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이야기
언덕에서 자리를 지키던 짜요
- 2026.05.15


짜요는 마을 뒤편 산 언덕에서 구조되었습니다. 마른 나뭇가지가 엉켜 있는 비탈진 자리, 사람의 집과 가까우면서도 끝내 사람 곁으로 들어가지 못한 채 머물던 경계 같은 공간이었습니다.
제보에 따르면 짜요는 이 마을에서 누군가 키우다가 버린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지역은 과거 보신탕 거리가 있었던 곳이기도 해서, 정확한 경위는 알 수 없지만 사람에게 버려졌거나, 어딘가에서 겨우 도망쳐 나왔을 가능성도 있었습니다.

짜요는 유독 한 집의 개들을 좋아했고, 그 집 뒤편 언덕에 자리를 잡고 살아가기 시작했습니다. 바람을 피할 곳도, 몸을 숨길 안전한 공간도 없는 자리였습니다. 비가 오는 날에도, 눈이 쌓이는 겨울에도 짜요는 늘 같은 곳에서 하루를 버텼습니다.

구조 이후
그리고 그 언덕에서 여러 차례 새끼를 낳았습니다. 마을 주민들은 짜요에게 밥을 챙겨주곤 했지만, 밥을 먹는다고 해서 안전한 삶이 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새끼를 지키고, 주변을 경계하고, 다시 하루를 버텨내는 시간은 짜요에게 늘 긴장과 불안의 반복이었을 것입니다.

짜요는 겁이 많습니다. 누군가 가까이 다가가면 짜요의 몸은 얼어붙듯 굳어버렸습니다. 오래 경계하며 살아온 이들에게 세상은 늘 긴장의 대상이 됩니다. 짜요 역시 그랬습니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간식을 내밀면 조심스럽게 다가와 받아 먹었습니다.

주변을 끊임없이 살피는 눈빛,
쉽게 펴지지 않는 몸의 긴장,

사람 손길에 익숙하지 않은 태도까지.

오랫동안 혼자 살아남아야 했던 삶이
몸에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하지만 구조 이후 센터에서의 짜요는 조금씩 다른 하루를 배우고 있습니다. 따뜻한 담요 위에 몸을 눕히고, 정해진 시간에 밥을 먹고, 누군가 해치지 않는다는 감각을 아주 천천히 익혀가는 중입니다.

아직은 사람을 완전히 믿지 못하고 가까워지는 데에도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래도 짜요는 이전처럼 비와 눈을 그대로 맞으며 언덕 위에서 밤을 보내지 않아도 되는 삶을 처음 경험하고 있습니다.

한 자리만을 지키며 살아오던 짜요가 언젠가는 자기만의 가족과 안전한 품을 만나는 그날까지 결연후원으로 짜요의 보호소에서의 삶을 함께 든든히 지켜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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