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7일, 청와대 앞 분수광장에서 동물자유연대를 비롯한 동물보호단체들이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 5개년 계획’ 강화와 동물복지 공약 이행 촉구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였습니다. 이 날 기자회견은 동물자유연대,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 동물유관단체협의회의 공동 주관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7월 19일 국정과제 보고대회에서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주요내용으로는 △반려동물지원센터 설치 △유기동물 입양 활성화 △길고양이 중성화사업 지원 △가축질병 방역체계 강화를 위한 보험제도 도입 △한국형 구제역 백신 생산 △깨끗한 축산농장 5천호 조성 등이 있었습니다.
과거 정부가 동물복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수립 없이 동물보호에 대해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줬던 것과 달리 이번 문재인 정부가 동물복지 문제를 국정 운영계획에 포함시킨 것은 매우 환영할 만한 일입니다. 하지만 세부적인 내용을 들여다보면 동물보호에 대한 중요한 사안이 누락되어 있으며 오히려 후보시절의 대선공약 때보다도 후퇴한 내용들로 채워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실제로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기간 △보편적 동물복지축산 기준 마련 △반려견놀이터의 확대 △반려동물 행동교육 전문인력 육성 및 지원센터 건립 △유기동물 재입양 활성화 추진 △길고양이 급식소 및 중성화(TNR) 사업확대 △중앙정부 및 지방정부에 동물보호 전담기구 설치 △어린이동물보호 교육 강화 등 동물복지종합계획 추진 △동물병원 진료비 공개 △표준진료비 자율적 마련과 함께 언론을 통해 개식용 금지 정책의 단계적 실현을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19일 발표된 내용에는 △반려동물지원센터 설치 △유기동물 입양 활성화 △길고양이 중성화사업 지원 △친환경 동물복지 농축산업 확산 등의 내용만을 담아 공약과 큰 차이를 보여줍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벌어지는 동물학대 사건들과 정부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버린 유기동물 문제 그리고 한 해에 300만 마리의 개들이 불법 도살장에서 잔인한 죽음을 맞는 개식용 등을 지켜보는 국민들은 우리나라의 동물보호 시스템이 질적으로 변화되기를 희망합니다. 이들은 동물복지에 대한 수치적 변화를 넘어 패러다임 자체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에 동물자유연대는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공약했던 동물보호전담 기구, 반려견 놀이터 확대 등이 추가된 국정운영 계획을 수립할 것을 요구합니다. 특히 개식용 금지 단계적 정책 실현이라는 다른 후보들에 비해 차별화 된 공약을 내걸었던 만큼 우리나라에서 일어나는 동물학대 문제 중 가장 사안이 시급하고 희생의 규모가 거대한 개식용 문제의 종식를 이끌어낼 수 있는 강력한 법을 문재인 대통령이 만들어주기를 염원합니다.
기자회견을 마친 후 청와대에 민원실에 동물단체들의 요구를 담은 민원을 접수하였습니다. 주요 내용으로는 △보편적 복지축산 기준 마련과 축산정책 프레임 전환 △개식용 종식 로드맵 수립 △동물보호 전담기구 설치 및 동물보호법제 강화가 있습니다. 국민들의 동물보호에 대한 관심과 의지가 하루가 다르게 높아지는 만큼 새로운 정부가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동물보호 로드맵을 제시해 줄 것을 요청합니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국정운영 5개년 계획 수립을 위해 다양한 관련단체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었음을 알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동물보호단체들과의 만남이 없었던 것은 분명한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이제라도 청와대가 나서서 동물복지 현안에 대해 동물보호단체들과 논의하여 동물보호와 동물복지 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정책수립에 함께 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