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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WA B-SIDE VOICES] 동물자유연대는 혼자 가지 않는다 - 조희경 대표 인터뷰


[KAWA B-SIDE VOICES 시리즈는?]

동물 곁을 지키는 시민, 활동가, 풀뿌리단체의 보석 같은 이야기를 듣습니다.

동물자유연대는 언제나 동물을 먼저 생각하기에,
동물 곁을 지키는 시민과 풀뿌리단체도 함께 바라봅니다.
사람이 홀로 지치면 동물의 삶도 흔들리기에,
회원 여러분과 쌓아온 힘을 나눔사업으로 나누고 연대의 자리를 만듭니다.
그렇게 만난 소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여러분께 전하고자 합니다.🧡

첫 이야기의 주인공은 2000년 동물보호와 복지의 불모지나 다름없던 우리 사회에서
동물자유연대를 시작해 지금까지 한 길을 걸어온 조희경 대표입니다.

"우리 혼자 큰다고 해서 우리 혼자 모든 활동을 다 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동물권 운동을 시작하게 된 순간부터 다른 단체를 물심양면 지원하기까지
조희경 대표의 여정을 아래 인터뷰 전문으로 만나보세요.


KAWA B-SIDE VOICES

동물자유연대는 혼자 가지 않는다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 인터뷰

인터뷰, 글. 황효진 (오늘의풍경 커뮤니케이션 디렉터, 『장수고양이를 찾아서』 저자)

사진. 김도형 (동물자유연대 동물권리교육팀장)



Q.오늘 인터뷰를 온캣에서 진행하고 있는데요, 평소 온캣이나 온독에 오시면 주로 어떻게 시간을 보내세요?

A.온센터에 오면 동물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은데, 아무래도 그러기는 어려워요. 센터 운영이나 관리에 관해서 회의도 하고, 또 이곳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이 느끼는 애로사항도 듣고 풀어드려야 하니까요. 그리고 온센터에 있는 애들은 저를 매일 보는 게 아니잖아요. 강아지들 입장에서는 제가 낯선 사람이다 보니 저를 보면 엄청나게 짖어요. 그래서 온센터에 있는 애들 중 누가 아프다거나 해서 특별히 들여다봐야 할 경우가 아니라면 저는 동물들이 있는 방엔 거의 안 들어가죠. 아주 가끔 ‘사심’을 채우기 위해 가긴 하지만요.

Q.온센터에 있는 강아지, 고양이들과 좀 친하게 지내고 가끔 스킨십도 하고 싶으실 것 같은데요. (웃음)

A.온캣에 신경 쓰이는 고양이가 있어요. ‘붕붕이’인데요, 행당동에서 동물들을 보호할 때부터 구조했는데 붕붕이가 워낙 야생으로 살았던 터라 소통하는 게 쉽지는 않아요. 사람이 가까이 가면 숨고, 하악질도 하고. 그랬는데 붕붕이가 온캣에 온 다음부터는 많이 달라졌어요. 활동가들이 붕붕이를 만져주고 있는 사진을 보면 너무 놀라워요. 예전에는 강아지와 고양이들이 한곳에 다 있었기 때문에 동물들도 긴장도가 높았던 거죠. 온캣에는 고양이들만 있고, 캣티오도 만들어져 있다 보니 붕붕이도 좀 더 편안해진 것 같아요. 아무튼 붕붕이를 한 번 만져보는 게 제 소원입니다. 붕붕이가 너무 스트레스 받을까 봐 아직 시도는 못 해봤어요.

Q.저도 아까 인터뷰 전에 온캣을 좀 돌아봤는데, 고양이들이 캣티오에 나와서 휴식을 즐기고 있더라고요. 대표님 댁에도 혹시 반려동물이 있나요?

A.지금은 강아지 한 마리만 함께 살고 있어요. 이름은 짤짤이고요, 번식장을 하나 폐업시키면서 거기 있는 개들 100여 마리를 구조했는데, 그중 짤짤이를 임시 보호하려고 데리고 왔어요. 건강을 잘 회복시킨 다음에 입양을 보내려고 임시 보호 형식으로 데려온 건데 얘가 분리 불안이 심해요. 다른 곳으로 입양을 갈 수 없어서 2021년부터 계속 저희 집에서 살고 있어요.



Q.임시 보호를 하시는 분들은 다 그런 식으로 동물들과 가족이 되더라고요. (웃음) 대표님께서는 2000년부터 동물자유연대를 시작하셨잖아요. 계기가 무엇이었나요?

