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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계를 앞세운 고양이 죽이기, “혐오에 먹이를 주지 마시오”





“00(동물)에게 먹이를 주지 마시오.” 

언제부턴가 참 자주 보이는 문장입니다. 표면적으로는 동물이 스스로 살아가는 것이 생태계를 위한 일이라며 선한 의도로 포장됩니다. 

그러나 실상은 단순하고 잔인합니다. 

“거슬리는 존재는 눈앞에서 없애야 한다”

가장 쉽게 달성하는 방법은 생존에 필수적인 요소를 차단하는 것입니다. 이 손쉬운 방식에 따라 서울시 곳곳에는 비둘기 먹이주기 금지 안내문이 나붙었고, 이제 그 표적이 길고양이를 향하려 하고 있습니다. 


🚫 ‘생태계’라는 이름 뒤에 숨긴 진짜 의도

생태계를 앞세운 주장의 가장 치명적인 오류는, 복잡한 생태계를 지극히 단순하게 도식화한다는 점입니다. 수많은 전문가가 연구를 거듭하고도 함부로 단정짓지 못하는 종 간 상호작용을 자의로 재단하고, 죽여도 되는 동물과 그렇지 않은 동물의 선을 긋습니다. 철저히 ‘인간의 관점’에 뿌리내린 그 오만한 시각 속에서 누군가의 생과 사를 저울질하는 것이 지금 벌어지는 논란의 실체입니다. 


🚫 보호조치가 아니라 살처분입니다 

길고양이 개체수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며 돌봄 금지와 보호소 입소를 요구하는 것은, 이면의 진짜 의도가 생태계 보호에 있지 않음을 반증합니다. 

소유자가 없고 입양 가능성도 극히 드문 길고양이에게 보호소 입소란 사실상 죽음을 의미합니다. 또한 살처분은 개체수 관리라는 목적 달성에도 완벽히 실패했습니다. 영역 동물인 고양이를 특정 지역에서 인위적으로 제거하면 그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새로운 개체가 유입되는, 이른바 ‘진공 효과(Vacuum Effect)’때문입니다.

막대한 세금을 낭비하며, 실패한 정책을 다시 도입하자는 주장은 이미 폐기된 정책으로 회귀하는 퇴행일 뿐입니다. 


🚫 해답은 올바른 돌봄과 TNR에 있습니다 

과거 살처분의 실패를 바탕으로 도입된 TNR은 장기간 이어지며 지속적으로 효과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개체수 감소 효과 : 10여 년 간 공공급식소 운영과 TNR을 꾸준히 시행해 온 서울시의 ’길고양이 서식 현황 모니터링‘에 따르면, 2015년 약 20만 마리로 추산된 길고양이 개체수가 2025년 9만 마리 수준으로 절반 이하로 감소했습니다.

✔️번식 억제 효과 : 2023년 농림축산식품부 발표 자료에 따르면 7대 특광역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20년 29.7%로 집계된 새끼고양이 비율이 2022년에는 19.6%로 뚜렷하게 감소했습니다. 

정부는 이 같은 실증적 결과를 바탕으로 TNR 정책을 지속 추진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최근 개정된 ’길고양이 돌봄 가이드라인’은 중성화 수술 전 모니터링과 방사 후 관리까지 포괄하는 ‘MTNRM’ 개념을 명시하며, 체계적인 돌봄을 통한 효과적인 개체수 조절 방안을 정착시켜나가고 있습니다. 


🚫 중단해야할 것은 사회를 좀먹는 ‘맹목적인 증오’입니다.

지금 벌어지는 논란의 핵심은 고양이의 사냥 습성이나 돌봄 활동의 실질적 피해 여부가 아닙니다. 고양이의 사냥 습성이 전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은 전 세계적으로도 쉽게 단정짓지 못하는 영역이며, 상당수의 돌봄활동가들은 오히려 적극적인 TNR 시행을 통해 고양이 개체수 조절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해왔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사실은 의도적으로 지워진 채, 선의를 가장한 증오만이 무차별적으로 쏟아지고 있습니다. 

특정 집단의 폭력적인 감정을 여과 없이 마주해야 하는 시민들 또한 피해자입니다. 어떠한 종을 멸절시키려는 의도 아래 생존 필수 요소를 끊어버리자는 극단적 주장은 연민과 측은지심을 지닌 보통의 사람들에게 설득력을 얻을 수 없습니다. 전면에 나서 싸우지 않는다고 해서 그 침묵이 혐오에 동조한다는 의미는 결코 아닙니다. 

언론 역시 이를 자극적으로 실어 나르는 확성기 역할을 멈추고, 진정으로 건강한 사회를 위한 방안이 무엇인지 제대로 가려내는 역할을 수행해야 할 때입니다. 

지금 우리에게 진짜 위협은 길고양이가 아닙니다. 더는 혐오에 먹이를 주지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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