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회원게시판
동물자유연대가 꿈꾸는 '동물에게 더 나은 세상'
후원회원님들과 함께 만들어 갑니다.
- 조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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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3.14
동물농장에 갔다가 부천에 있는 보호소에 화재가 나서 170여 마리중 14여마리만 살고 모두 죽었다는 이야기를 봤습니다.
소장님도 약간의 화상을 입었다 하는데요 동물들이 거의가 다 죽어서 이제와서 어찌 손 쓸 만한 것도 없겠네요. 사체 처리외에는..
그곳 봉사자들과 연결되는 단체들이 나머지 애들은 피신시켰다 하고 두어마리가 산속으로 도망갔다고 하는데 참 비통한 소식입니다. 이미 소식을 전해들은 두 곳의 단체가 진상 파악중이라 하는군요.
이미 거의 다 죽었으니 참 기가 막힌 노릇인데, 화재라는 것은 조심한다해도 언제든지 일어날 수도 있는 사고이긴 한데, 한가지 안타까운 것은 그곳 화재는 이미 예견된 것이라 하는 주장도 있으니 그 간의 사정들은 잘 모르지만 사설보호소들을 생각하면 여러가지가 안타깝습니다.
외국의 경우 잘 돌볼 여건이 안되면서 수십마리에서 백여마리를 웃도는 동물들을 데리고 있을 경우 동물학대로 입건되기도 합니다. 얼마 전에 미국에서 우리 돈 10억이 넘는 주택에서 고양이 150마리를 데리고 있는 여자가 입건된 사례가 있었는데, 동물복지의 측면에서 삶의 질이 동물에게도 적용되는 것이겠지요.
과연 열악한 환경에서 목숨만 부지하는 것이 동물보호인지, 삶의 질이 더 중요한 것이라 봐야 하는지, 수십년에서 180여 년의 동물보호 역사가 있는 나라들의 경험과 연구 결과, 판단에 의해 동물보호법 내에서 이런 규정들이 정해지는 것이겠지요?
저는 전에부터 하고 싶은 말이 있었습니다.
(우선 사설보호소장님들의 그 높은 희생 정신과 수고로움에 존경의 뜻을 표합니다. 이 분들 모두를 싸잡아 폄훼하고자 하는 의도는 전혀 없습니다))
사설보호소도 이제 변화의 때를 맞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오랜 시간 동물들과 함께 살아온 분들께 변화를 요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설 보호소를 바라보는 동물보호가들과 후원자들에게 권하는 것입니다.
개인이 해결할 수 없는 한계를 넘어서 다른 이들의 도움이 필요한 단계이 이르면, 동물들이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놓고 그리고 그 동물들을 관리할 수 있는 작은 조직이라도(자원봉사 및 후원모임) 만들어 놓고 보호소를 운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누군가가 개인이 몇십마리 보호하는 것이 세상에 노출되고 그러면서 관심이 집중되며 수용되는 개들은 더 늘어가는 것이 그동안에 보아온 후발 사설보호소들의 확장 패턴이었던 것 같습니다.
수용되는 개들이 늘어나는 요인 중 하나는 방송에 노출되고 나니 누군가가 개를 거기에 버리고 가는 이유도 있겠지만(하지만 우리의 예를 보면 문앞에 버리고 가는 개들은 절대 다수가 아닐 겁니다.), 보호소 주체자가 세상의 관심을 통해 개를 모으는 일종의 animal hoarding 증세가 부추겨질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때문에 언제든지 이런 가능성을 경계해야 하고 자신이(보호소장이나 후원자들이나) 돌볼 수 있는 한계를 인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설보호소를 비롯해 후원에 의지하게 되는 보호시설은 그 시설 운영이 언제든지 개방된 자세가 있어야 합니다. 후원을 받기 시작하면 개인의 소유가 아닌 것이 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보호소 소장님이 봉사자 혹은 카페 운영자들과 의사 소통을 하는가? 언제나 매끄러울 수는 없지만 서로의 간격을 좁히기 위해 노력을 하는가 등이 고려되어야 합니다. 이런 것이 안되는 보호소의 동물들은 이미 개인의 소유물로 인식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렇다면 더이상의 후원의 의미는 없어집니다. 대화가 더이상 불가능하다면 단호하게 후원하지 않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그 보호소는 동물복지에 대한 객관적인 판단이 가능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강조하고 싶은 것은,
봉사자 및 후원자가 보호소에 대한 인식이 변화해야 우리 동물들의 복지가 향상됩니다.
막연하게 눈에 보이는 대로 '불쌍함'에만 의지하여 쫒아가면 유기동물의 삶과 처우는 발전이 없습니다.
칼자루는 보호소장이 휘두르고 봉사자 후원자들은 마냥 새가슴 태우고 발 동동 구르며 '애들이 불쌍해서...'하며 부처님 도 닦는 자세로 보호소들의 버팀목이 되고 있다면, 보호소들은 이 상태로 계속 쳇바퀴 돌듯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며 발전이란 기대할 수 없게 될 것입니다.
