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말 복지 수립 범국민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는 12월 1일 오후 1시, 공주시 이인면에 위치한 말 학대 현장에 모여 과거 폐마목장에서 죽어간 말을 애도하기 위한 추모제를 개최했다.
○ 지난 10월 15일, 공주시 한 무허가 농장에서 방치돼 앙상하게 야윈 말 15마리와 이미 목숨을 잃고 오물로 뒤덮인 말 사체 8마리가 무더기로 발견되며 사회에 충격을 안겼다. 해당 현장은 소위 '폐마목장'이라 불리는 곳으로 쓰임을 다한 말을 데려다놓고 방치하여 죽임으로써 퇴역마 처리 방안으로 쓰이는 장소다.
○ 현장 발견 후 16개 시민단체가 모여 '말 복지 수립 범국민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를 결성하고 현장에 방치된 말 구조 및 말 복지 체계 촉구를 위한 활동을 진행해왔다. 12월 1일 추모제를 개최한 범대위는 "지난 40여 일의 현장 대응을 마무리하며 이곳에서 억울하게 죽어간 말을 위로하고 남겨진 말의 복지를 보장하도록 촉구하기 위해서 추모제를 개최한다"라고 취지를 밝혔다.
○ 추모제는 땅에 묻힌 말 유골을 꺼내 유골함에 옮겨담으며 시작됐다. 범대위는 "해당 현장은 오랜 기간 폐마목장으로 이용된 곳으로 지금도 여전히 현장에서 죽은 말 사체가 땅 속에 묻혀있다"라고 전하며, 유골 중 일부를 담은 유골함을 단상에 올리고 헌화하며 애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 이어 캘리그라피 아티스트 류지정 작가의 캘리그라피 공연이 이어졌다. 류지정 작가는 가로 4m, 세로 1m의 현수막에 "달릴 수 없는 말도 삶을 누릴 자격이 있다"라는 글귀를 작성하는 캘리그라피 퍼포먼스를 통해 말 복지 구축을 요구하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 발언에 나선 조현정 동물권행동 카라 정책변화팀장은 "2022년 한국마사회는 한국 경마 100년 기념식을 대대적으로 개최하며 국내 말 산업을 전세계 5위의 규모로 키우겠다고 선포하면서도 정작 말 복지에 대해서는 예산 부족을 핑계로 대며 말 산업 육성만 열심히 하고 있다"며, "앞으로의 100년은 말 복지 없이 말 산업도 없다는 사실을 알기를 바란다"라고 꼬집었다.
○ 이어 강재원 동물자유연대 선임활동가는 "처음 현장에 왔을 때 구조에 엄두가 나지 않을 만큼 열악했으나, 많은 단체와 자원봉사자의 노력으로 모든 말이 입양을 가거나 임시보호처로 이동했다"면서 그 동안의 활동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 현장에서 말 보호, 관리를 맡았던 단체의 발언도 이어졌다. 처음 현장을 발견하고 사건을 공론화한 비글구조네트워크의 김세현 대표는 "공주시 폐마목장은 폐쇄되지만 다른 말들이 어떻게 하면 복지 사각지대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다 함께 고민해야 한다"며 현장 마무리 후 남겨진 국내 말 복지 제도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 마지막으로 발언한 제니하우스 김채원 소장은 "주검이 여기저기 널부러져있는 곳에 목석처럼 서있던 말이 살아있는지 믿기 어려울 만큼 참혹했지만, 현장이 조금씩 변화하며 말의 눈망울에서 변화를 찾을 수 있었다"면서 현장에서 느낀 애환과 희망을 이야기했다. ○ 해당 현장에서 생존한 말 16마리는 12월 1일 입양처와 임시보호처로 이동한 4마리(장산클리어, 천지의빛, 유니콘, 레바로)를 포함해 모두 이동을 완료했다. 범대위는 이날 추모제에서 "이제 이 공간을 정리하며, 그 다음을 준비하려 한다."라고 전하며,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마사회에 폐마목장 실태 파악 및 말 이력제 의무화, 퇴역마 보호 대책 마련 등을 촉구하기 위해 활동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공주 폐마목장에서 죽어간 말을 위한 추모사]
[추모제 현장]
[현장에 마지막 남은 말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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