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개 식용은 잘못된 것. 이제 당당하게 말합시다!

온 이야기

개 식용은 잘못된 것. 이제 당당하게 말합시다!

  • 반려동물복지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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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8.12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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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날에 끌려간 유기견, 사람들은 왜 못 말렸나
 
"개 식용은 잘못된 것." 이제 당당하게 말합시다!
 
 
 
글· 반려동물복지센터 윤정임국장
 
 
 
 
▲ 밀양 강 고수부지 동물자유연대에서 입양 한 말티즈 달이.

 
경남 밀양시. 시민들이 산책과 운동으로 즐겨 찾는 밀양 강 고수부지에는 버려진 개들이 많다. 최근에도 계속 문제가 되고 있는 북한산에 버려진 개들처럼 야생화가 되어 시민들을 위협하는 존재라기보다는 다소 몸집이 작고 사람을 잘 따르는 발바리 종들이 대부분이다. 이 개들은 운동하러 온 시민들을 졸졸 따라다니기도 하고 멀찍이 앉아서 사람들을 구경하기도 한다. 간식을 먹는 시민들 옆에서 애처로운 눈빛을 보내며 먹을 것을 구걸하기도 한다.

그 중에는 넉살이 좋고 순한 개들이 있는데 어느 날, 그 개들 중 한 마리가 부모님이 사는 아파트 정문 앞 가구 공방에 터를 잡았다. 공방에는 슈나우저 한 마리를 키우고 있었는데 그 녀석과 눈이 맞은 것이었다. 아버지는 오며 가며 만나게 되는 그 녀석을 ''몬순이''라 불렀다. 아랫니가 앞으로 돌출된 부정교합에 부스스한 털을 가진 몬순이는 얼핏 봐도, 자세히 봐도 그냥 못생긴 개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을 잘 따르고 순하고 착했던 몬순이는 유기견이었지만 주민들에게 거부감을 주지 않았다.

나무 공방 슈나우저와 눈이 맞은 몬순이가 작년 여름경 출산을 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몬순이를 예뻐했던 아버지는 출산을 한 몬순이와 아기 강아지들을 챙겼다. 나도 몬순이를 직접 본 적은 없었지만 녀석의 간식을 택배로 보내며 마음으로 응원했다.
 
태어난 강아지들은 모두 6마리로 가구 공방 주인이 모두 키울 수 있는 여건이 안 되어 동네 주민들이 수소문하여 입양을 진행했다. 2012년 별이 된 말티즈 철이를 잊지 못하고 그리워하던 아버지도 몬순이의 새끼강아지 중 한 마리를 입양하여 ''철이''라고 이름 지었다.
 
 
 
▲ 몬순이의 아들 철이 엄마를 닮아 순하고 착한 개다.

 
동네에서는 몬순이가 또 다시 출산을 하게 되면 다음에는 더 이상 입양 보낼 곳을 찾기 힘들다고 판단했고 돈을 조금씩 보태어 중성화 수술을 시키기로 했다. 그런데 수술을 하루 앞둔 날 몬순이가 종적을 감추었다. 작년 여름 복날 즈음이었다. 동네 사람들은 몬순이가 사라진 이유를 짐작하고 있다고 했다. 몬순이는 개소주에 쓰이기 위해 잡혀 갔고 누가 잡아 갔는지 직접 본 목격자도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몬순이가 잡혀갈 때 목격자는 침묵 했고, 주민들은 그저 ''천벌 받을 인간''이라며 속으로만 아파하고 위로를 했다.

부모님 집으로 온 몬순이의 아들 철이는 엄마처럼 사람 좋아하고 순한 천상 개다. 부모님은 무럭무럭 커 가는 철이를 보며 몬순이를 가끔 떠올리신다. "몬순이 그게 아무나 보면 좋다고 꼬리 흔들고 그러더니 그렇게 몹쓸 일을 당했네..."하며 마음 아파하신다. 나도 한 번도 직접 보지 않았지만  몬순이만 생각하면 속이 상한다. 

개 식용은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다. 하지만 그 상처를 당당하게 말할 수 없는 현실이 더 큰 상처를 준다. "그깟 개가 뭐라고 우스운 소리 하네.." , "사람이 아프다는데 그게 더 큰 문제지!" 등 동물의 가혹한 처지에 마음 아파하고 작게라도 목소리를 내면 ''배 부른 감성놀이''하는 사람이 된다.
 
  
 


▲ 경기 양주시의 식용 개 사육장 주인만 잘 만났다면 예쁘게 살았을 개들.
 
 
나는 매년 여름 개 식용 반대 기사를 써오고 있다. 개 식용으로 인해 상처 받은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기 위해 글을 쓴다. 혼자만 아픈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리고 싶고, 동물들의 고통에 관심의 끈을 놓지 않도록 동기를 부여하고 나중에 더 큰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아주기 위해서다.