A.1999년에 김홍신 전 국회의원이 개 식용 합법화, 개 도살을 합법화하겠다는 법안을 발의했어요. 그것을 저지하기 위해 동물 보호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모두 모여서 저지 활동을 많이 했고, 다행히 저지가 되었어요. 시민운동이라는 건 항상 그래요. 시민들이 먼저 사회적 이슈에 대한 감각을 유지하고 있어야 정치인이든 정부든 그에 따라 방향을 잡을 수 있죠. 운동이 성공했다고 평가된 후에 거기 참여했던 사람들은 각자 자기 자리로 흩어졌어요. 그러다 이옥경 님과 제가 ‘이걸 이대로 그냥 없애기는 아쉽다’고 해서 ‘동물자유연대’라는 이름을 짓고 단체를 조직했어요. 그런데 결정적으로 동물권 활동을 계속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계기는 따로 있어요. 예전에는 동물 보호 활동 중에서도 학대받는 유기 동물을 구조해서 입양 보내는 활동에 주력했는데요, 당시 동물을 구조해서 맡겼던 병원 지하에 가보니 동물들이 신음하는 소리가 들리더라고요. ‘이게 뭐지?’ 해서 봤더니 실습에 이용당한 동물들이 있었어요. 그때는 동물병원에서 수의사들을 공개적으로 모집해서 교육비를 받고 외과 실습을 하는 게 성행했거든요. 그 현장을 목격하고 몰래 사진을 찍은 다음 밖으로 나와서 대성통곡했어요. 감정이 주체가 안 되더라고요. ‘앞으로 내 인생은 너희를 위해서 쓴다’고 생각했어요. 그때의 충격이 저를 동물 운동에 완전히 발 들이게 만든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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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내 인생은 동물을 위해서 쓴다.


Q.동물권 운동을 시작하셨던 초기와 지금을 비교하면, 동물권이라는 이슈를 바라보는 사회의 인식이 변화했다고 느끼세요?

A.초창기에는 정말 얼굴 10cm 앞에 담벼락을 놓고 이야기하는 것 같았어요. 이걸 한번 경험해 보시면 얼마나 암담한 상황인지 아실 거예요. 지금도 바위처럼 변하지 않는 층이 함께 존재하긴 하지만, 많이 변하긴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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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창기에는 정말 얼굴 10cm 앞에

담벼락을 놓고 이야기하는 것 같았어요.


A.저는 이 변화의 척도를 늘 저희 조직 규모로 얘기하는데요, 이렇게 동물자유연대가 커질 수 있는 건 억지로 되는 게 아니잖아요. 시민 후원금으로 되는 거죠. 동물자유연대가 이만큼 성장했다는 건 그만큼 많은 사람이 변했다는 거고, 또 우리 단체뿐만 아니라 동물권 운동을 하는 다른 단체들도 많이 생기고 있죠.


Q.저는 동물자유연대 홈페이지와 SNS, 지난 활동에 관한 뉴스 등을 보면서 이 단체에서 하는 활동이 엄청 폭넓고 다양하다는 걸 알게 됐어요. 중요하게 다루는 동물의 폭도 무척 넓은 것 같고요. 사육 곰이나 돌고래, 산란계, 최근에는 소형 동물 이슈도 동물자유연대에서 계속 언급하시더라고요.

A.우리가 새로운 동물 이슈를 발굴한 게 아니고, 그동안 손대지 못했던 것들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중이에요. 그 모든 이슈가 결국 ‘동물권’이라는 연결고리로 모이는 거니까요. 이렇게 폭넓게 활동하는 건 동물권에 대한 시민분들의 관심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동물들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서예요. 동물의 권리를 지켜내려면 사회가 바뀌어야 하니까 시민 의식을 계속 끌어올리기 위한 작업을 동물자유연대가 하고 있다, 이렇게 봐 주시면 될 것 같아요.


Q.동물자유연대에서는 동물 구조 활동만 하시는 게 아니라 연구 지원 사업도 하시고, 예전에는 동물 관련 국제회의도 국내 최초로 개최하셨죠. 참조할 만한 사례가 국내에 많지 않았을 것 같은데, 어떻게 이렇게 다양한 활동을 하실 수 있는 건지 궁금했어요.

A.저는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에 대해서 두려움은 없어요. 일단 시작하고, 해나가 보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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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시작하고, 해나가 보는 거죠.


Q.대표님, 혹시 MBTI 끝자리가 P이신가요? P가 즉흥형, J가 계획형이거든요. (웃음)

A.P는 아닌 것 같고 사실 MBTI를 잘은 모르겠어요. 성격이 즉흥적이라기보다는 감이 있는 편인 것 같아요. 동물자유연대에서 연구 지원 사업을 하기 전으로 조금 더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볼게요. 동물을 구조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구조를 해야만 하는 동물이 발생하지 않도록 방지하는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유기나 학대가 일어나는 구조는 그대로 두고 구조만 반복한다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테니까요. 구조를 바꾸기 위해서는 법과 제도, 사회 인식을 다 바꿔야 하는데 그걸 하려다 보니 사회에서 동물 운동하는 사람들은 ‘그냥 개, 고양이 좋아하는 동물 애호가’ 정도로밖에 보지 않는 거예요. 이 인식을 어떻게 깨야 할까, 동물 복지 문제를 어떻게 사회적 의제로 가져갈까 굉장히 고민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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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을 구조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구조를 해야만 하는 동물이 발생하지 않도록