참 비통한 소식을 듣고 그간의 생각 한 자락 풀어봤습니다......몇가지 더 이야기 하고 싶은데 이러다간 논문 쓸 만큼의 양이 되어야 할 것 같고, 그럴 시간도 없어 이 만큼만 이야기 하겠습니다.
이 복잡한 개판에 휘둘리기 싫어 때론 침묵만 하고 있던 적도 있었는데, 불쌍타 하는 이 동물들도 결국은 인간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이리 저리 휘둘리는 것은 아닌지...나는 잘하고 있는 것인지..여러 생각을 해봅니다.
저 아이들 얼굴 하나 하나를 보며.......그 끔직했을 시간도 머리에 그려보며, 그저 마지막 한가지 바램은 이 애들의 사인은 화상이 아니라 유독 가스에 의한 질식이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뭐가 되었든 달라질 것은 없지만 그나마 덜 고통을 받았기를 바라는 안타까운 마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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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순영 2010.03.17
생각만해도 이렇게 공포스러운데 그안에서 죽어간 녀석들은 얼마나 힘들었을까여.끔찍합니다 부디 아프지 않게 갔기를....
이지연 2010.03.17
저 또한 대표님의 이러한 생각때문에 동자련을 후원합니다. 예전에 누군가 대표님께서 당장의 동물구조에 뛰어들지 않는다고 한 적 있었죠? 아마? 당장의 동물구조는 한도 끝도 없습니다. 동물보호법 계정이나 국민계몽, 번식장 규제 같은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야죠. 동물보호소는 수십개가 있어도 해결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민수홍 2010.03.15
저두요, 대표님.
조희경 2010.03.15
화재가 나면 유독가스가 발생해서 대부분의 직접적 사인은 질식사이죠. 그래서 그나마 의지해 보는 겁니다. 지금 보호소장이 부상을 입었다고 하나 어디 병원에 있는지 나타나지도 않고 있다고 하는데 정말 이해가 안가는 일이네요. 충격을 받아 패닉상태에 있을 수 있겠지만 나이가 한두살도 아니고 얼른 나타나야죠. 그 카페에서 잘 알아서 하겠지만 재건 같은 것은 하지 않기를 바래봅니다. 카페라는 것도 그래요, 누군가가 끝까지 책임있게 이어나갈 각오가 아니라면 보호소 뒷배가 되어주는 일은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차하면 자신이 뛰어들 각오가 있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내가 이 만큼 해놓으면 누군가가 뒤이어 하겠지... 하는 마음으로 시작한다면, 뒤이어 줄때까지 조직을 갖춰놓기 위해 여차하면 자신이 투신할 각오가 있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원래의 공동의 목적과 다르게 갈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발 자신도 제대로 서지 못하는 사람들이 몇 마리 보호하는게 장려되는 사회가 되지 않기를 바래요
현나영 2010.03.15
사진보니 맘이 아픕니다. 살아남은 아가들 너무 맘이 아플 거 같고 별이 된 아가들 넘 안타깝지만 부디 좋은 세상에 좋은 사람으로 태어나길 바랍니다
이현주 2010.03.15
가엾은 아이들이 두 번 죽었군요. 휴. 사설 보호소를 바라보는 우리의 인식이 바뀌어야 이런 참사도 막을 수 있겠죠. 저도.. 같은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차라리... 화상보단 질식사로 간 것이길.."
이경숙 2010.03.15
가슴아픈 소식이네요...ㅠㅠ...살아남은 아가들...얼마나 놀랐을지...ㅠㅠ...먼저 간 아가들을 위해...기도드립니다...ㅠㅠ
김승우 2010.03.15
저도 벌써 10년이 되가고 오산 양선생님이 지금 제 나이일때 처음 만났는데 어떨때는 양선생님이 지금 가장 편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김승우 2010.03.15
대부분 보호소 소장님들의 연세가 많아 몇년후도 생각 해둬야 할 것 같습니다.
민수홍 2010.03.15
영령들의 평안한 영면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이현숙 2010.03.14
부천이면 혹시 기적의 집 인가요? 아이구..ㅠㅠ 우리나라 대부분의 사설보호소가 개인이 하나둘 가여운 아이들 데려오다가.. 기준이나 기본체계없이 보호소의 형태를 띄게되고있어 문제가 차곡히 쌓이게되는 것 같아요. 대표님 말씀에 공감합니다. 이런 더이상의 비극, 예견된 참사을 막기위해서라도... 앞으로는 보호소 라는 곳 역시 엄격한 기준에 의거하여 운영되고 관리될 수 있는 선진적인 미래가 꼭 절실하다고 여겨집니다.
박경화 2010.03.14
화재에서는... 그렇죠... 불에 의한 것 보다... 질식사가 더 편하지 않았을까... 싶죠. 그런데... 진짜 뭐라 말할 수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