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이 5살이 됐을 때는 우리 강아지가 언제 이렇게 어른이 됐지 했던 것 같은데 그때로부터 10년이 더 흘렀어요.
베를린은 3년쯤 전부터 청력이 많이 약해졌어요. 큰 소리 아니면 반응을 안 해요. 근데 이게 나름 장점이 되기도 해요. 소리에 방해받지 않고 잘 수 있고, 다른 강아지들의 짖는 소리 때문에 화내는 일이 잘 없어요.
그리고 올해부터는 자기 표현이 되게 확실해졌어요. 양치나 목욕처럼 싫은 거 하면 예전에는 가만히 있었는데 요새는 싫다고 꽝꽝 짖어요. 배고프면 밥 달라고 짖고 산책 가고 싶어도 짖어요. 이웃에서 민원 올까봐 걱정스러우면서도 10년 넘게 말도 못하고 참느라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어서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나이 들면서 약해진 부분이 청력말고도 여기저기 조금씩 있지만, 그래도 장난끼랑 호기심이랑 산책 좋아하는 건 여전해서 요즘도 멀리 있는 찐친네 집에 맨날맨날 가요. 밥도 항상 잘 먹어서 다행스럽고 기특해요. 계속 지금만큼만이라도 건강하면 좋겠어요.
퇴사하고 두 달 쉬면서 베를린 하루 종일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는데 베를린을 잘 키우려면 돈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다시 취직했어요. 출근할 때 베를린이랑 헤어지기 싫어서 여러 번 끌어안고 쓰다듬고 뽀뽀해요. 그래도 발이 안 떨어지지만...ㅠㅠ
슈 2024-06-18 09:58 | 삭제
베를린~ 아프지말고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길 바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