방지하는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A.그래서 2005년에 농장 동물 캠페인을 생각하게 됐어요. 그땐 정말 돈도 없고 일할 수 있는 사람도 저랑 다른 활동가 한 명뿐이었는데, 사실 축산업이라는 게 사람들이 먹는 것에 관련된 문제잖아요. 사람들이 자신의 문제로 받아들일 수 있는 것, 사회 공통으로 ‘자기 문제화’시킬 수 있는 의제를 찾다 보니 농장 동물을 생각하게 된 거죠. 당시 농장 동물들에게 항생제를 많이 쓰는 것이 이슈가 되었거든요. 그것과 접목해서 동물을 너무 좋지 않은 환경에서 사육하니 동물들이 병에 많이 걸리고, 그러다 보니 예방적 차원에서 항생제를 먹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동물들을 빨리 성장시키기 위해 항생제를 쓰기도 한다는 주장을 동물자유연대가 펼쳤어요. 그걸 말로만 설득하긴 어려우니까 직접 현장 조사를 해서 보고서를 만들었죠. 오후 3~4시쯤 돼지 농장에 몰래 들어가서 사진 찍고, 영상 촬영도 하면서요. 2005년에는 이렇게 동물 복지 리포트를 만드는 사례가 없었고, 동물자유연대가 처음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반향도 굉장히 컸어요. 이렇게 사회적 어젠다를 만들고 테이블에서 논의할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드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어떤 시민운동이든 결국은 데이터가 쌓여서 사회를 설득하는 기반이 되는 거기 때문에 연구 지원 사업은 무척 중요하고, 그 일을 시민단체인 동물자유연대가 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동물과미래포럼’ 같은 교육도 진행하게 된 거예요.


Q.동물자유연대에서는 나눔사업도 지속하고 계시죠. 구조 활동, 지자체 보호소 단체, 캣동지, 풀뿌리 단체 활동 등을 두루 지원하시는데, 나눔사업을 시작하게 된 이유는 뭘까요?

A.동물자유연대뿐만 아니라, 다양한 동물권 단체들이 다 같이 성장하면서 생태계가 잘 조성돼야 서로 힘을 받쳐주는 거거든요. 우리 혼자 큰다고 해서 우리 혼자 모든 활동을 다 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각각의 지역에서 활동하는 작은 단체들이 거기서 각자의 역할을 해주셔야 다 함께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동물 운동의 건강한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서 나눔사업을 시작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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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자유연대 혼자 큰다고 해서

우리 혼자 모든 활동을 다 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A. 동물자유연대가 여러 단체에 재정 지원도 해드리고, 재정 사용 가이드라인이나 활동 가이드라인도 드리고 있어요. 그런 가이드라인에 따라서 활동하시다 보면 단체의 역량도 조금씩 조금씩 커지실 거라고 봐요.




Q.올해 하반기에 나눔사업에 참여한 단체들을 대상으로 한 네트워킹 모임도 준비하고 계신다고 들었어요.

A.나눔사업팀 활동가가 제안한 행사인데요, 풀뿌리 단체들이 겪는 어려움 중 하나가 ‘분절된 관계망’이라고 해요. 단체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이 너무 다 바쁘고, 정말 헌신하면서 진정성 있게 활동하시거든요. 저도 동물권 운동 초창기에 경험했지만, 그러다 보면 다른 곳을 돌아보면서 마음을 나눌 여유가 없어요. 스트레스를 풀 곳도 없고요. 아마 각자 다 혼자 극복하려고 고생하고 계실 거예요. 대화할 상대가 없으면 스스로 계속 피폐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실 수도 있고, 자신과 다른 사람의 차이를 인정하기 어려워질 수도 있어요. 여유가 없다 보니 서로 상처를 주는 일들도 있었을 거라 그런 시간도 좀 돌아보면 좋겠고, 무엇보다도 서로 의지하고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고 싶어서 네트워킹 모임을 준비하고 있어요.


Q.그동안 나눔사업을 진행하면서 인상 깊거나 뿌듯했던 순간도 있으셨을까요?

A.가시적으로 변화를 볼 수 있었던 건 민간동물보호시설 신고제 지원 사업이죠. 굉장히 절박한 상황에 놓인 보호소들이 많아요. 있던 곳에서 쫓겨나거나, 민원이 너무 많아서 견디기 힘들거나. 그럼에도 그 상황을 극복해서 민간동물보호시설로 등록하려는 분들께 동물자유연대에서 1억 원을 지원하거든요. 100여 마리 동물들의 생존이 달린 문제고, 그런 시설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드리는 일이라 큰 보람을 느끼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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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여 마리 동물들의 생존이 달린 문제고,

시설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드리는 일이라 큰 보람을 느끼고 있어요.


Q.이제 동물자유연대가 문을 연 지 30주년이 다 되어가고 있어요. 동물권 생태계의 지속가능성과 건강한 확장을 위해서, 동물자유연대가 앞으로 어떤 역할을 계속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A.동물 운동의 지속가능성이라는 점에서 작은 단체들을 인큐베이팅하는 역할을 앞으로 좀 더 많이 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무엇보다도 사회 전반에 동물 운동에 대한 신뢰감을 구축하기 위한 노력, 이런 것들을 계속해 나갈 것 같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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