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이야기

[부고] 기적을 보여주었던 강단이의 마지막 소식을 전합니다.



강단이의 마지막 소식을 전합니다.

견주에게 폭행당한 채 몸도 가누지 못하던 상태로 구조되었던 강단이는, 처참한 시간을 지나 온센터에 왔습니다. 몸 곳곳은 괴사로 문드러졌고, 깊게 패인 욕창과 텅 빈 소화기관은 오랜 방치의 시간을 말해주고 있었습니다. 17살로 추정되는 고령의 나이, 기립 불가 상태, 신부전과 영양 불량까지. 강단이의 생존 가능성은 누구도 쉽게 낙관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강단이는 우리가 지어준 이름처럼 굳세게 버텨냈습니다. 힘겹게 고개를 들고, 몇 주 뒤에는 상체를 일으켰습니다. 그리고 치료와 돌봄을 받은지 30일 만에 네 발로 다시 일어섰습니다. 강단이가 비틀거리며 걷기 시작한 그 날을 기억합니다.

온센터에서의 시간은 강단이에게 작은 일상의 발견으로 채워졌습니다. 창밖을 오래 바라보는 시간, 테라스에서 햇볕을 쬐는 오후, 간식 봉지 소리에 고개를 번쩍 들던 모습. 사람의 손길을 경계하며 으르렁거리다가도, 믿음이 쌓인 활동가의 손은 조심스레 허락하던 순간들. 강단이는 그렇게 세상과 다시 연결되어 갔습니다.

노년의 시간은 늘 나아짐과 힘겨움 사이를 오갔습니다. 잠시 스스로 몸을 지탱하다가도 다시 주저앉고, 잘 걷는 듯하다가도 몸을 가누지 못하던 날들. 최근에는 스스로 밥을 먹기 어려워 활동가가 한 숟가락씩 떠먹여 주었습니다. 물을 스스로 마시는 모습만으로도 모두가 대견해하던 시간. 어떤 날은 숟가락을 놓지 않는 힘을 보여주던, 기적 같은 강단이였습니다.

폭력 속에 머물러야 했던 시간이 아닌, 온센터에서 안전한 돌봄 속에서 마지막을 맞이할 수 있었던 것은 강단이의 삶을 함께 지켜봐 주신 많은 분들의 응원과 지원 덕분이었습니다. 강단이의 회복과 노년의 시간, 그리고 마지막 순간까지 이어진 돌봄에는 수많은 마음이 함께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강단이의 마지막 길에 함께 마음을 보태어 주세요. 가장 가까이에서 강단이를 돌봐온 박준호 활동가의 편지를 함께 나눕니다.

강단아, 우리 보호소에 처음 왔던 날이 아직도 기억나. 17살이라는 긴 시간을 살아온 너는 많이 지쳐 있었고, 마음의 문도 굳게 닫고 있었지. 처음엔 입질도 있어서 쉽게 다가갈 수는 없었지만, 그게 네가 살아오며 스스로를 지키는 방법이었다는 걸 우리는 알고 있었어.

두 달 전부터 걷는 것조차 힘들어졌을 때, 우리는 네가 얼마나 애쓰고 있었는지 느낄 수 있었어. 힘든 몸으로도 하루하루를 버텨주고 우리 곁에 있어줘서 정말 고마워. 강단아, 우리에게 와줘서 고마워.

늦은 나이에 만나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하지 못해 미안해. 이제는 아픔도 힘듦도 없는 곳에서 편히 쉬었으면 좋겠어. 우리는 너를 잊지 않을게. 그리고 너를 만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어.


강단이의 평안을 함께 바라주세요.







댓글

임지연 2026.02.26

강단아 곁에있으려 애써줘서 고마워 제발 편한곳에서 이젠 맘껏 쉬어 미안하고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