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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인천 효성동 고양이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 2014.07.08
6월의 마지막 목요일.
인천 계양구 효성동에서 길고양이를 처참하게 죽인 사건이 있었다는 제보가 있었습니다. 사건은 인터넷을 통해서도 많은 사람들에게 빠르게 알려지고 있었습니다.

사건을 알린 캣맘이 찍은 사진에는 배수관으로 보이는 구멍에 고양이 얼굴만 보이는 상황이었고 고양이 사체를 꺼낸 사진에는 고양이가 마치 나무토막처럼 길죽한 모습을 하고 누워 있는 것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캣맘의 말에 의하면 누군가가 고양이를 잡아서 고의적으로 관 속으로 쑤셔 넣어 고양이를 죽게 하였다는 것입니다.
사건은 당일 현장을 발견한 캣맘에 의해 경찰에 고발되었습니다.

하지만 사건이 알려진 후 고의적인 학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누가 어떻게 살아있는 고양이를 일부러 잡아서 저렇게 높은 곳에 강제로 쑤셔넣을 수 있었을까 하는 것입니다.
동물자유연대는 우선 사건을 맡은 관할 경찰서 수사관과 통화를 하였습니다. 수사관은 아직 수사 시작 단계라 말을 아끼며, 현재 CCTV나 차량 블랙박스에 잡힌 증거가 없기 때문에 탐문 수사에 들어갈 예정이라는 의견만 전달하였습니다.
일부 의견처럼 고양이에게 일어난 불의의 사고인지, 아니면 누군가의 고의적인 학대인지, 학대라면 누가 한 것인지 공개된 자료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동물자유연대는 인천 계양구 효성동의 사건 현장에 방문하였습니다.

사건 현장을 확인하고 고발을 진행한 캣맘을 만나 당시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가능성1. 고양이가 사고로 배수관을 타고 내려오다가 끼인 것은 아닐까

고양이 얼굴이 보였던 곳은 지면에서 높이 약 2미터, 폭 10센티미터 정도의 관이었습니다.
우선 고양이가 어떤 구조물을 타고 뛰어 올라가 그것도 들어가기도 힘든 좁은 관에 뒤로 들어갈 가능성은 전혀 없을 것이고 그런 가능성을 제기하는 사람도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반대로 저 관의 시작점 어딘가에서 우연히 들어가 사고난 지점까지 오게되어 나오려다가 몸이 끼어서 결국 죽음에 이른 것이 아닌가하는 것은 충분히 의심할 만 하였습니다. 활동가도 그런 의문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배수관이라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현장을 확인한 결과는 그런 가능성을 추정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우선 고양이가 끼어있던 관은 배수관이 아니었습니다. 사진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관은 건물 1층 주차장 한 가운데에 있습니다. 건물 옥상에서 물을 배출하는 배수관을 주차장 한 가운데로 내는 곳은 없을 것입니다. 실제로 이 건물 바깥쪽으로는 바닥까지 이어지는 여러 배수관이 있었습니다. 즉 이 관은 배수를 위한 시설이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현장을 확인한 날은 전날 비가 많이 와서 배수관 여기저기에 물이 흘러나오고 고여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지만, 이 관에서 물이 흘러나온 흔적은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배수관이 아니더라도 고양이가 들어갔다가 나오지 못한 건 아닐까는 의심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세대로 직접 올라가는 파이프에 고양이가 우연히 들어갔다가 빠지는 것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생각됩니다.
따라서 고양이가 우연히 사고를 당해 죽음을 맞이했을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는 것이 현장 방문 결과 내린 판단입니다.
가능성 2. 누군가 고의로 죽인 것일까
고양이를 죽여서 관에 쑤셔 넣은 것인지 아니면 생각하기도 싫지만 살아있는 상태에서 관에 억지로 넣어 죽인 것인지는 모르나 누군가 고의로 한 행위라는 의심은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자전거 안장 위에 올려져 있는 돌은 고양이를 관에서 꺼낼 때 고양이 양쪽 어깨 부근에 끼어 있었다는 그 돌입니다. 이 사건을 고발한 캣맘의 얘기에 의하면 돌이 꽉 끼어서 사체를 꺼내기도 힘들 정도였다고 합니다. 얼핏 봐도 관에 비해서 돌의 크기가 꽤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배수관이었다면 옥상에서 우연히 관에 흘러들어갔다가 고양이가 지나가는 틈을 막아 고양이를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추측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배수관이 아니라면 대체 돌이 왜 그 관에 들어가 있었을까요. 높이도 만만치 않은 관에 어떻게 돌이 들어갈 수 있을까요. 더구나 저 관이 배수관으로 쓰이지 않는다면 어딘가 위에서 돌이, 그것도 관의 상당 부분을 채울 만큼 큰 돌이 흘러 내려 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이처럼 여러 정황상 관 내부로 돌이 굴러들어올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누군가 일부러 올려 놓았을 가능성이 상당히 커 보였습니다.

또한 사체를 보면 이상한 점이 많습니다.
관에서 꺼냈을 당시 고양이 사체는 목 부분이 위로 꺾인 채로 몸통을 일자로 곧게 뻗어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이 사건을 고발한 캣맘이 사체를 확인 했을 때 고양이는 앞발이 없었고, 또한 뒷발의 발목 부분도 절단 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사진을 보아도 앞 다리가 있다면 몸통이 저렇게 곧게 뻗기 힘들었을 것이고 뒷발은 발목이 잘려 나간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발버둥을 친다고 하더라도 다리의 전부 혹은 일부가 잘려져 나가지는 않습니다. 그것도 깔끔하게 고양이의 다리가 절단될 가능성은 없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일 것입니다.
현장을 확인하고 사건을 고발한 캣맘의 얘기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 이 사건은 누군가 고의로 고양이를 죽인 동물 학대 사건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현장조사와 캣맘의 증언 등을 바탕으로 동물자유연대는 이 사건을 동물 학대로 보고, 범인을 잡기 위하여 목격자를 찾는 현수막을 제작해 해당 지역에 부착했습니다. 외지 사람의 왕래가 많은 동네가 아니기 때문에 다른 지역에서 일부러 와서 저지른 사건이 아닌, 가까운 곳에 범인이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사건의 범인을 잡는데 결정적인 제보를 해 주신 분께 사례금을 드립니다. 이 사건을 목격하셨거나 범인에 대해 아시는 분이 있으시면 전화 02-2292-6337 혹은 이메일 chk@animals.or.kr로 정보를 주시기 바랍니다.
이 사건이 철저하게 수사되어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많은 관심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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