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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발로 걸어 나가는 예삐





다친 두 다리에는 붕대가 칭칭 감겨 있었고, 목에는 밧줄이 단단히 묶여 있었습니다. 제보자는 곧바로 동물을 구조해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어떤 일이 있었는지, 얼마나 오랜 시간 방치되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손상된 다리는 이미 회복이 어려운 상태였습니다.



큰 수술이 시작되었습니다. 왼쪽 앞다리와 뒷 발목을 절단하는 수술이었습니다. 예삐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사람의 손에 방치되었지만, 다시 사람을 만나 살아갈 수 있었습니다. 예삐는 큰 수술을 이겨내고 두 발로 힘차게 땅을 딛고 일어섰습니다.

온센터에 처음 왔을 때 예삐는 잔뜩 몸이 굳은 채 많은 것을 경계했습니다. 특히 남자 활동가들에게 예민하게 반응했습니다. 예삐의 기억 속에는 두렵고 경계할 만한 일들이 남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예삐는 천천히 새로운 기억을 쌓아가고 있습니다. 익숙해진 활동가를 두 발로 열심히 쫓아다니고, 누군가 공간에 찾아오면 왕왕 소리 내어 반겨주기도 합니다. 낯선 손길에 빳빳하게 굳던 몸도 이제는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손길을 더 달라고 몸을 붙여오기도 합니다.


다른 동물들과도 문제없이 잘 지냅니다. 혼자 지내온 시간 탓에 격하게 다가오는 동물 친구들을 부담스러워하기도 하지만 공간을 나누고 함께할 줄 아는 예삐입니다.

두 발로 몸을 지탱하는 일이 분명 부족하고 불편할 거라 생각했지만, 예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듯합니다. 씩씩하게 일어나 두 발로 열심히 뛰어다닙니다. 

새로운 만남으로 살아갈 기회를 얻은 예삐가, 또 한 번의 새로운 만남으로 온전한 가족을 만날 수 있길 바랍니다.

우리가 만나지 못한 수많은 예삐들이 있습니다. 사지마세요, 입양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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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발로 걸어 나가는 예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