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활동가 에세이] 쿤아, 오늘도 무한한 사랑을 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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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가 에세이] 쿤아, 오늘도 무한한 사랑을 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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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1.14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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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갈구한다. 투명히 빛나는 붉은 갈색 눈으로 빤히 쳐다보며 기다린다. 유리알처럼 맑은 눈이 많은 말을 한다. 한번 더 만져주기를, 계속해서 안아주기를. 쿤이의 말이 간절해 결국 걸음을 멈춘다.


저 멀리서부터 수제비 같은 귀를 펄럭이며 사뿐히 다가온다. 그리고는 머리로 슬며시 배를 밀며 파고든다. 사랑받고 싶은 쿤이의 신호에 보드라운 머리를 어루만진다. 따스히 쓰다듬는 감촉이 멀어지기 시작하면, 앞발을 공중으로 높이 올리고 툭툭 친다. 다정한 시간을 끝내고 싶지 않은 쿤이가 건네는 명백한 표현이다. 사랑을 욕심내는 쿤이다. 사랑은 소중한 마음, 넘쳐도 좋으니까.




쿤이에겐 특별한 버릇이 있다. 걸어다니면서 오줌을 눈다. 그래서 쿤이가 어느 길로 걸었는지 흔적이 그대로 남는다. 지그재그로 길게 그려진 쿤이의 자국을 볼 때면 쿤이는 왜 오줌도 편히 누지 못하는지 깊은 고민에 빠진다. 어쩌면 쉴새없이 사랑을 보채는 마음이 편히 볼일조차 보지 못하게 만든 건 아닐까. 조금 더 빨리 곁에 있고 싶은 마음에 그려내는 쿤이만의 서투른 표현일지도 모르겠다.




밥을 기다리는 목소리가 구슬프다. 후우후우- 우는 소리가 애절하다. 하루에 딱 두 번, 온몸의 근심이 날아가는 시간, 시선은 오로지 밥그릇을 향한다. 이 순간만큼은 누구의 말도 들리지 않는다. 신장이 좋지 않아 보조제를 먹는 쿤이는 맛있는 것을 마음껏 먹을 수 없다. 처방식 사료에 처방식 캔을 한 숟갈 섞어 기분을 낸다. 윤기 흐르는 밥을 와구와구 맛있게도 먹는다. 매번 맛있게 먹어줘서 그저 고맙다.






쿤이는 산책을 좋아했다. 퇴행성 관절염으로 다리가 망가진 후로는 제대로된 산책은 못했지만, 여전히 냄새맡는 건 좋아한다. 평지만 걸어야하고 그마저도 오래 걸어선 안된다. 힘을 잃은 뒷발이 그대로 바닥에 쓸리기 때문이다. 발톱이 다 갈려서 피를 볼 때도 있다. 산책의 아쉬움을 간식으로 달래고 싶지만, 그마저도 여의치가 않다. 소화기관이 약해 간식도 무리가 될 때가 있어 늘 조심해야 한다.





쿤이의 아픔 곁에 앉기로 했다. 원하는 것을 모두 해줄 수가 없으니까. 그렇게 쿤이 곁에 머물렀을 뿐인데, 마음을 전부 나눠준다. 어떠한 모양을 했건, 우물속에서 허우적대고 있더라도 모두 있는 그대로 애정해준다. 넘쳐 흐르는 쿤이의 사랑을 받을 때면 대단한 사람이라도 된 것 마냥 황송해진다. 덕분에 쌀쌀한 바람이 온몸을 시리게 하지만, 마음은 덥다. 쿤이가 있어 이번 겨울도 사랑으로 따스히 녹겠다. 쿤아, 오늘도 무한히 날 사랑해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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