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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처분에 관한 박노해 시 `그리고 아무도 울지 않았다`
- 2013.01.29
그리고 아무도 울지 않았다
_박노해
한밤중 그들이 침실로 들어왔다
하얀 복면에 비닐 옷을 입은 그들은
잠자는 아이들의 목을 움켜쥐고
커다란 비닐 포대에 던져 넣기 시작했다
트럭에 실려 비명을 지르고 아우성을 쳐도
지상의 누구도 응답 하나 없었다
커다란 흙무덤에 던져져 생매장이 시작될 때
비닐 포대기를 찢고서 마지막 올려다본
밤하늘의 짧은 별빛 하나
나는 캄캄한 흙더미에 숨이 죽어갔다
2008년 봄날이었다
단군 이래 이처럼 단기간에
이처럼 많은 7백만의 생명이
일제히 죽임을 당한 적은 일찍이 없었다
살처분
그리고 아무도 울지 않았다
인간은 아무도 울지 않았다
운다면, 운다면,
돈이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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