋습니다. 실종 당시 마지막 모습이 어땠는지, 목걸이를 착용했는지, 옷을 입었는지, 동물등록이 되어 있는지(내장칩 유무), 어떤 성격인지 등 동물을 특정할 수 있는 정보들은 꼭 기재해주시는 게 좋습니다. 숑숑이의 경우, 겁이 많아 사람이 잡으려 하면 더 도망갈 수 있으니, 영상 및 사진 제보를 부탁하는 문구를 넣었습니다.

숑숑이는 실종 지역을 산책해본 경험이 없습니다. 어떤 방향으로 갔을지 전혀 예측이 불가 했기에 서둘러 목격 제보를 확보하는 일에 집중했습니다. 최대한 많은 곳에 전단지를 붙이고, 지역 커뮤니티를 활용했습니다. 숑숑이의 경우, 불행 중 다행으로 목격 제보가 많았습니다.

* 산책 경험이 풍부한 경우, 그동안 함께 산책했던 경로를 수색하며 숨어있는 건 아닌지 확인합니다. 목격 제보가 실종 동물을 찾는 데에 큰 도움이 되기에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게 하는 것 역시 중요합니다.

목격제보를 토대로 숑숑이의 동선을 파악했습니다. 동선을 토대로 다시 한 번 전단지를 작업하고 목격시간대에 잠복과 수색을 진행했습니다. 애타는 활동가들의 마음이 닿지 못한 건지, 숑숑이를 단 한 번도 목격하지 못했습니다.

비가 오고, 천둥이 칩니다. 날씨는 점점 겨울이 되어가고 악조건이 겹치기 시작합니다. 어서 숑숑이를 찾아야 했습니다. 오픈채팅방을 개설하여 주민분들에게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수색과 목격 도움을 요청드렸고, 새롭게 들은 정보나 발견한 것들은 카톡방에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모인 정보를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숑숑이 찾기 정보 모음 페이지도 운영했습니다.

숑숑이 찾기 정보 모음 페이지(클릭하시면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 모은 목격제보가 갈현동 재개발 지역 일대로 모였습니다. 이곳에 숑숑이가 있을 거라 생각하고 며칠간 수색 끝에 11월 7일 드디어 숑숑이를 만났습니다. 겁이 많던 숑숑이지만, 온센터에서 오랜 시간 자신을 아껴준 활동가를 알아보고 다가와 꼬리까지 흔들었습니다. 숑숑이가 반갑다고 표현하는 행동들이 너무 무서웠다고, 정말 오래 기다렸다고 말하는 듯 했습니다.

숑숑이의 건강검진을 진행했습니다. 온몸에 진드기가 붙어 있어 피부 치료를 진행해야 하지만 다행히 그 외에 큰 이상은 없었습니다. 숑숑이는 온센터에서 지내며 다시 새로운 가족을 찾을 예정입니다. 숑숑이를 찾기 위해 함께해 주신 많은 시민 분들께,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고 수색을 했던 활동가들에게, 두려움 속에서 무사히 버텨내준 숑숑이에게 큰 응원 부탁드립니다.

저희의 경험을 나눈 이 글이 동물을 찾고 계신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숑숑이 찾기에 함께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마움의 인사를 드립니다. 정말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