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이야기
- 2004.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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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동물자유연대 회원들은 “모든 생명의 탄생과 죽음에는 숭고함이 있으며 생명 존중은 인간이 불필요한 욕망을 포기했을 때 비로소 시작된다”고 입을 모은다. 사진은 동물자유연대 회원 김효정(38)씨와 10개월 된 아들 정빈이의 모습. 왼쪽의 진돗개는 김씨가 3년 전부터 키우고 있는 치현이다. (좌) 지난 가을 ‘입양동물과의 만남’ 행사에서 찍은 동물자유연대 회원들의 사진. 거리에 버려진 동물들을 입양한 이들은 생명에 대한 사랑이 잃어버린 인간성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믿는다. 동물자유연대 제공 (우)
동물보호단체 ‘동물자유연대’
이들은 믿는다
죽을때까지 불켜진 닭장서 살아가는 육계나
철창안에서 평생 갇혀지내는 육견‥
인간에게 결코 보신이 되지 않는다고‥
“모든 생명은 순리대로 살아야” 하니까
지난 9일 서울 왕십리 언덕길에 있는 한 이층집. ‘동물자유연대’의 사무실이다. 앞마당 잔디밭에는 강아지들이 뛰놀고 있다. 귀엽기 짝이 없는 시추 토토, 엄청난 도약력을 자랑하는 푸들 얄식이, 우아한 자태로 앉아 잘난 척하기 좋아하는 발바리 푸름이 등 모두 18마리나 된다. 이들은 얼마 전까지 거리를 배회하던 떠돌이 개들이었다.
토토는 몇 달 동안의 거리생활 때문에 털이 심하게 엉켜 눈앞조차 볼 수 없는 상태였고, 얄식이는 벤치에 묶인 채 ‘필요한 사람 가져가세요’라고 적힌 종이 위에서 며칠을 굶고 있었다. 푸름이는 의왕시에서 개장수가 식용으로 팔려고 내 놓은 것을 사왔다. “병들어 버려진 개가 대부분이지만 얄식이는 진단을 해도 아무 병이 없었어요. 오로지 ‘까분다’는 이유로 버려진 듯해요. 생명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 인식이 아쉽죠. 게다가 요즘은 경제불황 때문인지 입양을 더욱 꺼려요.”
거리에서 얄식이를 구조한 총무 이기순(35)씨의 말이다. 현재 ‘동물자유연대’의 돌봄을 받고 있는 동물은 입양을 기다리며 20여 가정에 맡겨진 강아지와 고양이를 비롯해 모두 60~70 마리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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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물자유연대 조희경 대표와 그가 키우는 잡종견 복실이. |
‘동물자유연대’는 1999년 동물 학대를 고발하고 생명에 대한 인식을 높이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동물보호단체다. 인터넷( http://www.animals.or.kr )을 이용해 반려동물(애완동물)의 구호·입양도 하고 있다. 야생동물 식용유통 반대운동, 금연 교육 때 쥐나 새 등에게 니코틴을 주입하는 동물 실험 중단 촉구, 바닷가재 뽑기 기계의 부당함을 알리는 서명운동, 개고기를 반대하는 누렁이 살리기 운동 등이 그동안의 주요 활동이다.
조희경 대표(44)는 “자연의 법칙을 넘어선 인간의 탐식, 폭식, 생명체를 이용한 유희 등을 이유로 다른 생명에 대한 소중함을 잃어버린 인간의 일방적 습관에 경종을 울리려고 만든 단체”라고 모임이 탄생한 배경을 설명한다. 이 단체에는 1800여명의 인터넷 회원과 450명의 후원회원이 있으며 이 가운데 매달 회비를 납부하는 ‘진성회원’이 180여명이다.
인터넷게시판 테러 당하고‥
비판도 적지 않다. 사람들도 먹고 살기 힘든데 동물을 돌보는 ‘한가한 짓’을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목소리들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다. 참혹한 살인이나 폭력 같은 인간성 상실은 생명 경시 풍조와 무관하지 않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동물자유연대’는 사람과 가까이서 교감할 수 있는 동물 사랑을 통해 생명을 존중하는 인간의 본성을 되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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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랬던 떠돌이견이‥예쁜 토토로 변했습니다 시추 토토는 6월 14일 거리에서 발견됐다. 발견 당시 토토(왼쪽)는 오래 방치된 듯 털이 심하게 엉켜 눈앞조차 볼 수없는 상태였다. 병원 진단과 털 손질을 마친 토토는 동물자유연대에서 새 가족을 기다리고 있다. |
“우리는 단순히 개고기 먹는 것을 반대하는 사람들의 모임이 아닙니다. 인간의 탐욕을 줄이고 동물과 사람이 공생할 수 있는 자연의 법칙을 따르자는 것입니다. 개나 고양이는 인간과 가장 친숙한 동물이기 때문에 식용 문제를 예민하게 생각하는 거죠. 먼저 자신과 가장 가까운 존재부터 마음이 쓰이는 법이니까요.”
