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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고] 동그란 세상 속에서 사람 곁을 찾던 푸딩이가 별이 되었습니다.

       

2024년 1월 31일, 푸딩이가 장 종양으로 의심되는 궤질로 인해 입원 치료를 받던 중 무지개 다리를 건넜습니다.



선천적인 무뇌증으로 행동발달 장애를 가지고 있던 푸딩이는 매일 빙글빙글 돌았습니다. 동그란 세상 속을 살아갔지만, 동그란 원을 그리며 늘 사람 곁에 도착했습니다. 언제나 돌고 돌아 사람 발밑으로 와 점프를 하며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몸짓으로 사랑을 표현했습니다.


푸딩이와 함께했던 기쁨의 순간들을 떠올려 봅니다. “푸딩아” 하고 이름을 부르면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곧장 돌며 사람을 향해 높이 뛰어오르던 몸짓, 품에 안기면 주체할 수 없던 흥분을 잠시 가라앉히고 조심스레 몸을 맡기던 순간들, 쭈구려 앉은 활동가의 다리 사이 품으로 몸을 부비며 파고들던 따뜻한 체온. 푸딩이에게는 움직임을 통제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이었지만, 그럼에도 온 힘을 다해 기쁨을 표현하고, 사랑을 갈구하며, 또 그만큼 사랑을 나누어주었습니다.


푸딩이를 떠나보낸 지금, 이런 기억들에 활동가들 모두 마음이 아립니다. 푸딩이가 그토록 좋아하고, 애타게 원하던 품을 푸딩이에게만 온전히 내어줄 수 없었던 날들이 무척 슬픕니다. 언젠가 가족을 만나 푸딩이가 그리는 동그란 원이 더 넓이지기를 바랐는데, 그 삶을 안겨주지 못해 미안합니다.


하지만 돌아보면, 푸딩이가 그리던 원은 결코 외로운 궤적만은 아니었습니다. 푸딩이는 온센터에서 '우리 아가', '푸딩 공주'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며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다른 친구들 사이에서도 뒤쳐지지 않고 늘 사람 곁으로 날아가듯 다가가 품을 차지했습니다. 무엇보다 푸딩이의 생과 삶을 든든히 지원해주신 대부모님이 있었기에 푸딩이가 안전한 돌봄 속에서 일상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푸딩이는 한 번도 곧게 걸을 수 없었지만, 사람을 향해 가는 길만큼은 누구보다 정확히 알고 있었습니다. 우리의 품에 안긴 푸딩이는 몸짓으로, 눈빛으로, 존재만으로도 사랑을 가르쳐주었습니다. 푸딩이가 그리던 원은 우리 마음에 메울 수 없는 구멍으로 남기도 하겠지만, 우리 모두를 감싸 안아주던 커다란 동그라미 모양의 사랑이었음을 기억하려 합니다.


2016년에 우리에게 와 수없이 돌고 돌아 언제나 먼저 다정한 인사와 애정을 쏟아주던 푸딩이를 기억해주세요. 푸딩이의 동그란 모양의 사랑을 추억하며 푸딩이의 평안을 함께 바라주세요.🙏


푸딩이가 온센터에서 돌봄을 받고, 기쁨의 순간을 느낄 수 있도록 함께해주신 대부모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푸딩아, 안녕. 이제 아프지 말고, 더 커다랗고 자유롭게 달리고 뛰어. 많이 사랑하고 너의 동그란 세상을 기억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