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이야기
전신 화상을 입은 채 새끼를 품던 든든이 이야기
- 2025.08.19
“온몸에 화상을 입은 개가 돌아다닌다”는 다급한 제보가 전해졌습니다. 현장에서 마주한 든든이의 모습은 참혹했습니다. 등과 옆구리, 그리고 뒷다리에 이르기까지 넓게 벗겨진 피부가 그대로 드러나 있었고, 곳곳에서는 진물이 흘러내렸습니다. 화상 부위는 붉은 살점과 검게 괴사된 흔적이 뒤엉켜, 오랜 시간 극심한 통증 속을 견뎌온 흔적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동물병원에서 받은 첫 진료는 그 고통의 크기를 더욱 선명히 드러냈습니다. 굳어버린 피부와 멈춰버린 회복 흔적이 든든이의 몸을 가득 덮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드레싱을 교체하는 내내 든든이는 미동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사람의 손길이 닿아 있는 대로 조용히 의지할 뿐이었습니다.
게다가 든든이는 네 마리의 새끼를 뱃속에 품고 있었습니다. 불에 데인 몸으로 길 위를 떠돌며, 새로운 생명을 끝까지 지켜낸 것입니다. 그렇게 든든이는 구조된 지 2주 뒤, 네 마리의 새끼를 출산했습니다. 화상으로 인해 걷는 것조차 힘들었을 텐데, 그 모든 고통 속에서도 버텨낸 시간이었습니다.
든든이가 입은 화상의 경위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사고로 인한 가능성은 극히 낮습니다. 든든이가 살던 마을에서는 밖을 돌아다니는 개들에 대한 거부감이 뿌리 깊게 자리하고 있었고, 이런 환경을 고려할 때 의도적인 학대의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무엇보다 등과 옆구리를 따라 넓게 퍼진 화상의 형태와 깊이는 단순한 우연으로 설명하기 어려웠습니다.


이제 든든이는 긴 방치와 고통의 시간을 지나 비로소 ‘돌봄’이라는 이름을 배우고 있습니다. 겁을 내면서도 달아나지 않고, 사람의 손길에 몸을 맡기며, 어느새 무릎에 기댄 채 눈을 감기도 합니다. 상처로 얼룩진 몸에 비해 마음은 놀라울 만큼 빨리 사람을 향해 열리고 있습니다.
살이 타들어가는 고통을 견디고, 홀로 새끼를 품었던 든든이에게 이제는 안전하고 평범한 하루가 필요합니다. 든든이가 가족을 만나기 전까지 보호소에서의 삶을 지탱해 줄 든든한 결연가족이 되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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