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후기
가족을 만나 행복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온센터 입양 동물들의 소식을 들려드립니다.
- 열매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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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10.05
후기가 늦었습니다! 모두 즐거운 한가위 보내시길 바랍니다~~ 그간 열매와 저에게는 참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열매가 우리 집에 온 지 3주차 되던 주말, 갑자기 입 주변에 혈흔이 보여 급하게 병원을 내원했더니 입안 종괴 소견이 있었어요. 상태가 심하여 바로 수술을 하지는 못하고 일단 주사 맞고, 약을 처방받아 왔습니다. 일주일정도 약물치료를 하고, 수술을 했습니다. 수술이 끝나고 수의사 선생님께 들어보니 어금니 두 개에 치아흡수성병변이 발병되었고 칼리시바이러스로 인한 구내염도 상당히 진행된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종괴를 지지고.. 하악 어금니 두 개를 발치했어요. 많이 아팠을텐데 알아차리지 못한 저의 무지를 자책하며 병간호를 시작했습니다. 그간 열악한 환경에서 힘들게 지내다가 이제 집 고양이가 되어 행복하게 지내는 일만 남았는데, 우리 열매에게 왜 이렇게 큰 시련이 닥쳤나 ㅠ.ㅠ 너무 마음이 아팠어요. 초보집사인 저에게도 참 쉽지 않은 케어의 시간이었고요. 그래도 환묘생활 두 달 정도 되니, 열매도 저도 스킬이 생겨서 이제는 처음보단 많은 것이 수월합니다. 발톱깎기, 귀세척은 뭐.. 쉬운 축에 속해요! 캡슐약 먹는 것도 이젠 조금 요령이 생겼어요. 참, 얼마 전 병원 내원했을 때 동자연 팀장님을 만나뵙고 얼마나 반가웠는지 몰라요! ** 병원이 차로 5분거리임에도 불구하고, 차만 타면 난리난리를 피우고 병원갔다 오면 30분 간 면벽 수행을 하는 통에 진료가 반드시 필요한 날이 아니면 저만 가서 약을 받아옵니다. 헌데 팀장님 말씀들으니, 요 녀석 사월이 시절에는 차도 잘타고(?!!) 병원도 잘 갔다오고(??!!) 약도 잘 먹었다고... 팀장님께서 "열매가 이제 어리광도 피우네요~~" 하시는데, 큰 안도감과 조금의 배신감이 들었습니다. 때로는 열매가 저를 돌봐준다는 느낌이 들기도 해요. 퇴근 후 지쳐서 가끔 씻지도 못하고 소파에서 잠들면 항상 제 머리 맡에서 저를 지켜보고 있더라고요. 그러다 제가 새벽에 깨서 씻으러 가면 화장실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같이 침대로 와서 잔답니다. 정말 귀엽고 사랑스러운 생명체에요. 열매가 저의 출-퇴근을 예측할 수 있도록 비슷한 시간에 퇴근하려고 엄청 노력 중인데요, 간혹 제가 평균 시간보다 늦게 들어오면 저렇게 문 앞에서부터 잔소리합니다(사진참고). 웃기죠? 그리고 처음에는 제가 뭔가 본인이 싫은 것을 하면 버둥거리기만 하고 성질낼 줄을 모르는 것도 짠했는데, 요즘은 아주 적극적으로 성질을 낸답니다. 앞발로 바닥을 탁탁쳐요..ㅎ 입맛에 안맞는 습식을 주면 묻기도 하고요.. ㅎ 집과 제가 아주 편안해졌나봐요. 요 녀석... ㅎㅎ 두 번째 사진은 뭔가 백수 삼촌 같아서 제가 좋아하는 사진이에요. 거만함이 느껴지는 표정ㅎㅎ 막 건조기를 돌린 이불에 누워있는 걸 가장 좋아하는데, 이렇게 깔끔하고 뒹굴거리는 거 좋아하는 아기가 그 열악한 번식장에서 어떻게 견뎠을까 ㅠ.ㅠ 생각하면 또 짠하고 번식장 주에게 분노하고.. 그렇네요. 참! 구내염 투병 와중에 살도 0.5kg 이나 찌웠답니다! 이제 3.48kg 이에요! 수의사 선생님께서 3.5kg 까지 찌우라고 하셔서 열심히 먹였어요^^ 고양이tv 보는 것도 좋아하고, 사냥놀이도 얼마나 좋아하는지, 벽을 타고 댕깁니다..(사진참고) 열매가 저에게 와준 덕분에 저의 하루가 참 다채로워졌고 웃을일도 더 많아졌어요. 보고 있으면 그냥 웃음이 나요. 소중한 생명들을 구조해주시고, 귀하게 돌보다 저에게 보내주신 동자연 활동가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복 많이많이 받으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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