인간이 포기해야 합니다
조대표는 “회원 모두가 채식주의자는 아니지만, 이들은 공통적으로 ‘모든 생명은 최대한 죽는 날까지 편안하고 순리대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힌다. 인간의 생존과 결부된 문제라 대놓고 지적하긴 어렵지만 자연스럽게 살다 죽지 못하는 모든 동물들을 볼 때마다 이들은 마음이 아프다. 죽을 때까지 불켜진 닭장에서 밤낮을 구분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육계나 살을 찌우려고 철창 안에서 평생을 갇혀 지내는 육견, 그리고 성장 호르몬이 섞인 사료를 먹어가며 생명의 법칙과는 다르게 살아가는 동물들. 이렇게 살다 죽은 동물은 인간에게 결코 ‘보신’이 되지 않는다고 이들은 믿는다. 무병장수를 위해 야생동물의 장기와 피를 먹는 것 역시 마찬가지 이유로 반대한다.
“옛날 아메리카 원주민들은 먹을 만큼만 사냥하며 살았습니다. 사냥할 때도 약한 놈들만 골라 잡았지요. 강한 개체가 살아남아야 인간이나 동물 모두가 오랫동안 공존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생명 존중의 가장 중요한 핵심은 인간이 누리는 불필요한 부분을 포기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환경과 생명을 함부로 대하는 현대 사회를 치유하는 길이기도 합니다.”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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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정 2004.08.19
대포님, 싸모님 분위기 맞습니다. 사진이 항상 실물을 따라갈 수 있다는 헛된 소망을 버리십셔~ -_-;; 그리고 차분히 글 읽어보니 웬일로~ 싶네요. ^^ 잘 썼네요 기자가.
이경미 2004.08.19
흐뭇하네요...다른 신문과 시사주간잡지에도 쫘악 실려서 후원도 많이 들어오고 그랬으면 좋으련만...넘 꿈이 큰가..?^^;
홍현신 2004.08.19
이 글 읽은 우리 문대리 왈~ \" 와~ 한겨레신문에 날 정도인 동자련에 미용 봉사를 간다고 하니 매우 황송하고 떨립니다.. 혹여 미천한 저희들의 미용 솜씨가 단체에 누가 되지나 않을지 걱정이 태산입니다.! \" ㅋㅋㅋ 약국 식구들이랑 이 기사 보면서 너무 조아써요..
조지희 2004.08.19
마자요.. 재벌댁 정원^^ 사진 다 좋은데요!
이경숙 2004.08.19
오마나 대표님..무신 말씀을....어디 재벌댁 정원에서 찍은 싸~모님(에고고, 죄숑하지만) 사진겉은데요....표정이랑 넘 좋아요....
이경숙 2004.08.19
아고고...빠졌다...우리 토토도........그리고 우리 회원님 모두도.......
조희경 2004.08.19
아.,.난 내 사진 맘에 안드러용~ ㅠ.ㅠ
이경숙 2004.08.19
사진, 기사 다아 좋습니다...그동안 한겨레가 은근히 개고기 먹자 쪽으로 나가는 것같아서 속상했는데......대표님,효정님,쌀자루,치현이 완전 스타되아뿌렀어~~~~
김종필 2004.08.19
^-^
김남형 2004.08.19
엄마야 제가 가운데에 나와뿌렸네요? 히히 아이좋아--- ㅋㅋ
박성미 2004.08.19
여지껏 본 기사 중 제일 낫군요~~^^
안혜성 2004.08.19
정말 이제껏 난 기사중에 제일 맘에 드네요.정빈이랑 치현이 사진 너무 정겨워요.대표님도 이뿌게 나오셨다.
이기순 2004.08.19
아! 언니 죄송!! 제가 언니 67년생인줄 알고 그렇게 알려줬어요. 에고. 이런 실수가... 정말 죄송... 근데... 사진보면 다들 28이 잘못 나온 줄 알거같은데요? ^^
이현숙 2004.08.19
어머머 나이를! 35나6으로 나와도 될 뻔 한걸요?? 위로를!ㅎㅎ
김효정 2004.08.19
나 서른 일곱아닌가...? 여덟인가... 68년 생이면... 가만있자... (그나저나 그 일욜 아침... 왜 세수를 안했을까...)
조희경 2004.08.19
정말이지 세수 안할 얼굴이 이렇게까지 뜰줄이야... ^^;; 정빈어무이 저 사진 대박나네...ㅋㅋㅋㅋ
이기순 2004.08.19
우스개소리 하나. ^^ 효정언니네 사진을 기자에게 보내면서 파일 명을 정빈_치현.zip 뭐 이렇게 보냈는데.. 어제 기자가 전화해서 묻는 말, \"선배. 근데 개랑 애기랑 누가 치현이고 누가 정빈이에요?\" ^^;;; 장난삼아 이름을 바꿔서 알려줄걸 그랬나요? ㅎㅎ
이현숙 2004.08.19
본 중에 제일 나은 기사인걸요~아이 좋아...^^
이기순 2004.08.19
한겨레에 우리 기사가 낫네요. ^^ 신문으로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효정언니네 가족 사진이 대문짝만하게 났어요. 언니랑 정빈이랑 치현이가 하도 인물이 좋으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