왜냐하면 동물의 고통에 마음을 쓰고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는 행동은 지극히 당연하고 옳은 일인데 우리 사회가 그것을 수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동물을 보호하는 것은 논리로 설명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논리적이지 않아도 된다. ''여유 있고 한가해서 하는 우스운 소리''라는 말은 안드로메다로 보내고 좀 더 성숙한 사회에서 만나 정말 ''여유''있게 얘기하자고 희망도 주고 싶다. 
  
 

 
▲ 2015년 남양주에서 진행된 개식용 반대 캠페인 시민들 속으로 좀 더 다가가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몬순이는 이름을 부르면 100m 밖에서도 달려 와 착하고 선한 눈망울을 반짝이며 지금이 행복하다고 온 마음으로 표현했다고 한다. 버려지고 굶주리고 험하게 살아 온 견생에서 새끼 강아지도 낳고 밥 먹고 잠 잘 곳도 생긴 지금 이 행복이 눈물겹다고 온 몸으로 표현했다고 한다.

몬순이가 개소주로 사라진 날, 많은 사람들이 속으로 울었다. 사람들은 알고 있었다. 몬순이가 희생된 것이 잘못된 일이라는 것을. 하지만 표현하지 못했다.

나는 몬순이가 개소주로 잡혀가고 지옥 같은 종견장과 식용 개 농장의 폐해가 반복되는 것이 지금  우리 사회 전반의 현실과 닮아 보인다. 잘못되었다는 목소리는 묵살되고 눈 감고 귀 막고 곪아 터질 때까지 방관하는 것이 말이다.
 
분명 개 식용은 잘못된 것이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정작 동물들의 고통은 안중에 없고 문화니, 개인취향이니, 왜 개만 안되느니 하는 공격에 주눅들지 말자. ''나''보다 ''우리''보다 약한 존재인 동물들을 위한 마음을 숨기지 말고 당당하게 행동하자.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 이글은 오마이뉴스에 게재한 글을 일부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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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임나혜숙 2015-08-12 15:11 | 삭제

아이코
밀양근처에 사는 사람인데 정말 죄송하네요
더 적극적으로 행동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경숙 2015-08-14 12:46 | 삭제

이 기사를 오마이뉴스에서 읽는 내내
몬순이 때문에 눈시울이 뜨거워졌어요 ㅠㅠ
개식용 없는 나라
하루빨리 오길 소망합니다


김지혜 2015-08-15 18:20 | 삭제

얼마 전 말복 때까지 개 식용 문제 관련 뉴스랑 기사들을 참 많이 봤는데 그때마다 늘 비슷한 댓글로 싸우는 모습이 보기 힘들더라고요. 동물보호운동을 비난하는 사람들이 늘 말하는 개만 불쌍하냐? 라거나 끝나고 삼겹살, 치킨 파티한다는 얘기가 동물보호단체가 진행하는 활동들을 잘 몰라서 그런다는 것을 알고는 있는데 막상 그런 이슈에는 관심이 없으니.. 어떻게 해야 좋을지 답답하네요.


해님 2015-09-03 11:19 | 삭제

보신탕 먹는 문화가 지켜야할 문화유산이라도 된 듯 여기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힘들어요... 개고기 좋아하는 사람들의 특징... 참 탐욕스러웁디다...비정하고...그들과 언쟁하는 건 정말 힘든 일이예요...


7 2015-11-03 09:29 | 삭제

인생이 지금이 다가 아닌데 그걸 망각하는 하루 한세 살이 사람들이 많더군요. 저는 식용하는 업체. 양심없는 사람들 전부 벌 받을거라 생각합니다. 그 본인이 아니면 후세가 받겠지요. 가끔 직장생활에서 상사들이 식용용 개는 따로 있다고 말씀하시는 남자 직원분들을 보면서 가슴을 칩니다.. 먹을 것 없던 시절도 아니고 몸에 좋은 먹거리가 이렇게 널린 시대에 사는데 반려동물인 개를 잡다니. 전 이해할 수 없죠 그리고 먹는 사람도 문제지만 저렇게 잡아가는 사람들.. 천벌 받을거라는 확신이 있습니다. 말 못하는 짐승으로 태어난 죄밖에 없으니.. ㅠㅠ 제주도 여행 중에 식용개로 잡혀가던.. 트럭에 열댓마리가 무더기로 싸여 실려가던 그 날을 잊을 수가 없네요. 저는 신랑에게 저 개들을 다 사자고 하였고 신랑은 사서 어디다가 두느냐는 말에 다투었던 기억이요.. 그냥 글을 읽는 내내 참으로 씁쓸하고 슬프고 그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